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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7년 6월 17일] 루가 7:36-50 구원의 감격이 있는가?
  • 청지기
    조회 수: 2541, 2007-06-17 17:27:15(2007-06-17)
  • 우리교회 청년회자 : 박영희 카타리나 자매 - 신은주자매의 전도로 교회에 나온지 3년. 지아수련회에 같이 가서 예수님을 만난 후 꾸준히 영적으로 성장. 금년 초에는 캄보디아 단기선교, 이번 여름에는 몽골 단기선교. 새벽기도, 금요중보기도, 토요일에는 청년회를 위해 몇 사람이라도 모여 또 중보기도, 주일에는 9시까지 와서 자발적으로 모이는 청년 학생들과 함께 성경통독, 청년회장으로 섬기는 등 그 믿는 모습이 아름답다.
    (최고의 신부감!)

    우리 모두는 예수님을 믿고 세례를 받아 신자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우리 가운데 영희 자매처럼 그 신앙이 아주 자발적이고 적극적이어서 영적인 성장과 헌신이 있는데 또 어떤 사람은 소극적이고 미적지근하여 신앙이 정체하거나 오히려 퇴보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무엇이 이런 차이를 가져오게 할까요?

    개인의 성품이나 기질적인 차이도 작은 요인이 되겠지만, 결론적으로 말하면 가장 중요한 요인은 예수님께서 베푸신 구원의 은혜에 대해 얼마나 마음 깊은 감격이 있느냐에 있는 것 같습니다.
    주님의 은혜가 모든 사람들에게 고르게 임하여도 그 은혜를 받아 담는 그릇인 우리가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따라 주님에 대한 사랑 표현은 달라지게 된다는 말입니다.  

    오늘 복음서에 나오는 두 등장인물을 함께 살펴보면서 우리의 믿음을 진단해 보고 구원의 감격을 회복하는 귀한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첫째로 바리사이파 사람입니다.

    40절을 보니 이 사람의 이름이 ‘시몬’이라고 합니다. 그는 예수님에 대해서 호감을 갖고 좋은 것을 나누고자 예수님을 기꺼이  식사 자리로 초대했습니다. 예수님을 모시고 즐거운 밥상 공동체시간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좋은 마음으로 기쁘게 우리 주님을 섬긴 것입니다. 아마 예수님도 주위의 따가운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고 순수한 마음으로 대접하려는 바리새인 시몬을 기쁘게 여기셨을 것입니다.

    그런데 좋은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돌발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그 동네에서 행실이 나쁘기로 소문 난 여인이 불쑥 찾아와서는 예수님께 다가오더니 눈물을 흘리며 예수님의 발에 연신 입을 맞추고 향유를 붓는 것 이었습니다.

    미처 제지하지 못한 상황에서 일어난 일인지라 모두들 당황하였을 것입니다. 특히 예수님을 초대한 집주인 바리사이파 시몬의 입장은 난감하기 그지없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성경을 보면 바로 이 순간, 집주인 시몬이 어떤 행동을 했는가를 기록하지 않고 그의 마음이 어떠했는지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예수를 초대한 바리사이파 사람이 이것을 보고 속으로 ‘저 사람이 정말 예언자라면 자기 발에 손을 대는 저 여자가 어떤 여자며 얼마나 행실이 나쁜 여자인지 알았을 텐데!’하고 중얼거렸다.”(39절)

    하느님은 외적으로 드러나는 행동보다도 그 마음의 중심, 숨은 동기를 보시는 분임을 알게 됩니다.
    당시 유대인들이 더 이상 예언자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시몬은 예수님의 가르침과 인품, 기적을 행하시는 소문을 듣자니 예수님을 하느님의 예언자로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자기 집으로 초대도 하고 함께 고상한 교제를 나누고 싶었는데..... 예언자라고 생각하던 예수님이 행실이 나쁜 여인의 접근을 허용하고 있는 것을 보고 있는 것입니다.  

    당시 랍비들의 규정에 의하면 여인들을 1.8미터 이내로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였습니다. 하물며 도덕적으로 타락한 여인의 접근은 도무지 용납할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도 예수님은 그 여인의 접근을 허용했을 뿐만 아니라, 신체적인 접촉도 허용했다는 사실에 시몬은 하느님의 예언자로 바라보던 처음의 좋은 생각과 기대가 무너졌습니다. 이내 ‘저 사람이 정말 예언자라면’ 판단하는 마음의 죄를 범하고 말았던 것입니다.  

    사람의 외적인 행동만을 보고 자기가 가지고 있는 율법적인 틀로 판단하고 정죄하는 시몬의 연약함을 보게 됩니다. 좋은 분위기를 망쳐버린 여인에 대해서는 애당초 무시하고 있었고, 납득할 수 없는 여인의 행동을 묵인하고 용납하고 계시는 예수님의 행동도 이해할 수 못하고 판단하는 연약함 말입니다.

    그 여인이 그 자리까지 나오게 되기까지 겪은 마음의 아픔이나 동기, 그 여인을 바라보시는 예수님의 마음을 도저히 헤아리지 못하고 그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율법적인 틀로 사람들을 바라보고 판단하는 시몬의 모습에 우리의 모습을 보입니다.

    우리도 관계 속에서 이런 죄를 수없이 범하고 있죠.
    “저 사람이 사제라면” /  “저 사람이 신자회장이라면”
    “저 사람이 교회위원이라면” /  “저 사람이 믿는 사람이라면”
    두 번째 사람으로 행실이 나쁜 한 여자입니다.

    행실이 나쁘다는 것은 대개 창녀에 대한 유대인의 통속적인 표현입니다. 이 여인이 어떻게 살았을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동네 사람들에게서 손가락질을 받으며 소외된 삶을 살았을 것입니다. 행실이 나쁜 여인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니기에 밖으로 나다니기가 겁이 났을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 그리스도의 소식을 전해들은 이 여인은 곧바로 일어나 주님을 만나러 왔습니다. 예수라는 사람 얼굴이나 한번 보자는 정도가 아니었습니다. 집에서 나올 때 향유가 들어 있는 옥합을 들고 나온 것을 보면 이미 예수님을 향한 믿음이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미 누군가에게서 죄인과 병자들을 환영하시며 병자들은 치우해 주시고 죄인들에게 용서와 자유를 주시는 주님에 대해서 들었던 같습니다. 복음을 들었고 예수님을 믿고 동경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바로 그 예수가 자기 동네에 와 있다니... 감격 속에서   자기가 드릴 수 있는 가장 소중한 것을 준비하여 주변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도 의식하지 않고 오직 주님만을 바라보며 달려와 엎드린 것입니다.  

    여러분은 오늘 주님 앞에 나올 때 어떤 기대, 어떤 마음으로 나오셨는지요?

    예수님 앞에 나온 여인은 머뭇거림 없이 주님께로 다가섰습니다. 눈물을 터뜨렸습니다.
    외롭고 상한 마음, 참된 사랑에 목말랐던 그녀가 사랑의 예수님을 만나니 감격과 회한의 눈물이 터져 나온 것입니다.

    주님 앞에 나와 있는 우리도 이렇게 감격하는 눈물을 흐리는 은혜가 있기를 소망합니다.

    어찌나 많은 눈물을 흘렸던지 예수님의 발을 다 적셨습니다. 자신의 눈물과 먼지로 뒤범벅된 예수님의 발을 보자 지체지 않고 자신의 보드라운 머리털로 닦아냈습니다.  

    본문의 ‘씻다’는 젖은 것을 마르게 하는 상태를 말합니다. 정작 손님을 초대했던 시몬은 예수님의 발도 닦아드리지 않았는데 여인은 정결을 상징하는 여자의 머리털로 그 어떤 쑥스러움 없이 예수님의 발을 닦아드린 것입니다.

    깨끗이 닦아지고 마른 상태를 확인한 여인은 몸을 굽혀 예수님의 발에 입을 맞추고는 자신이 가지고 온 옥합을 들고 향유를 우리 주님의 발에 부어 드렸습니다.
    발에 입을 맞추는 행위는 깊은 존경심의 표현이라고 합니다.

    여인에 대한 예수님의 마음은 이 광경에 충격을 받아 그 마음에 판단의 죄를 범하고 있는 한 바리사이파 사람 시몬에게 하신 말씀에 나와 있습니다.
    47절 상, “잘 들어 두어라. 이 여자는 이토록 극진한 사랑을 보였으니 그만큼 많은 죄를 용서 받았다.”

    사랑이 많다는 것은 용서를 많이 받았다는 말입니다. 거꾸로 말하자면 용서를 많이 받은 사람이 사랑을 많이 표현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펑펑 흘렸던 그녀의 눈물에는 죄에 대한 진실한 회개와 용서에 대한 뜨거운 감격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었던 것이고 주님의 발을 씻기고 입을 맞춘 뒤 값진 향유를 아낌없이 부은 것은 예수님에 대한 감사와 존경의 표현이었습니다.

    3. 무엇이 이 사람의 차이를 가져 왔는가?

    여인을 업신여기고 여인을 용납하는 예수님까지 판단하는 죄를 범한 시몬,  반면에 모든 수치심과 열등감을 벗어 던지고 예수님 앞에 나와 최고의 사랑을 나타낸 여인.

    두 사람 다 예수님 앞에 있지만, 이렇게 행동이 차이가 나게 되는 원인은 무엇일까요?

    예수님이 시몬에게 하신 비유에 그 답이 들어 있습니다.

    41-42, “어떤 돈놀이꾼에게 빚을 진 사람 둘이 있었다. 한 사람은 오백 데나리온을 빚졌고 또 한 사람은 오십 데나리온을 빚졌다. 이 두 사람이 다 빚을 갚을 힘이 없었기 때문에 돈놀이꾼은 그들의 빚을 다 탕감해 주었다. 그러면 그 두 사람 중에 누가 더 그를 사랑하겠느냐?”

    데나리온은 당시 통용되는 로마 은전으로 1 데나리온은 일반 노동자의 하루 품삯에 해당되는 가치를 지닌 것입니다. 여기서 예수님은 ‘죄’를 빗대어 ‘빚’을 언급하고 계신 것입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우리 모든 사람은 죄인이라는 것입니다. 빚은 꼭 갚아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죄인이기에 죄에 대한 대가를 반드시 치러야 합니다.
    죄의 대가는 죽음입니다(로마서 6:23). 한번 죽은 것은 정해진 것이고 그 뒤에는 심판이 있습니다(히브리 9:27).

    그런데 문제가 간단치 않습니다.
    “다 빚을 갚을 힘이 없었기 때문에”(42절 상반절).

    이것이 죄인인 우리 인생들이 갖고 있는 심각성입니다. 빚을 갚을 능력이 없는 우리는 그 죄 값으로 영원히 죽을 수밖에 없는 비참한 결과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스스로 구원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여기 놀라운 소식이 있습니다.
    “그들의 빚을 다 탕감해 주었다”(42절 중반절).

    본문의 ‘탕감해주다’는 말은 ‘빚’을 ‘선물’로 바꾸어 준다는 뜻입니다. 빚을 되돌려 받지 않겠다는 채권자의 선언은 분명코 그에게 값진 선물입니다. 그와 같은 엄청난 선물을 받을 아무런 자격도 없는 데도 말입니다.

    이것이 복음입니다.
    죄의 값으로 죽을 수밖에 없는 우리를 예수님의 대속의 죽음으로 살려주신 하느님의 은혜!

    은혜는 값없이 베푸는 선물입니다. 우리가 주님께 받은 구원은 선물로 거저 얻은 것입니다.

    에베소서2:8, “여러분이 구원을 받은 것은 하느님의 은총을 입고 그리스도를 믿어서 된 것이지 여러분 자신의 힘으로 된 것이 아닙니다. 이 구원이야말로 하느님께서 주신 선물입니다.”

    이렇게 하느님은 값없는 구원의 은혜를 모든 인생들에게 주셨건만 자신이 죄인임을 인정하지 않는 영적으로 교만한 사람은 그 구원의 감격을 경험할 수도 없고 알 수도 없습니다. 그런 사람은 끊임없이 자신의 율법적인 의로 사람들을 판단하는 불행한 삶을 살 것입니다.

    진정 자신이 용서가 필요한 죄인임을 인정하고 고백하는 인생만이 예수님의 사랑이 얼마나 크고 감사한 것인지를 알고 구원의 감격에 기뻐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빚 갚을 능력이 없는 채무자들이었습니다. 영원히 죽는 지옥의 형벌을 면치 못할 불쌍한 인생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사랑의 하느님께서는 예수님의 십자가 대속의 은혜로 나의 죄를 용서해 주시고 구원해 주시고 자유케 해 주셨습니다.

    우리가 예수님의 용서가 필요한 죄인임을 인정하고 여인처럼 주님 앞에 나올 때 주님은 말씀하십니다.
    50,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평안히 가거라.”

    진정 우리의 구원자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모든 죄를 용서받고 구원받아 하느님의 평화를 누리게 되기를 바랍니다.

    그 구원의 감격으로 예수님 앞에 나와 감사의 눈물을 흘리며 그 발 앞에 엎드려 입 맞추며 향유 옥합을 부어 드리는 우리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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