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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년 3월 25일] 요한 12:20-33 주님의 비전
  • 청지기
    조회 수: 1976, 2012-03-25 22:33:37(2012-03-25)
  •   봄을 시샘하는 꽃샘추위가 매섭네요. 지난 한 주 건강하게 잘 지내셨는지요? 교회력으로 어느덧 사순 5주일입니다. 다음 주일이 고난주일, 그리고 그 다음 주일 4월 8일이면 부활절을 맞이하게 됩니다. 남은 사순절 동안 더욱 경건의 훈련에 전념하시기를, 특별히 이번 한 주간 진행되는 특별새벽기도회에 많은 참석 바랍니다.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본문은 예수님께서 예루살렘 성에 입성하시고 난 이후 유월절을 지키러 올라 왔던 헬라인 중의 몇 사람이 예수님을 찾아와 만났을 때에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입니다.

      오늘은 이 말씀들을 중심으로 묵상을 나누고자 합니다.
      먼저 23절을 보면 예수님께서 “사람의 아들이 큰 영광을 받을 때가 왔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때란 시간을 말합니다. 시간에는 두 가지 개념이 있습니다. 흘러가는 시간인 크로노스, 하느님의 때인 카이로스. 예수님의 말씀에 “때”라는 표현을 보며 시가 생각났습니다.
      때 1 - 반칠환
      “무릎이 구부러지는 건,
       세상의 아름다운 걸 보았을 때 / 굽히며 경배 하라는 것이고
       세상의 올 곧지 못함을 보았을 때 / 솟구쳐 일어나라는 뜻이다.
       때를 가리지 못함이 무릇 몇 번이던가?“

      세상 시인도 이렇게 때를 고민하며 삽니다.
      우리 크리스챤들이 때를 고민하며 살기를 바랍니다.

      어떤 사람은 주어진 똑가은 하루를 그냥 보내는가 하면, 어떤 이는 주님이 허락하신 기회로 알고 묵상과 기도로 하느님께 나아가고 하느님의 뜻을 분별하고 주어진 삶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봅니다.

      이 자리에 학생들이 있는데, 중고등학교 시절이라는 크로노스 시간 속에서 하느님의 영광을 위한 ‘카이로스’를 살아가기를 바랍니다. 그것이 공부이든 자기계발이든, 똑같이 주어진 시간을 주님의 영광을 위한 때로 여기면 시간의 의미가 다르게 다가올 것입니다.

      누구보다도 우리 기독교인들은 주어진 시간인 크로노스 속에서 하느님을 영광을 위한 시간인 카이로스를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예수님은 하느님의 때를 잘 알며 살아가신 분입니다. 예수님은 이제 하느님의 뜻에 따라 죽으실 때가 된 것을 아시고 예루살렘에 올라가셨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자신이 죽는 때가 곧 영광을 얻는 때라는 말씀을 하십니다. 죽는 것이 영광이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사람들은 영광을 좋아합니다. 그런데 수고와 대가 지불없이 영광을 누리고 싶어 합니다. 그리고 그 영광도 개인의 성공과 만족이라는 것에 초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이 말씀하시는 영광은 그 차원이 다릅니다.
      예수님이 하신 24절 말씀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정말 잘 들어두어라.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아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밀알이 땅에 떨어져 밀알로 그냥 있는다면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죽어야만 많은 열매를 맺는다. 하느님이 창조하신 자연이 이미 보여주고 있는 생명의 법칙입니다. 바로 기독교 신앙의 핵심입니다. 십자가의 복음입니다.

      여기서 밀알 하나는 예수님을 말하는 것이죠. 죽는다는 말은 예수님의 십자가의 희생을 말하는 것이고 많은 열매를 맺는다는 말은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으로 인류가 구원을 받게 된 것을 말합니다.
      
      하느님의 뜻에 따라 십자가에 자신을 바치신 예수님에게 부활의 영광이 임했습니다. 예수라는 이름이 구원의 이름이 되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구원의 기쁨을 누리게 되는 십자가와 부활의 영광!
      예수님이 모든 이름 위에 뛰어난 구원의 이름으로 영광 받으시는 것은 땅에 떨어져 죽었기 때문입니다.

      십자가 없이는 부활의 영광이 없습니다.
      No Cross, No Crown!
      No Pain, No gain!

      예수님의 영광은 그저 예수님 개인적인 차원의 영광이 아닙니다.
      인류에[게 구원을 가져온 영광입니다.
      내가 죽음으로 온 인류를 살리는 기쁨을 누리는 영광입니다.

      그런데 이 말씀을 거듭 읽으면서 이 말씀 속에 담긴 우리를 향한 예수님의 기대와 비전을 보게 됩니다.

      ‘작아 보이는 밀알 하나라도 죽으면 그 안에 있는 생명력으로 많은 열매를 맺게 된다. 내가 죽어 인류 구원의 길을 열어 놓았듯이 이제 너도 죽어 이 땅에 생명을 살리는 일들이 계속되기를 바란다’는 주님의 음성을 듣게 됩니다.

      밀알 하나가 맺은 열매들이 또 땅에 떨어져 죽고 더 많은 열매가 맺어지면 온 땅이 그 열매들로 가득 차게 되는 예수님의 비전!

      봉은사 주지로 유명했던 명진스님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나를 위해서 살면 이 땅이 지옥이 되고
       너를 위해서 살면 이 땅이 천국이 된다.“

      타 종교인들도 이런 진리로 이타적인 자기 부인과 희생의 삶을 살자고 하는데, 자기를 십자가에 내어주신 예수님을 믿는 우리 크리스챤들은 어떻게 살고 있는지?? 나만을 위한 삶을 부인하고 세상 속에 썩어지는 밀알로 살고 있는지?? 나를 통해 내 주변에 열매가 맺어지고 있는지???

      운동을 하면서 차인표가 나온 힐링캠프라는 프로그램을 보았습니다. 차인표씨는 기독교신자이죠. 어머니가 신학까지 공부한 믿음의 집안이었습니다. 그런 그가 부인 신애라씨의 강권으로 원하지 않았던 인도 선교여행을 떠났습니다. 인도의 빈민지역에서 만난 어린 아이를 가슴에 안으면서 마음으로부터 들려오는 음성을 들었다고 합니다. 하느님의 음성을 들은 것입니다. 이 때 존재의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그 이후로 자신과 가족의 행복을 위해서 비즈니스석을 타고 떠나던 해외여행이 이코노미석을 타고 떠나는 선교여행으로 바뀌었다고 합니다. 나누고 봉사하는 삶으로 정말 행복한 삶을 누리고 있다고 합니다.

      그 프로그램이 방영된 이후에 컴패션이라는 기독교 구호단체에 많은 연예인이나 일반인들이 후원자로 가입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경향신문을 보니까, 12일 방송이 나간 이후로 컴패션에 후원자로 가입한 수자가 6500명이 늘었다고 합니다. 결연을 신청하며 빈곤국가의 어린이가 성인이 될 때까지 매달 45,000원의 후원금을 내고 학업과 생활을 지워하게 됩니다. 힐링캠프 진행을 맡고 있는 이경규 김제동씨도 10명을 후원하기로 했고 가수 이문세씨도 4명을 후원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현상을 기자는 “차인표 효과”라고 썼습니다.  

      성공과 화려함을 추구하는 연예인 차인표라는 그 한 사람의 존재의 변화가 수많은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치며 아름다운 열매를 맺게 하였습니다. 차인표는 이미 하느님이 주시는 영광의 삶을 살고 있는 것입니다.

      저와 여러분 모두가 각자 삶의 자리에서 이렇게 선한 영향력을 끼치며 열매를 맺어가는 사람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나눔과 섬김으로 얻어지는 참된 행복과 기쁨을 누리며 주님이 주시는 영광이 가득한 삶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그런데 우리의 삶이 이런 삶을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 있음을 보게 됩니다. 다시 오늘 24절 말씀을 읽습니다.

      “정말 잘 들어두어라.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아 있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야 합니다. 씨앗이 있을 곳을 땅 속입니다.
      신자들이 있을 곳은?  세상 속입니다.
      우리 크리스챤들은 하느님을 모르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 세상, 가난하고 소외당한 사람들이 신음하는 이 세상, 불의와 부패가 가득한 이 세상, 그 속에서 살아가야 합니다. 예수님을 모르고 가난과 소외로 신음하는 이웃들을 돌아보아야 합니다.
      
      산상수훈에서 주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는 세상의 빛과 소금이라.”
      “너희의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하느님을 찬양하게 하라.”

      또 죽어야 합니다. 나를 부인해야 합니다. 희생, 대가 지불입니다.
      육신의 소욕을 따르는 내 옛사람은 예수님과 함께 십자가에서 죽고 내 안에 사랑이신 예수님이 사시는 존재의 변화가 일어나야 합니다.

      이렇게 십자가의 복음으로 존재가 변화된 사람은 반드시 두 가지 영역에서 삶의 변화가 나타납니다. 시간과 물질의 사용이 달라지는 것입니다.

      내 육신의 만족을 위해서만 시간을 사용했다면, 이제는 생명을 살리는 일에 사용하는 것입니다. 교회 봉사로부터 이웃을 섬기는 일들을 찾게 되고 시간을 내어 몸으로 섬기며 살기 시작합니다.

      또 물질입니다. 우리 각자에게 주어진 물질이 많을 수도 적을 수도 있습니다. 동일한 것은 그 물질들이 내 것이 아니라 주님의 것이라는 믿음입니다. 그리고 그것을 기꺼이 하느님의 나라를 위해서, 가난한 이웃을 위하여 사용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생명같은 시간과 물질을 남을 위해서 사용할 때 또 다른 생명이 살아나고 영혼이 주님께 돌아오는 열매가 맺어지는 것입니다.

      내가 죽고 예수가 사는 복음으로 내 존재가 바뀌면 나는 세상 속에서 크고 거창하지는 않아도 열매 맺는 하나의 밀알이 될 수 있습니다.
      - 바로 이것이 예수님의 비전입니다.

      프랑스의 장 지오노라는 작가가 쓴 『나무를 심은 사람』의 이야기는 프랑스 남부 프로방스 지역에서 실제로 있었던 일입니다.
      프로방스 지방의 어느 고원 지대, 옛날 그곳은 숲이 무성했고 사람들이 많이 모여 살던 고장이었습니다. 그런데 탐욕에 사로잡힌 무지한 사람들이 나무를 마구 베어 냈습니다. 마침내 숲은 황량한 바람만 부는 폐허의 땅이 되었고 사람들은 그곳을 떠났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버림받은 그 땅에 ‘엘제아르 부피에’라는 사람이 들어가 도토리를 심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날마다 도토리를 100개씩 40년 동안 심었습니다. 세월이 흐르면서 도토리 나무들이 자라고 황무지는 점점 아름다운 거대한 숲으로 변해 갔습니다. 메말랐던 땅에 물이 다시 흐르고 고기가 찾아왔으며, 새들도 숲으로 돌아왔습니다. 무엇보다도 놀라운 일은 많은 사람이 그곳을 다시 찾아와 살게 된 것이었습니다. 홀로 묵묵히 일한 한 사람의 거룩한 노력이 기적을 만들어 낸 것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하고 말씀하셨습니다.  추수 때가 되면 땅에 떨어진 밀알 한 톨에서 마흔 개가량의 씨앗이 맺힙니다. 이렇듯 씨앗 안에는 수많은 사람을 먹일 수 있는 생명이 들어 있습니다. 그런데 그러려면 먼저 땅에 떨어져 그 자신은 죽어야 합니다.
      
      이것이 내가 죽고 에수님이 사는 존재의 변화입니다. 예수님의 십자가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사람들을 살리시려고 당신의 생명을 내놓으셨습니다. 생명을 얻으려면 죽어야만 합니다. 우리가 남을 위해 자신을 희생하며 날마다 순간순간 죽을 때 세상은 생명을 얻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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