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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습지 보전이 기후 변화의 해답


  •   한국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또 순위를 갱신했다. 2011년판 세계에너지통계리뷰 보고서에 의하면 2010년 우리나라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세계에서 7위를 차지했다. 지난 100년간 세계평균 기온이 0.74℃ 상승한 반면, 한반도는 1.7℃ 상승해 세계평균보다 2배 이상 기온이 빠르게 상승해 왔다. 이렇듯 기후변화에 대한 경고는 더욱 강력해지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경악할 만큼 굼뜨고 어리석은 반응으로 일관해왔다. 아니 오히려 기후재앙을 초래할 수 있는 4대강 죽이기 사업에 몰두하고 있을 정도니 기후변화 대응은 갈수록 암울해지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기후변화를 대응하기 위한 재생에너지 개발을 위해 서해안의 갯벌(연안습지)와 해양을 파괴할 계획을 세우고 있어 오히려 기후재앙을 초래할 태세이다. 한국 정부는 기후변화를 초래하고 있는 원인에 대해 제대로 분석조차 못하고 있는 모양이다. 기후변화의 원인은 단순히 온실가스 배출이 폭증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대량생산과 대량소비에 기반한 오늘날의 산업 경제는 자연과 독립적이지 않다. 산림과 자연에 의지한 인간의 경제활동은, 지구 생태계의 근원이자 탄소와 물의 순환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숲과 해양, 습지를 파괴하는 결과를 초래함으로써 기후변화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또 많은 기후학자들은 인류가 행한 ‘토지의 이용변화’가 어쩌면 CO2보다 더 중요한 기후변화 원인으로 꼽는다. 세계 온실 가스 배출의 약 1/4은 산림파괴에 의한 것이란 발표도 있다.

      우리가 주목할 결과가 있다. ‘습지를 메운 도시의 기온상승이 더 높다’는 주장이다. 지난 45년간 각 도시별 온도 상승분을 보면 목포는 0.51도, 부산은 1.14도, 인천은 1.58도인데 이중에서 가장 갯벌 매립이 많이 진행된 곳이 인천으로 이는 ‘연안습지가 기후 조절 능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물론 인천이 수도권에 인접해 있다는 점도 한몫하리라 생각된다.

      만약에 누군가 열대우림을 없애고 재생에너지 단지를 만들자고 한다면 아무도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놀라운 것은 바다와 습지는 열대우림의 5배나 많은 탄소를 흡수한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정부가 나서서 갯벌과 해양을 파괴하고 재생에너지를 개발하자는 주장이 한창 벌어지고 있다. 이는 습지와 해양이 우리에게 주는 환경적 혜택에 대해 무지하기 때문이다. 수많은 생물들이 살아가고 있는 바다는 지상과 대기로부터 유입된 오염물질을 거르고, 가라앉히고, 분해하거나 흡수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만약 바다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지 않았다면 이산화탄소 농도는 30% 이상 높아지고 지구 온난화는 더욱 심각해진다.

      2008년 브라질에서 개최된 국제습지학회에 참석한 28개국 700여명의 과학자들은 전세계 습지에 7천710억톤의 이산화탄소와 메탄 등 온실가스가 매장되어 있는 ‘탄소저장고’로, 습지를 파괴하는 것은 온실가스를 극적으로 높이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더불어 습지에 매장된 온실가스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탄소의 20%로 현재 대기 중에 함유된 탄소 총량과 같다고 밝혔다. 또한 습지는 세계 식량 생산량의 25%를 생산하고 물을 정화하며 대수층에 물을 새로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뿐만아니라 기후재해로 인한 태풍과 홍수, 해일 등을 완충해주는 방제 기능을 한다.

      지난 100년 동안 전 세계 습지의 60%가 파괴되었다고 한다. 세계 5대 갯벌을 간직하고 있는 우리나라 역시 연안습지의 매립과 훼손으로 30~40%의 갯벌을 잃었다. 습지는 지구의 건강에 필수 불가결한 존재로, 기후변화를 대응하기 위해서 반드시 보존해야하는 중요한 자연생태계이다.

      인류가 직면한 기후변화를 대응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탄소를 흡수하고 저장하고 기후를 조절하는 산림과 습지, 바다, 강의 자연을 보존하는 것이다. 기후변화를 대응하기 위해 개발하는 재생에너지의 원칙 역시 친환경성이다.

      조력발전소를 건설하기 위해 해양과 습지를 파괴하는 것은, 오히려 기후변화를 가속화시키는 어리석은 짓이다. 한번 파괴된 습지는 훗날 다시 복원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지금 보존하는 편이 훨씬 쉽고 비용이 적게 든다. 다시한번 우리 정부가 자연의 가치를 되새겨 기후변화를 대응하기 위한 에너지 정책의 기본 원칙을 제대로 수립하길 기대한다.





    2011.6.23 인천환경운동연합 이혜경 실장

댓글 1

  • 김장환 엘리야

    2011.07.14 11:43

    다행스럽게도 아산만, 강화, 인천만 조력 발전소 계획이

    공유수면매립계획에서 제외되었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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