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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년 9월 26일 - 한인치명]요한 12:20-32 나는 날마다 죽노라.
  • 청지기
    조회 수: 2019, 2010-09-27 22:10:41(2010-09-27)
  •   오늘은 교회력으로 ‘모든 한국인 순교자들’을 기념하는 주일입니다. 천주교 개신교 등 교파를 초월하여 이 땅의 복음화를 위하여 썩어지는 밀알처럼 십자가에서 죽으신 예수님을 따라 자기 목숨을 바치신 신앙의 선조들을 기억하는 날입니다.

      순교’란 말의 기원은 예수 그리스도의 삶과 죽음 그리고 부활을 증거한 사도들에게서 유래된 후(사도 1:8, 22), 외적인 박해에 대하여 자기의 신앙과 진리를 고수하다가 생명을 바친 자를 일컫게 되었습니다. 한마디로 순교란 ‘십자가의 복음을 증거하기 위해서 죽는 것’을 말합니다.

      개신교의 순교자는 190명 이상이 되며 성공회는 7명 이상, 천주교는 103명 이상이 된다고 합니다. 이 외에 알려지지 않은 순교자와 이름도 빛도 없이 복음을 위해 순교한 수많은 그리스도인이 있습니다.

      이들이 순교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오늘 로마서의 말씀처럼 하느님의 사랑을 확신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를 위해 그 아들 예수 그리스도까지 십자가에 내어주신 하느님의 사랑을 알았기에 자기의 생명을 기꺼이 바칠 수가 있었습니다.

      이것을 알았던 시편 기자는 63편 3절에서 이렇게 노래했습니다.
      “당신의 사랑, 이 목숨보다 소중하기에 이 입술로 당신을 찬양하리이다.”

      하느님의 사랑에 매여 복음을 증거하기 위해서 자기의 생명을 바치신 신앙의 선배들, 특별히 우리 조국 한국의 복음화를 위해서 순교하신 분들을 기억하고 그들의 신심을 마음에 새기는 날이 바로 오늘입니다.

      우리 성공회는 공식적으로 한국전쟁 당시 순교한 이원창 신부, 윤달용 신부, 조용호 신부, 이도암 신부(영국), 홍갈로 신부(영국), 마리아 클라라 수녀(아일랜드)만 알려져 있습니다만, 일제시대에도 알려지지 않은 익명의 순교자들이 있었다고 합니다.

      오늘 오후에 인천내동교회에서는 교회 설립 120주년 기념예배를 드리면서 랜디스 선교사 동상 제막식을 갖는데, 그분도 순교자입니다.

      대한성공회 첫 선교사로 오신 영국의 존 코프주교와 함께 이 땅에 온 엘리 바 랜디스(Eli Barr Landis, 한국명 남득시)선교사는 미국 펜실베니아 출신으로 펜실베니아의과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의료 선교사였습니다.

      이들은 영국 퇴역 의무관 출신인 와일스(Wiles)와 간호교육을 받은 2명의 수녀과 함께 조선에 들어와 1891년 4월 20일, 인천내동교회 옆에 작은 진료소를 설치하여 랜디스 선교사를 중심으로 의료 선교를 시작하였습니다. ‘성 누가 병원’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한 진료소는 인천 최초의 서구식 병원이었습니다.

      ‘온돌 입원방’, ‘가마 앰블런스’는 인천 제물포에서도 화제가 되어 많은 사람들이 병원에 관심을 갖게 하였습니다. ‘성 누가 병원’의 또 다른 이름은 ‘약선시직원(藥善施直院)’ - ‘선행을 베풀면서 기쁨을 주는 병원’이란 뜻-입니다.

      ‘성 누가 병원’을 운영하던 랜디스 선교사는 작은 질병에도 고통스러워하는 조선인 환자를 돌보다가 결국 과로로 쓰러지게 되었고 조선 선교를 향한 그의 열정은 아쉽게도 1898년 4월 14일, 32세라는 짧은 나이에 멈추게 되었습니다.
      
      이런 수많은 선교사들을 일일이 기억하기 힘들지만, 조선의 구원을 위해서 헌신한 선교사들의 삶을 전해주는 동영상을 하나 보도록 하겠습니다. ‘양화진의 눈물’이라는 동영상입니다.
      (동영상)

      잘 보셨나요? 어떠세요?

      미국의 독립운동가였고 3대 대통령을 지낸 토마스 제퍼슨은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민주주의라는 나무는 애국자와 압제자의 피를 먹고 자란다.”

      하느님의 나라도 그렇습니다. 예수님을 미워했던 세상은 예수 믿는 사람들도 미워합니다. 구원의 이름, 예수님의 이름을 알리는 것을 싫어합니다.

      하지만 복음은 수많은 선교사들과 이름 모를 신자들의 헌신과 피 흘림으로 전파되고 천국은 그렇게 확장되어 우리에게까지 이르게 되었습니다.

    우리교회에도 복음을 위해 흘러진 피가 있습니다.

    - 선옥 클라라 교우 : 매일 새벽기도에 오셔서 중보하시던 믿음의 어머니! 새벽기도를 마치고 층계를 내려가시다가 넘어지시어 대리석 위에 흘리신 그 피를 흘리셨습니다.

    - 조복준 테레사 교우 : 주님을 너무 사랑하셔서 온전히 주님께 예배드리는 삶을 사시고자 교회 가까이로 이사 오신 어머니! 비오는 수요일 저녁, 어김없이 예배드리러 오시다가 차에 치어 흘리신 피를 흘리셨습니다.
      
      순교에는 적색 순교가 있고 백색 순교가 있다고 합니다.

      적색 순교는 복음 전파가 금지되어 있는 적대적인 상황 속에서 예수님을 믿는다는 이유로, 복음때문에 실제로 피를 흘리며 죽임을 당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기념하는 순교자들의 경우입니다.

      백색순교는 실제 피를 흘리지 않지만, 매일 복음을 위해서 자신을 죽이는 신자의 삶을 사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나 어찌보면, 문명이 발달하고 풍요로운 이 자유세계에서 백색순교자로 사는 것이 더 어려운 것 같습니다.

      오늘 오후 중보기도회가 있는데, 중보기도회 때마다 합심으로 기도하는 제목이 있습니다.
      “한국교회 안에 순교의 영성을 회복시켜 주옵소서!”
      즉 백색순교의 삶을 살게 해 달라는 기도입니다.

      어떻게 우리가 백색순교자로 살아갈 수 있을까요?
      ‘나는 날마다 죽노라’고 고백한 사도 바우로처럼, 사는 것입니다.

      사도 바울은 위대한 부활장, 고전 15장에서 기독교 부활 신앙에 대해 강력하게 변론하다가 갑자기 31절에서 ‘나는 날마다 죽는다.’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죽는 자만이 살 수 있다는 기독교 부활 신앙을 분명히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부활이란 ‘다시 사는 것’입니다. 다시 산다는 것은 오직 죽은 자만에게만 일어나는 하느님의 은총입니다. 자기를 죽이는 자만이 그리스도와 함께 다시 살아나는 것입니다.

      대천덕 신부님은 우리가 매일 부활의 능력 가운데 사는 비결은 매일 죽는 것이라고 강론하셨습니다. 오늘 내가 죽으면 3일 후에 부활하신 예수님이 내 안에 살게 되십니다. 그래서 매일 죽으면 우리는 매일 부활의 능력으로 살게 된다고... 이럴 때 진정 복음의 증인으로 살 수 있다고.... 그러니 지금 예수와 함께 십자가에 죽으라고 말씀 하셨습니다.

      기독교의 세례란 옛사람을 십자가에 못 박고 주님 안에서 새사람으로 태어나는 예식입니다.

      문제는 세례교인들이라면서 옛사람이 죽지 않아 그 옛사람이 다시 살아나는 것입니다.

      어릴 적 닭 잡는 것 보았습니다. 한번에 닭의 목을 따 죽이지 못하고 닭의 목에 칼을 대다가 푸드덕거리며 반항하는 닭을 놓쳐버리면 목에 칼자국만 난 닭이 온 마당을 뛰어다니면서 피를 흘리는 끔찍한 장면이 벌어지는 것을 보았습니다.
      
      오늘날 예수와 함께 죽지 않은, 신앙적으로 바로 서지 못한 신자들이 하느님의 교회를 어지럽히고 복음을 가리는 것을 보게 됩니다.

      죽어야 합니다. 십자가에서 옛사람은 완전히 죽어야 합니다.
      한 번만 죽을 게 아니라 날마다 죽어야 합니다.
      그래서 내 안에 예수님만 살아나셔야 합니다.
      
      이럴 때 교회가 교회다워지고 교회를 통해 십자가의 복음이 증거될 것입니다.
      이것이 이 시대가 우리에게 요구하는 순교의 모습입니다.

      사제로서 저는 바우로처럼 날마다 하느님 앞에서 죽는 연습을 하기로 했습니다.
      
      가끔 저를 흔드는 제 안에 있는 혼란은 나의 죽지않은 자아 때문임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놓고 싶지 않았던 내 자존심, 내 상처, 내 생각의 주장, 이런 것들이 날 혼란스럽게 하고 있었음을 저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러한 내 자존심, 내 상처, 내 주장, 내 생각들을 시시때때로 십자가에 못박습니다.
      
      그리고 단지 마리아처럼 주님 앞에 고백합니다.
      "주의 말씀대로 이루어지다."
      그러면 그 모든 것이 그치고 평화롭습니다.

      저는 감히 “나는 죽고 예수로만 사는 사람” 백색순교자임을 선포합니다.

      여러분 모두가 이 시대 복음을 위한 순교자가 되기를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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