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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년 4월 23일] 요한 20:19-31 부활하신 주님이 하신 첫 말씀 - 평화, 파송, 성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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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회 수: 2589, 2006-04-23 22:17:02(2006-04-23)
  • 성주간 성금요일에 우리는 가상칠언을 묵상했습니다. 오늘은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하신 첫 말씀 - 세 가지를 살펴보겠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첫 말씀들에는 제자들과 교회를 향한 주님의 의중이 특별한 마음이 담겨져 있는 것이기에 중요하다 하겠습니다.

    ‘너희에게 평화가 있기를’(19, 21, 26절)
    ‘내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보낸다.’(21절)
    ‘성령을 받으라.’(23절)

    1. 평화가 있기를!
    평화라는 말에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팍스(pax)와 샬롬(shalom)이 그것입니다.팍스는 로마인들이 추구하는 평화였는데 물질적인 만족감이나 법, 힘으로 세상을 평정하는 것을 의미했습니다. 로마는 이런 평화를 실현하기 위해 온 힘을 다해 넓은 땅을 정복했고 지배했습니다. 하지만, 로마는 하루도 피를 흘리지 않는 날이 없었고 결국 그 힘과 물질에 의해 망하고 말았습니다.

    이에 반해 샬롬이 의미하는 평화는 로마 식민백성인 히브리 민족의 것으로 내적이며 정신적인 것입니다. 히브리인들은 건강한 자나 성공한 자는 물론 병든 자나 실패한 자들과도 ‘샬롬’이라는 인사를 기꺼이 주고받았습니다.

    샬롬은 모든 분쟁과 갈등들이 종식된 평화(에페 2:17), 위험에서 보호되는 안전함(루가 11:21), 모든 사람과 더불어 화평함(히브리 12:14)을 말합니다.

    부활하신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시고자하는 것은 바로 이 샬롬입니다.
    지금 제자들은 자기들의 스승인 예수를 십자가에 죽인 유다인이 무서워서 한 곳에 모여 문을 걸어 잠그고 두려움에 떨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두려움은 어디에서 오는 것입니까?
    불안과 염려, 두려움은 하느님이 주시는 것이 아닙니다. 에덴동산에서 사람이 범죄한 이후로 평화는 사라지고 두려움이 몰려들었습니다.
    얼마나 두려움이 크면 사람들은 자기를 숨기고 가리고 피하며 아마존 밀림 숲 속까지 들어가 살면서 자기를 둘러싼 모든 환경으로 인해 두려움에 떨고 살아오고 있습니다.

    실로 하느님의 형상대로 창조되어 이 땅을 다스리는 권세를 가진 위대한 존재인 사람이 범죄함으로 인해 오는 인생의 두려움에 떨고 있는 것입니다.

    이제 죄와 죽음의 권세를 이기신 예수님께서 ‘샬롬! 너희에게 평화가 있기를!’ 하고 외치십니다.

    어렸을 때 시골에서 밤길을 걸어가면 얼마나 무서운지, 나무 그림자가 나를 쫒아오고 내 발자국 소리에 조차 놀라 겁이 나서 뛰어가듯 걸어갔던 기억이 납니다. 그렇지만, 아버지나 어른이 함께 길을 걸으면 똑같은 그 길이어도 하나도 무섭지 않았습니다. 손을 꼭 잡고 한 걸을 한 걸음 의연하게 걸어갈 수 있었습니다.

    부활하신 주님이 지금 우리와 함께 하십니다.
    그 분을 바라보고 그분의 손을 잡고 걸어가십시오.
    죄와 죽음의 권세가 환경을 통해 내게 주었던 두려움은 사라지고 평화와 안정감, 화평이 넘치는 은혜를 누리게 될 것입니다.

    2. 파송!
    예수님은 수난당하시기 전 께세마니 동산에서 이렇게 기도하셨습니다.
    요한 17:18, “아버지께서 나를 세상에 보내신 것같이 나도 이 사람들을 세상에 보냈습니다.”
    부활하신 주님이 동일한 말씀을 명령으로 주십니다.
    여기서 우리는 부활하신 예수님을 믿는 신앙공동체인 교회의 본질을 알게 됩니다.

    니케아신경에 나오는 교회에 대한 고백이 이렇습니다.
    “하나이요 거룩하고 공번되고 사도로부터 이어오는 교회”

    여기서 사도로부터 이어온다는 말이란 교회의 본질이 사도성에 있다는 말입니다. 사도란 영어로 Apostle로 그리스어로 '보냄을 받은 사람'이라는 뜻의 'apostolos'에서 유래한 말입니다.

    ‘아버지가 아들을 보내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보낸다.’라고 말씀하실 때 ‘보내신 것처럼’이라는 표현이 헬라어로 ‘아포스텔’인데 ‘파송한다.’는 뜻입니다. 어떤 권위 있는 자가 자기 자신의 대리인에게 자신의 권위를 위임하여 어떤 사명을 이루도록 보내는 것을 말합니다.

    예수님은 하느님이 이 땅에 보내신 선교사였습니다. 하느님이 예수님께 주신 사명을 십자가였습니다. 예수님 자신이 인류의 죄를 대속하는 십자가의 죽음을 통해 구원의 길을 열어주시는 것이었습니다.
    이제 예수님은 사도들을 통해서 십자가의 사명을 이루어가셨습니다.
    그리고 바로 그 사도성을 계승하는 예수님을 믿는 사람들이 교회입니다.
    예수님은 우리 각자를 선교사로 파송하십니다.
    사명은 동일합니다. 십자가의 복음을 전하는 일입니다.
    이것이 교회가 가지고 있는 사도성이라는 본질입니다.
    12제자만 사도가 아니라, 이 시대 예수님을 믿는 우리 모두가 사도입니다.  이것이 우리 교회가 갖는 평신도 사역의 비전입니다.

    지난주일, 30여명의 교우들이 한 손에는 부활하신 주님의 복음을 들고 한 손에는 부활 계란을 들고 무려 세 시간 가까이 복음전하는 전도사역을 수행했습니다. 사도성의 구현입니다. 하느님이 기뻐하시는 일입니다. 우리 모두가 해야 하는 사명입니다.
    사실 우리는 매주일 주님으로부터 파송을 받습니다.
    ‘나가서 주의 복음을 전합시다.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아멘.’
    복음전도, 선교가 우리의 본질적인 사명이기에 예배가 끝날 때마다 주님으로부터 파송을 받아 평화의 사도가 되어 세상으로 나갑니다.

    세상 속에서 나의 일상의 삶을 살면서 우리는 부활의 증인이 되어야 하고 복음을 전하는 전도자가 되어야 합니다. 이것을 파견례라고 부르고 우리가 주님께 올려드릴 참된 예배의 모습입니다.

    3. 성령을 받아라!
    우리에게 평화를 주시는 주님, 우리에게 선교적인 사명을 주시는 주님은 아무 책임 없이 명령만 하시는 분이 아닙니다. 평화를 누리게 하는 능력으로, 선교를 감당하게 하는 능력으로 성령을 보내주셨습니다.

    다락방에 문을 걸어 잠그고 두려움에 떨고 있던 제자들이 그 두려움을 떨치고 불길처럼 일어나 복음을 외칠 수 있었던 턴닝 포인트가 어디에 있습니까?
    오순절 성령 강림 사건으로 비롯된 것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은 승천하실 때 제자들에게 이렇게 당부하셨지요.

    루가 24:46-49, “성서의 기록을 보면 그리스도는 고난을 받고 죽었다가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난다고 하였다. 그리고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회개하면 죄를 용서받는다는 기쁜 소식이 예루살렘에서 비롯하여 모든 민족에게 전파된다고 하였다. 너희는 이 모든 일의 증인이다. 나는 내 아버지께서 약속하신 것을 너희에게 보내주겠다. 그러니 너희는 위에서 오는 능력을 받을 때까지 예루살렘에 머물러 있어라.’ 하고 말씀하셨다.”

    사도 1:8, “그러나 성령이 너희에게 오시면 너희는 힘을 받아 예루살렘과 온 유다와 사마리아뿐만 아니라 땅 끝에 이르기까지 어디에서나 나의 증인이 될 것이다.”
    이 말씀을 들은 초대교회 우리 믿음의 선배들은 간절히 기도하며 성령님을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오순절에 성령님이 강림하시고 제자들은 이전의 제자들이 아니라, 복음으로 이 땅을 정복해가는 영적인 전사가 되었습니다.

    성령은 우리를 도와주시려고 하느님이 보내주신 또 다른 그리스도, 협조자이십니다. 오순절 이후로 성령님은 실제로 우리 크리스챤과 함께 하시며 우리를 돕기를 원하십니다.

    거룩의 능력, 기도의 능력, 사랑의 능력, 각양 좋은 은사를 주시면서 우리가 부활의 증인으로 복음전파의 삶을 살아가도록 돕기를 원하십니다.
    문제는 우리가 그를 인정하느냐 영접하느냐에 있습니다.

    ‘성령을 받으라’고 말씀하실 때 ‘받으라’는 표현은 ‘차지하다. 얻다. 받다.’라는 뜻이 있는데 여기서 ‘영접하다(요한 6:21)’라는 뜻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요한 6:21, “제자들은 예수를 배 안에 모셔 들이려고 하였다.”

    사도행전 19장을 보면, 사도 바울이 에페소교회에 가서 이미 예수님을 믿고 세례를 받은 신자들에게 이렇게 묻습니다.
    2절, “당신들이 신도가 되었을 때 성령을 받았습니까?”

    신자의 삶에 성령님은 절대적인 존재입니다.
    요한 14, 15, 16장에서 예수님은 계속적으로 성령님이 오실 것을 강조하며 내가 너희를 떠나가는 것이 유익하다. 왜냐하면 내가 가면 성령을 너희에게 보내 주실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 내 안에, 나와 함께 하시는 성령님을 인정하십시오, 환영하십시오, 나 자신의 모든 것을 맡기십시오, 의탁하십시오. 아무리 세상이 악하고 힘들어도 우리의 삶을 방해하지 못하고 우리는 승리할 것입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부활하신 주님이 가장 원하시는 것이 무엇일까요?
    가서 제자 삼는 것입니다.
    영혼을 구원하고 교회를 통해 이 땅에 하느님 나라를 확장해 가는 것입니다. 예수님이 이 땅에 선교사로 오신 이유,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부활하신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부활하신 주님은 이 사명을 완수하게 하시고자 자신을 배반하고 떠나갔던 제자들에게 찾아와 샬롬을 주시고 사명을 주시고 성령을 주셨습니다.

    제자들에게 하신 이 세 말씀을 우리에게도 동일하게 주시는 말씀입니다.
    “너희에게 평화가 있기를(19, 21, 26절)”
    “내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보낸다.(21절)”
    “성령을 받으라.(23절)”

    세상을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주님이 승리하셨습니다.
    신자의 사명을 분명히 하십시오. 우리는 사도입니다.
    성령님을 의지하십시오. 우리의 힘과 능으로는 할 수 없지만, 오직 성령의 능력으로 죄를 이기고 사랑으로 살아가며 부활의 증인, 복음 전도자의 삶을 살게 되어 우리를 통해 영혼이 주님께 돌아오는 영광을 계속 보게 될 것입니다.

    기도합시다.
    부활하신 주님이 하신 말씀을 붙들고 기도합시다.
    여러분 각자에게 와 닿는 말씀이 무엇이든 붙잡고 기도합시다.

    샬롬
    파송
    성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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