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대한성공회 제자교회대한성공회 제자교회

  • [2011년 6월 5일 환경주일]로마서 8:18-22 신음하는 피조물에게 자유와 희망을!
  • 청지기
    조회 수: 2665, 2012-11-20 00:56:13(2011-06-11)
  •   오늘 달력을 보면 환경의 날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한국교회도 28년 전에 이 날을 환경주일로 제정하고 기도해 오고 있습니다. 오늘 한국기독교협의회(대한예수교장로회, 기독교대한감리회, 한국기독교장로회, 구세군대한본영, 대한성공회, 기독교대한복음교회, 기독교대한하나님성회 등)에 속한 모든 교회가 같은 성경 본문을 보고 말씀을 나누며 시도하는 날입니다.

      환경주일을 맞이하면서 기도할 때 우리가 진정 창조주 하느님을 경외하는 삶을 살아가기를 원하시는 주님의 마음을 느꼈습니다. 하느님을 경외하는 삶이란, 청지기로 살아가는 믿음의 삶을 말합니다.

      청지기란 주인의 것을 맡아서 책임있게 관리하고 나중에는 책임있게 결산을 해야 할 신분의 사람을 말합니다. 시간, 재정, 가족, 건강 모든 것이 주님의 것임을 고백합니다. 그래서 피조세계 모두도 하느님께서 우리 인간에게 맡기신 주님의 것임을 알고 책임을 다해야 합니다.

      창세 1:28,  하느님께서는 그들에게 복을 내려주시며 말씀하셨다. "자식을 낳고 번성하여 온 땅에 퍼져서 땅을 정복하여라. 바다의 고기와 공중의 새와 땅 위를 돌아다니는 모든 짐승을 부려라!"

      여기서, 정복하다는 말은 책임있게 관리하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이에 우리는 피조세계를 위임받은 청지기로서 창조질서를 보전하는 책임을 성실하게 실천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최근의 사태들을 보면 이번처럼 피조세계가 파괴되고 고통을 받은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일본의 지진재앙과 그에 따른 원전사고 및 방사능 유출, 역사상 유례없는 대규모 구제역 사태, 조류독감, 4대강 개발에 따른 부작용과 환경오염 및 생태계 파괴 등 충격적인 사건들이 줄을 이었습니다. 요즘은 채소를 통해 수퍼박테리아에 감염되어 죽어가는 재앙이 우리를 두렵게 하고 있습니다.

      잠시 동영상을 하나 보겠습니다. - 젓소의 탈출

      매년 환경문제가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다른 말로 하면 인간들이 피조세계에 대한 청지기의 직무를 방기하고 자기 탐욕대로 살아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과정 속에서 사람들은 물론 피조세계의 모든 생명들이 말할 수 없는 고통을 당했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눈에 보이는 생명뿐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생명들도 소리 없이 사라져 갔습니다.
      
      그 하나하나의 생명이 하느님의 손길이 닿은 아름다운 창조물이라는 사실을 생각한다면 우리 인간들이 저지르고 있는 이 죄와 만행을 어떻게 용서받아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오늘 서신성경 본문을 우리는 인간이 아닌 피조물의 눈으로, 고통 속에서 신음하는 피조물의 입장에서 읽으려고 합니다.

      피조물은 멸망의 사슬(21절)에 묶여서 신음하며 진통을 겪고 있고(22절), 하느님의 자녀들이 나타나기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19절)고 말합니다. 그리고 하느님의 자녀들이 나타나기까지 피조물들이 겪는 고통은 제 뜻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이라고 말합니다.
      
      어떤 뜻일까요? 어떤 목적을 위해서 하느님은 피조물들이 고통을 받도록 하신 것일까요?
      그것은 성령을 첫 선물로 받은 우리(그리스도인)가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날과 우리 몸이 해방되는 날, 즉 ‘구원의 날’이 실현되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23절 이하). 그 날이 되면 피조물도 멸망의 사슬에서 풀려나 하느님의 자녀들이 누리는 영광스러운 자유에 참여하게 될 것입니다(21절).

      그 날, 영광스러운 종말론적 자유가 실현되는 그 날을 바울은 구원의 날이라 부릅니다. 그 날이 되면 피조물들도 영광스러운 자유를 얻게 되는데, 거기에 희망을 걸고 신음하며 살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본문을 살피며 우리는 피조물의 고난에 대해 몇 가지 뜻을 헤아려 봅니다.

      1. 첫째, 피조물의 고난은 인간의 구원을 위한 대속적 성격을 지닙니다.
      
      성서를 보면 인간이 타락하고 죄를 지으면 하느님께서 인간을 심판하셨는데, 그 심판은 피조세계와 더불어 이루어집니다. 노아 때 인간의 죄를 심판하기 위해 홍수를 내리셨는데 인간만이 아니라 피조세계의 대부분 생명들도 죽었습니다. 소돔과 고모라 성에 불을 내리셨는데 거기에 살던 짐승들도 다 죽어야 했습니다. 신명기 13장 16절 이하에서는 헤렘규정이 있습니다. 하느님께 죄를 지은 성읍은 사람이든 가축이든 모든 전리품을 진멸하여 야훼께 바치라는 것입니다.

      인간이 죄를 짓고 타락했는데, 왜 죄 없는 생명들이 죽임을 당했을까요? 인간이 아닌 피조물의 입장에서 보면 억울하기 짝이 없는 일입니다. 그러나 구속사의 관점으로 보면, 여기에서 우리는 희생제사의 제물이 되었던 어린 양의 모습을 떠올리게 됩니다. 피조물들의 고난은, 우리 인간을 구원하시기 위해 하느님께서 그들을 거룩한 제물로 삼았기 때문에 주어진 고난입니다.

      이렇듯 피조물들은 우리를 구원하기 위해 자신의 생명을 희생한 고맙고 고마운 존재들입니다. 인간이 하느님께 등을 돌리고 욕망을 향해 나아갈 때, 하느님은 그 방향을 되돌리기 위해 매를 드십니다. 그 과정에서 피조세계는 하느님과 함께 참여합니다.

      하느님이 아버지시라면 피조세계는 어머니처럼 인간을 품고 자신을 희생함으로써 호소합니다. 어서 하느님의 자녀들이 되라고, 본래 주어진 하느님의 형상을 되찾으라고 탄식과 침묵의 눈물로 속삭입니다. 그것은 마치 산모가 새 생명을 탄생하기 위해 애쓰는 수고 같습니다. 피조물의 고난은 새로운 인간, 하느님의 자녀들을 출산하려는 해산의 고통인 것입니다.

      2. 둘째, 그러므로 오늘 우리 눈앞에서 벌어지는 환경재앙을 보면서 우리는 먼저 자신을 돌아보아야 겠습니다.
      
      내가 거듭난 하느님의 자녀로서 하느님을 향해 올바로 서있는가를 돌아보아야겠습니다. 욕심을 따라 죄 가운데 살며 죽음을 불러오고 있지 않은지 냉철하게 돌아보아야겠습니다.

      구제역의 처참한 현실과 원전사고로 인한 방사능 공포는 다른 누구의 책임이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의 탐욕에서부터 시작되었다는 것을 고백하고 참회해야겠습니다.

      특별히 우리의 식탁이 너무 탐욕스럽지 않은지 돌아보고 소박하고 건강한 밥상으로 돌아가야겠습니다. 피조물들의 눈물과 절망과 신음이 내가 탐욕가운데 살기 때문이라는 것을 깊이 깨달아야 하겠습니다.

      그래서 구체적으로 Meat-Free-Day를 실천하기를 제안합니다. 주일에는 고기를 먹지 말자는 것입니다.

      1) 왜 Meat-Free-Day를 실천해야 할까요?  4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1) 그것은 인간의 과도한 육식으로 인해 공장형 축산업이 늘어나면서 동물들은 열악한 환경에서 고통을 받으며 인간들을 위한 상품으로만 자라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2) 축산업을 하기 위해, 또는 그들의 먹이를 키우기 위해 지금도 수많은 열대우림이 파괴되기 때문입니다. 열대우림의 파괴는 지구온난화를 가속화합니다.
      (3) 먹을 것이 없어 굶어 죽어가는 사람들이 전 세계적으로 10억 만 명 있는데, 지금 동물들이 먹고 있는 곡식의 양은 사람들을 먹여 살리기에 충분한 양이기 때문입니다.
      (4) 육식은 에너지낭비와 물의 낭비가 크기 때문입니다. 곡·채식에 비교했을 때 두 배가 넘는 에너지를 사용하고, 물은 13만 리터 이상 더 낭비합니다.

      2) Meat-Free-Day를 지킨다면?

      (1) 한 사람의 채식이 매년 1인당 1만 2천 평의 나무를 살립니다.
      (2) 50년이면 1인당 약 6만 평 이상의 숲을 보호할 수 있습니다.
      (3) 지구온난화를 늦출 수 있으며, 기아의 문제도 해결해 나갈 수 있습니다.
      (4) 우리에게 먹혀지는 생명의 희생을 생각하고 감사할 수 있게 되어 생명을 살리는 밥상을 차릴 수 있습니다.

      3) Meat-Free-Day를 지키기 힘들다면, 이렇게 합시다.

      (1) 고기를 먹을 때마다, 나에게 먹히는 동물의 고통과 희생을 묵상합시다.
      (2) 고기를 먹더라도 유기농으로, 학대받지 않고 자유롭게 길러진 ‘로컬 meat’를 먹읍시다.

      3. 셋째, 우리는 피조세계와 더불어 한 몸 공동체임을 자각해야합니다.

      우리는 같은 운명을 갖고 우주선 지구호에 태어났습니다. 모든 생명들은 이 지구호에서 어떻게 살고 행동해야 하는지를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질서를 따라 살아가고 있습니다.

      다만 가장 모범적이어야 할 우리 인간만이 하느님을 거역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하느님과 같이 되려는 인간의 욕망이 지구별을 아무런 생명이 살지 못하는 죽음의 별로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피조물은 인간과 더불어 이 지구별을 잘 보존하고 지키자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더 이상 시간이 없습니다. 많은 과학자들이 경고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우리의 삶의 방식을 고치지 않고 지금처럼 계속 간다면, 이제 인간의 힘으로는 더 이상 회복하기 어려운 파멸의 길에 떨어지게 될 것입니다. 오늘 우리들이 살고 있는 이 시대가 지구역사에서 가장 어둡고 죄스런 시대였다고 기록될 것입니다.

      하느님은 말씀으로 세상을 창조하셨습니다. 즉, 우리가 만나는 자연은 창조된 말씀입니다.

      하느님을 만나기 위해, 그분의 말씀을 듣기 위해, 우리는 자꾸 밖으로 나가야 합니다. 숲길을 걷고, 흙냄새를 맡고, 동물의 눈을 들여다보고, 나무와 교감하고, 들꽃과 새들과 더불어 노래해야합니다.

      환경운동은 자연을 통해 하느님을 만나는 영성운동입니다.

      자연은 우리가 정성을 쏟고 관리하면 훨씬 많은 것을 우리에게 되돌려 주는 사랑의 존재입니다.
      한 송이 들꽃에서 하느님의 무한한 사랑을 발견할 수 있는 사람은 이미 훌륭한 환경운동가입니다. 또한 위대한 영성가입니다. 예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그는 그 꽃 안에서 하느님의 마음과 하나가 되기 때문입니다(마5:25이하).

      이번 환경주일이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먼저 진정한 하느님의 자녀로 태어나는, 그래서 모든 신음하는 피조물이 간절히 기다리는 그 날, 자유와 희망의 그 날이 되도록 해야겠습니다.

      함께 2011년 환경주일 선언문을 읽으면서 설교를 마치고자 합니다.


      * 2011년 환경주일선언문 - 지구 재앙을 부른 탐욕을 참회한다.

      “주 하느님이 사람을 데려다가 에덴동산에 두시고, 그 곳을 맡아서 돌보게 하셨다.” 창 2:15
      “욕심이 잉태하면 즉 죄를 낳고, 죄가 자라면 죽음을 낳습니다.” 약 1:15

      인류는 지금 생명파괴로 인한 재앙을 목도하고 있다. 2010년 11월 발생한 구제역과 조류독감으로 소와 돼지 350만 마리, 닭과 오리 600만 마리가 산채로 매장되었다. 이는 생명에 대한 폭력이며 창조주 하느님에 대한 반역이며 기독교 신앙에 대한 부정이다. 우리는 구제역을 통해 창조질서를 파괴하고 생명을 함부로 다룬 인간 탐욕에 대한 생명의 저항과 하느님의 경고를 보았다.

      지난 3월 11일, 일본에서 발생한 대지진과 해일은 30,000여 명이 넘는 목숨을 빼앗았을 뿐 아니라 후쿠시마 원전 1~4호기의 폭발은 일본열도를 넘어 세계를 방사능 공포로 몰아넣었다. 현재 일본은 먹을거리에 이어 모유에서도 방사능 물질이 검출되어 충격에 빠져있다.

      우리나라는 단위면적당 원전 설치용량이 세계 1위이며, 현재 에너지 정책대로라면 2030년 동북아시아에 200기(일본 70기, 중국 90기, 한국 40기)가 가동되어 원전 최대 밀집지역이 된다. 유사시엔 엄청난 방사능 오염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세계 주요 20개국(G20)을 중심으로 18개 국가의 신재생에너지 투자 현황을 분석한 결과 한국이 재생에너지 투자에 가장 인색한 것으로 판명되었다.

      뿐만 아니라 우리 정부는 생명의 젖줄이며 자연의 혈관과도 같은 4대강을 많은 반대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파헤치고 있다. 대규모 토건 사업과 관광 사업 진흥을 통한 경제 발전만이 최고의 가치가 되어, 하느님의 창조질서를 파괴하고 있다. 하나님의 창조세계는 한번 파괴되면 복구하는데 경비와 시간과 희생이 더 많이 요구된다.
      
      우리는 그동안 구제역, 원전사고, 4대강 개발 등으로 신음하고 탄식하는 창조세계를 제대로 지키고 돌보지 못한 것을 참회한다. 특별히 2011년 환경주일을 맞는 우리는 지속적으로 생명을 파괴해온 것을 방조 내지 묵인해온 죄를 회개하고, 창조세계의 청지기로 거듭나고자 다음과 같이 다짐한다.

      하나, 우리는 하느님의 창조세계를 잘 돌보지 않고 파괴하거나 파괴에 동조하였음을 참회한다.
      하나, 우리는 과도한 육식을 줄이고, 건강하고 안전한 먹을거리로 생명밥상을 차려 감사히 먹고, 남기지 않을 것이다.
      하나, 우리는 에너지 절약을 실천함과 동시에 원전 위주 에너지 정책이 재생 가능 에너지 정책으로 전환되도록 촉구할 것이다.
      하나, 우리는 무분별한 4대강 사업에 반대하며 창조질서보전을 위한 교회의 책임을 다할 것이다.

댓글 0

번호 제목 닉네임 조회  등록일 
328 청지기 1696 2011-06-20
청지기 2665 2011-06-11
326 청지기 1687 2011-05-23
325 청지기 2167 2011-05-20
324 청지기 2078 2011-05-09
323 청지기 1818 2011-04-11
322 청지기 1787 2011-04-04
321 김장환 엘리야 1990 2011-03-23
320 청지기 1717 2011-03-14
319 청지기 1653 2011-03-08
태그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