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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년 9월 24일] 마르코 9:30-37 리더 - 섬기는 종!
  • 청지기
    조회 수: 3359, 2006-09-24 22:34:09(2006-09-24)
  • 오늘은 앞으로 2년간 교회를 위해 헌신할 교회위원을 선출하는 아주 중요한 날입니다. 교회위원회라는 개신교 중에는 성공회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조직입니다.

    16세기 종교개혁이 신자들에게 성경을 돌려준 것이라고 말한다면, 20세기 이후 교회에 요구되는 개혁은 교회 사역을 신자들에게 돌려주는 것이라고 신학자들은 말합니다.

    그래서 오늘날 적지 않은 교회들이 평신도가 주인 되는 보다 건강한 교회를 만들고자 장로 집사 직분들을 없애고 우리 성공회 같은 위원회제도를 만드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성공회 교회는 제도적으로는 완벽한 평신도가 주인이 되는 교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성공회는 교인들이 선거를 통해 뽑은 교회위원들이 관할사제와 함께 교회의 선교정책과 행정을 책임지는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교회위원회는 성공회가 자랑할 만한 교회 치리구조인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제 개인적인 지난 15년간의 성공회 경험으로 볼 때 구조나 제도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사람입니다.

    아무리 좋은 제도를 가지고 있어도 그것을 그 제도가 세워진 정신에 맞게 운용해갈 사람이 없다면 허사입니다.

    사람이 제일 중요합니다.
    그래서 오늘날 사회나 교회에서 많이 거론되는 주제가 리더십입니다. 조직과 제도를 살릴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한데 그 사람을 리더라고 부릅니다.
    이익을 목적으로 하는 사회조직에서도 리더가 절대적이라면, 영혼을 구원하고 세상을 변화시키라고 하느님께서 이 땅에 세우신 유일한 조직체인 교회에서 리더는 더 없이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성경적으로는 모든 신자들이 이 세상의 리더가 되어야한다고 말씀하십니다. 흔히 우리 성공회 교회에서 리더는 사제와 교회위원을 말합니다. 구역장 교육자 교사 활동단체 임원들 등 리더의 역할을 수행하는 여러 사역자들이 있지만, 평신도 리더로는 교회위원이 그 중심에 서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중요한 리더인 교회위원을 뽑는 날이니 만큼 교우 여러분께서도 지난 한 주간 ‘누가 우리교회의 리더감일까?’ 생각도 하고 기도하며 선거에 임하시는 줄로 압니다.

    여러분은 어떤 사람이 교회위원감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마침 오늘 복음 성경에서 예수님은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지를 말씀하십니다.

    “사람의 아들이 잡혀 사람들의 손에 넘어가 그들에게 죽었다가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날 것이다.”는 예수님의 수난예고를 들은 제자들이 그 말씀을 깨달아 알기는커녕, 길에서 누가 제일 높은 사람이 될 것인가라는 문제로 서로 다투었습니다.

    이에 예수님은 제자들을 가까이 부르셔서 말씀하십니다.

    35절, “첫째가 되고자 하는 사람은 꼴찌가 되어 모든 사람을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첫째가 되고자 하는 사람이란 리더를 말합니다.
    리더는 섬기는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서번트 리더십이라고 합니다.
    요즈음 예수님을 믿지 않고 이윤추구만 하는 회사에서도 예수님의 서번트 리더십을 말합니다. 일반 세속 사회에서 호기 있게 나만 따르라는 카리스마적 리더십이나 허구한 날 토론만 하자고 하는 방관자적 리더십에 지쳤기에, 섬기는 리더십에 주목합니다.

    수년 전 이 개념을 체계화한 미국 AT&T의 로버트 그린리프는 “타인을 위한 봉사에 초점을 두며 종업원·고객·커뮤니티를 우선으로 여기고 그들의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헌신하는 리더십”이라고 정의했습니다.

    그래서 경영학계에서는 섬기는 리더십을 기존의 리더십을 대체할 21세기 리더십의 새로운 유형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이미 2000년 전에 사람을 움직이는 리더십은 섬기는 리더십이 되어야 한다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그리고 섬기는 리더십이 어떤 것인지를 실제로 몸소 가르쳐 주셨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요한복음 13장입니다. 예수님은 당시 종이나 하는 역할을 손수 제자들의 발을 씻겨주셨고 제자들에게 당부하셨습니다.

    요한 13:14-15, “스승이며 주인 내가 너희의 발을 씻어주었으니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주어야 한다. 내가 너희에게 한 일을 너희도 그대로 하라고 본을 보여준 것이다.”

    제자의 삶은 서로 발을 씻어주는 것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테레사 수녀가 어느 날 한 어린이의 상처를 지극한 정성으로 치료해 주고 있을 때, 인근에 살던 이웃 주민이 물었습니다.
    “수녀님, 당신은 당신보다 더 잘 살거나 높은 지위를 가진 사람들이 편안하게 사는 것을 보면 부러운 마음이 안 드시나요? 당신은 평생 이렇게 사는 것에 만족하십니까?”
    테레사 수녀는 대답했습니다. “허리 굽히고 섬기는 사람에게는 위를 쳐다볼 시간이 없답니다.”
    발을 씻으려면 상대방 앞에서 무릎을 끓어야하고 머리를 숙어야 합니다.

    제자교회로 모인 우리들은 서로 발을 씻어주는 섬기는 사람들이 되어야 마땅하고 옳은 일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섬기는 사람이 되라고 말씀하신 예수님은 어린이 하나를 데려다가 제자들 앞에 세우시며 예수님의 품에 안으시며 섬기는 리더는 어떤 사람인지를 말씀해주십니다.
    .
    37, “누구든지 내 이름으로 이런 어린이 하나를 받아들이면 곧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고, 또 나를 받아들이는 사람은 나만을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곧 나를 보내신 이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섬기는 리더십이란 “내 이름으로 이런 어린이 하나를 받아들이는 것”이라는 말입니다.

    ‘받아들인다.’는 말은 영접한다. 시인한다. 사랑으로 대접한다.

    ‘어린이 하나’ - 당대에는 어린이가 가장 낮은 자였습니다. 어린이는 생각도 어릴 뿐만 아니라, 힘도 없어 전쟁이나 누역에도 쓸모가 없는 존재였습니다.

    교회 안에는 어린이가 많습니다. 영적으로 어린이말합니다.
    영적으로 갓 태어난 어린 아이도 있습니다. 아직 영적으로 자라지 못한 영적인 어린이들이 많습니다.

    영적으로 어리면 이해력이 부족합니다. 영적인 공동체인 교회의 제반 상황을 잘 이해하지 못합니다. 제 생각이 아니면 떼를 쓰는 어린 아이들처럼 영적인 어린이들은 생각이 세상적이기 때문에 영적인 것들을 이해하지 못하고 때로는 배척하고 방해하기도 합니다.
    영적인 어린이는 분별력이 없습니다. 어리게 생각하고 엉뚱하게 말하고 행동합니다. 교회 안에는 이런 어린이들이 많습니다.
    섬기는 사람은 이런 어린이 한 사람 한 사람을 사랑으로 대접해야 합니다.
    용납하고 안아줘야 합니다.
    왜 이렇게 어리냐고 판단하지 말고 아비의 마음으로 하나하나 친절하게 가르쳐 주며 성장해 가도록 사랑으로 돌보아 주어야 합니다.

    이런 사람이 교회의 리더가 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섬기는 사람이 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내 힘과 결연한 나의 의지로는 쉽게 절망합니다.

    용서와 용납이 섬김의 중요한 요소라고 할 때, 마태오 18장에서 베드로가 예수님께 했던 말이 기억납니다.

    21절, “베드로가 예수께 와서 "주님, 제 형제가 저에게 잘못을 저지르면 몇 번이나 용서해 주어야 합니까? 일곱 번이면 되겠습니까?" 하고 묻자” 22절, “예수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셨다. "일곱 번뿐 아니라 일곱 번씩 일흔 번이라도 용서하여라."”

    내 힘으로 안간 힘을 쓰면 일곱 번 까지는 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이것도 대단한 일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이 제시하시는 섬김의 기준은 일곱 번 씩 일흔 번입니다.

    내가 연약하다는 것을 나 스스로 아는데, 어떻게 이렇게 섬길 수가 있습니까?

    그래서 예수님은 어린이 하나를 받아들이되 ‘내 이름’으로 해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예수의 이름으로’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예수의 이름으로’ 행한다는 말은 무슨 뜻일까요?

    지난주일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불쑥 던지셨던 질문이 생각납니다.
    마르코 8:29,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
    ‘예수의 이름으로 행하는 것’은 예수님의 이 질문과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라는 예수님의 질문에는 “예수님 앞에서 나는 누구인가?” 그리고 “나의 인생에 예수는 뭐냐?”는 두 가지의 질문이 담겨 있습니다.

    예수님 앞에서 정직하게 자기를 본 사람들은 자신이 죽을 수  밖에 없는 죄인임을 인정할 것입니다. ‘죄 곧 나’인 자신의 실체를 보는 순간, 죄와 죽음에서 나를 구원할 분이 오직 예수 그리스도 밖에 없다는 고백을 하게 됩니다.

    이 고백을 드릴 때 나를 구원하시고자 죽을 수밖에 없는 나를 대신해서 죽으신 예수님의 사랑이 그 마음에 흘러넘치며 예수님을 주님이라고 고백하게 됩니다.

    이럴 때 그 사람이 행하는 모든 것은 “예수님이 이름으로” 행하는 것이 됩니다. 예수님이 가장 존귀하게 여기는 ‘한 어린이 - 한 영혼’을 섬기는 것이 가장 가치 있는 일이 됩니다.
    그리고 주님이 부어주시는 사랑의 능력으로 섬기게 됩니다.

    우리 모두 이런 사람이 되기를 바랍니다.

    성공회 교회법으로 교회위원 피선거권이 세례와 견진을 받은 청장년으로 되어 있습니다. 더 이상의 어떤 수준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작년 청빙 논의를 할 때 청빙계약문서에 교회위원은 반드시 제자훈련을 이수한 자여야한다고 명시했었습니다.

    예 물론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지금도 22분이 제자반 과정에, 15분이 양육반 과정에서 제자훈련 중에 있습니다.

    그런데 어떤 과정의 훈련보다 더 중요한 것이 주님에 대한 신앙고백입니다.
    ‘주는 그리스도요 살아계신 하느님이 아들“이라는 신앙고백이 마음의 중심에서 나온 정직한 신앙고백이었다면 세례 견진으로 충분합니다.

    세례 때, 죄인 된 우리 옛사람은 예수님과 함께 십자가에서 죽고 예수님이 그 삶의 주인이시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종인 나는 주인 된 예수님의 뜻대로만 일합니다.

    주교님이 안수해주시는 견진성사를 통해서 성령님이 우리 안에 내주하시고 나를 다스리시기 때문입니다. 성령님이 주시는 지혜와 능력으로 교회를 섬기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세례와 견진을 받으신 교우 여러분!
    모두가 ‘꼴찌가 되어 모든 사람을 섬기는 사람’이 되기를 바랍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한 영혼을 섬기는 사람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선출되는 10명의 교회위원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이 세상을 구원해 가는 건강하고 강력한 주님의 교회를 세워가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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