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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년 9월 23일] 루가 16:1-13 우리의 본분으로 돌아가자!
  • 청지기
    조회 수: 4216, 2007-09-23 18:07:25(2007-09-23)
  • 오늘 주님은 제자들에게 비유를 통해 제자도가 무엇인지를 가르쳐 주십니다.

    비유의 내용은 주인이 맡긴 재산을 낭비하는 청지기가 해고통지를 받자 자기 주인에게 빚진 사람들을 불러 그 빚을 줄여주면서 해고 이후의 자신의 삶을 준비했다는 것이고 이에 주인이 그 행동을 보고는 오히려 청지기를 칭찬했다는 것입니다.

    곰곰이 읽어보고 생각해봐도 잘 이해가 되지 않는 내용일 수 있습니다. 정직하지 못한 청지기가 해고 통지를 받자 빚진 사람들의 빚을 줄여주었는데, 주인의 입장에서는 더 나쁜 짓을 한 것 같은데 주인이 오히려 종을 칭찬했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얼른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칭찬을 받았다는 것은 청지기가 벌인 그 행동이 주인이 바랐던 모습이었다는 것이고 여기서 우리는 주인의 성품과 청지기의 본분 등을 생각해 보게 됩니다.

    지난 한 주간 이 말씀을 묵상하며 제 심령 안에 계속 맴돌았던 말씀은 1절과 2절의 내용을 중심으로 오늘의 말씀의 의미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1절, ‘어떤 부자가 청지기 한 사람을 두었다.’
    어떤 부자는 하느님 자신이고 청지기는 사람들을 말하는 것이죠.

    청지기란 말은 헬라어 ‘오이코 노모스’로 ‘집’을 뜻하는 ‘오이코’와 ‘관리하다’를 뜻하는 ‘네모’의 합성어입니다.

    청지기는 주인을 모시고 집을 관리하고 종들을 지도하며 종들의 급여 지급, 구입, 출납 등의 일을 맡아 관리하는 사람들을 말합니다.

    사람은 하느님으로부터 온 우주만물을 다스리도록 위임받은 청지지입니다. 창세기를 보면, 하느님께서 온 우주 만물을 만드시고 마지막으로 인간을 지으신 후 사람에게 모든 것을 맡기셨습니다.

    창세기 1:26, “하느님께서는 ‘우리 모습을 닮은 사람을 만들자! 그래서 바다의 고기와 공중의 새, 또 집짐승과 모든 들짐승과 땅 위를 기어 다니는 모든 길짐승을 다스리게 하자!’ 하시고,”
    ‘다스리게 하자.’ - 인간을 창조하신 하느님의 목적

    창세기 1:27-28, “당신의 모습대로 사람을 지어내셨다. 하느님의 모습대로 사람을 지어내시되 남자와 여자로 지어내시고 하느님께서는 그들에게 복을 내려주시며 말씀하셨다. ‘자식을 낳고 번성하여 온 땅에 퍼져서 땅을 정복하여라. 바다의 고기와 공중의 새와 땅 위를 돌아다니는 모든 짐승을 부려라!’”
    - 실제 그렇게 할 수 있도록 해주신 하느님의 축복!

    창세게 2:15, “야훼 하느님께서 아담을 데려다가 에덴에 있는 이 동산을 돌보게 하시며”
    ‘돌보게 하시며’ - 인간의 지위와 역할

    우리는 이 땅을 관리하고 다스리는 권한을 위임받은 청지기입니다.
    그래서 청지기라는 말에는 하느님의 주권을 인정하는 로드쉽의 개념이 함께 들어 있습니다.
    우리에게 있는 모든 것이 내 것이 아닙니다.
    내 재산과 시간과 모든 것, 심지어 내 자신 조차도 내 것이 아니라 주님의 것입니다.

    이것을 동의하는 믿음의 시작입니다.
    그런데 주인의 귀에 청지기가 자기 재산을 낭비한다는 말을 들려왔습니다.
    “어떤 부자가 청지기 한 사람을 두었는데 자기 재산을 그 청지기가 낭비한다는 말을 듣고”

    ‘듣고’라는 말은 단순하게 소리가 들려온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고소되었다’는 것을 뜻 합니다.

    주인은 청지기에게 모든 것을 위임해 맡겨놓고 멀리 살고 있었고 누군가가 주인에게 청지기가 주인이 맡긴 재산을 낭비하고 있다고 고발한 것입니다.

    하느님은 호소하는 그 소리를 들으시는 분입니다.

    창세기 4:10, “그러나 야훼께서는 ‘네가 어찌 이런 일을 저질렀느냐?’ 하시면서 꾸짖으셨다. ‘네 아우의 피가 땅에서 나에게 울부짖고 있다.’” - 카인이 아벨을 죽인 후에 하느님의 말씀

    출애굽기 6:5, “나는 이집트인들에게 혹사당하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신음 소리를 듣고 내가 세운 계약을 생각하였다.”

    억울한 일이 있으십니까?
    사람에게 원수를 갚지 말고 주님께 호소하십시오.
    주님이 들으시고 판결해 주십니다.
    주님은 우리의 간구, 우리의 호소를 결코 외면하지 않으십니다.
    오시어 판결해 주시고 구원해 주십니다. 아멘?

    하지만 분명히 우리도 기억할 것은 거꾸로 내가 누군가에게 억울한 일을 당하게 한다면, 나로 인해 억울한 일을 한 사람이 하는 원망이 하느님의 귀에 들릴 것이고 그로 인해 나는 하느님의 심판을 받게 된다는 사실입니다.
    ‘낭비했다’는 말은 ‘마구 뿌린다.’는 말입니다.
    청지기가 하느님의 주권을 인정하지 않고 자기 마음대로 자신의 생각과 욕망대로 살아갔다는 것입니다.

    제가 교우 여러분을 통해 사람들이 살아가는 것을 보면 모두들 바쁘게 열심히 살아가고 계십니다.
    알뜰살뜰 돈을 모아 집도 마련하고 더 큰 집으로 이사 가고 좋은 차도 굴리고 .... 뭐 이렇게 사는 것이 인간의 삶이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성경은 청지기가 낭비하며 살았다고 합니다.
    주님의 생각에 세상 사람들은 고사하고 주님을 믿는다는 사람들조차도 (지금의 비유가 제자들에게 하신 말씀입니다) 낭비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해고당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조심하라는 것입니다.

    적어도 예수 믿는 사람들만은 낭비하는 인생을 살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 주님의 기대라는 것입니다.

    어떻게 사는 것이 낭비하는 삶이 되지 않는 것일까요?
    그저 열심히 바쁘게 살면되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교우 여러분이 세상에서 치열하게 사시기에 저도 열심히 살려고 하다 보니 무척 바쁘게 삽니다. 저를 보고 너무 바쁘고 힘들게 사는 것이 아니냐고 걱정하시는 교우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누군가가 우리 주님께 ‘엘리야 신부가 주님이 주신 것으로 낭비하며 살아가고 있다’고 말한다면 억울할 것 같습니다.
    더더군다나 주님이 오셔서는 2절 말씀 같은 처분을 내리신다면...
    ‘이제는 자네를 내 청지기로 둘 수 없으니 자네가 맡은 일을 다 청산하게’
    생각만 해도 끔찍합니다.
    그런데 성경을 보면, 주님이 어떤 사람에게 사명을 주셨다가도 그 사람이 온전하게 순종하지 않으면 그 사명을 다른 사람에게 옮길 수도 있다고 합니다.

    요한묵시록 2:5, “그러므로 네가 어디에서 빗나갔는지를 생각하여 뉘우치고, 처음에 하던 일들을 다시 하여라. 만일 그렇지 않고 뉘우치지 않으면 내가 가서 너의 등경을 그 자리에서 치워버리겠다.”

    내게 주신 청지기의 직분을 그만두게 하고 그 일이 남에게 옮겨 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낭비한다’는 말을 깊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한 아이에게 엄마가 한 달 용돈을 10만원 주셨습니다.
    그 쓰는 권한은 그 아이에게 위임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아이는 용돈을 용도에 맞게 바르게 쓰여 써야 할 것입니다. 용도대로라면, 십일조를 내고 구제와 선교를 위해서 나누고 차비와 밥값과 기타 유익한 일로 돈을 쓰며 약간의 저축도 할 것입니다.

    그런데 그 아이가 다른 아이들이 하는 것처럼 명품 옷을 입고 싶다고 입을 만한 좋은 옷이 있음에도 명품 옷을 구입하는 데 돈을 쓰고 오히려 써야할 곳에 쓰지 않는다면 그것이 낭비입니다.

    물론 그 아이 자신은 다른 아이들도 그렇게 하니까 내 용돈으로 그렇게 쓰는 것에 대해서 아무런 죄책감 없이 합당하다고 생각하겠지만, 그것은 낭비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정리해 봅니다.
    ‘낭비란 나에게 모든 것을 맡겨주신 주님의 뜻과 마음을 무시하고 내 마음대로 쓰며 살아가는 삶의 모습이다.’라고.

    다시 비유를 더 읽어보면 청지기는 주인에게 빚진 자들에게서 주인이 위임해 준 권세를 빌려 적정 수준보다 훨씬 더 높은 이자를 받았던 것 같습니다. 물론 이자로 챙긴 돈을 자기 마음대로 썼을 것 이구요.

    이런 것들이 우리 삶의 영역에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인류의 삶이 그래왔습니다. 하느님이 맡겨 주신 이 땅의 모든 것을 마구 개발하고 사용해 왔습니다. 오직 인간 자신의 유익만을 위해, 자신의 욕망을 채우고 편리한 삶을 위해 위임받는 관리자가 아닌 주인된 정복자로 살아 왔습니다.

    여전히 인간은 낭비하며 살고 있습니다.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지 말자는 캠페인을 티비에서 보게 되는데, 나아지는 것 같지 않습니다.

    환경파괴의 재앙을 맞이하게 되는 것은 자업자득입니다.
    인간은 스스로 파멸의 길을 걸고 가고 있습니다.
    환경시계로 지구의 멸망은 5분전이라고 나와 있습니다.

    지금도 착취와 전쟁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전쟁과 착취의 이면에는 하느님의 공의를 무시한 인간의 탐욕이 작동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라크 하루 전쟁 비용 얼마나 든다고요?
    그 돈으로 해결할 수 있는 기아, 교육, 질병의 문제들이 있는데도...
    제3세계의 빈곤문제도 그들이 게으르고 나태해서 가난하다고 보는 것은 단순한 시각입니다. 그 이면에는 청지기의 사명을 잃어버린 1세계 기독교 국가들이 행하는 착취에 원인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오늘 1독서 아모스서는 하느님을 무시한 채 스스로가 주인 되어 자신의 욕망대로 살아감으로 발생하게 된 가난한 자들의 신음이 하느님의 귀에 들어가 선포되는 하느님의 말씀입니다.
    이 세상의 사람들이 자신에게 허락된 환경과 재물, 시간을 오직 자기의 만족과 유익을 위해서 사용하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심지어 자기 육신조차도 과로와 쾌락으로 낭비하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일주일에 한번 쉬고 주님 안에서 안식하는 것이 창조의 법칙임에도 사람들은 쉬지 않고 일합니다.

    눈에 보이는 돈 몇 푼 더 벌려고 자신의 영혼이 망가지고 육신이 병들어가는 것을 깨닫지 못합니다.
    그러다가 큰 코 다치는 것을 봅니다.

    자족의 은혜로 하느님의 말씀대로만 살면 영과 육의 강건함으로 행복한 삶을 살아갈 것인데, 안타깝고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신자 된 우리들의 삶은 어떻습니까?

    일례로 여러분은 주님이 맡겨주신 재물을 어떤 기준과 원칙으로 사용하십니까?

    주님께 마땅히 드려야 하는 십일조와 헌금은 물론이고 구제와 선교를 위한 나눔이 우선순위로 있는지요? 혹 마음대로 용돈을 써버리는 아이와 같지는 않은지요?

    여러분의 시간은 어떻습니까?
    시간이 돈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사람들이 그토록 벌벌 떠는 돈 같은 시간을 내게 주어진 이 시간은 주님이 맡겨주신 것이라는 청지기 신앙으로 주님의 뜻과 계획을 묻고 순종하며 주님의 영광을 위해 사용하십니까? 아니면 내 마음대로 사용하며 낭비하고 계십니까?

    우리는 나 자신뿐만 아니라 나의 모든 것이 주님의 것임을 인정해야 합니다.
    고전 6:19-20, 여러분의 몸은 여러분이 하느님께로부터 받은 성령이 계시는 성전이라는 것을 모르십니까? 여러분의 몸은 여러분 자신의 것이 아닙니다. 하느님께서는 값을 치르고 여러분의 몸을 사셨습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은 자기 몸으로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내십시오

    주님의 엄중한 선고를 기억합시다.
    ‘이제는 자네를 내 청지기로 둘 수 없으니 자네가 맡은 일을 다 청산하게.’

    본문에서 엄중한 주님의 심판을 들은 청지기는 비로소 자기 본분으로 돌아갔습니다. 빚진 사람들을 불러 과도하게 책정되었던 이자들을 삭감해줍니다.
    이에 주인도 기뻐하고 불의했던 청지기를 칭찬했습니다.

    우리도 이제는 돌이킵시다.
    내 본연의 신분인 청지기로 돌아갑시다.
    하느님이 진정 내 주인 되심을 인정합시다.

    내게 있는 모든 것은 주님의 것입니다.
    나는 다만 그 모든 것을 주님의 뜻대로 행하는 청지기일 뿐입니다.

    우리가 원래의 본분이 청지기로 돌아가도록 우리의 심령을 붙들어줄 말씀을 함께 마음에 새겨 봅시다.

    13절 말씀입니다. 함께 읽겠습니다.
    "한 종이 두 주인을 섬길 수는 없다. 한 편을 미워하고 다른 편을 사랑하거나 또는 한 편을 존중하고 다른 편을 업신여기게 마련이다. 하느님과 재물을 함께 섬길 수는 없다."

    이 말씀이 여러분의 심령 안에 살아 있어 여러분의 삶을 청지기의 본분으로 회복시키는 역사가 일어나기를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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