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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성공회 제자교회대한성공회 제자교회

  • [2006년 4월 9일] 고난주일/성지주일
  • 청지기
    조회 수: 2531, 2006-04-13 22:55:37(2006-04-13)
  • 고해告解

    당신은 목수셨죠.

    어느 날 내 삶 속으로 들어오셨죠.

    왜 그랬나요?
    왜 저에게
    소망에 대해,
    진리에 대해,
    사랑에 대해 이야기 하셨나요.

    당신의 말들은 때로 너무 어렵고
    제겐 너무 멀게만 느껴집니다.
    그래서 그런지 당신에게 다가서기가 점점 더 어려워집니다.

    당신의 비난받고 고통당하는 모습이 이제 지겹습니다.

    왜 그렇게 고통스럽게 살았나요?
    왜 다른 사람들의 생명을 구하겠다고
    그리도 미련스러운 모습으로 오늘도 서 계시나요?

    당신이 사랑한다던 사람들은
    당신의 초라한 모습에 등을 돌립니다.

    이제 저도 그런 당신의 모습이 싫습니다.
    비웃음 받고 채찍질 당하던 당신이 밉습니다.

    사랑하는 가족에게 당신처럼 눈물과 고통을 주고 싶지 않습니다.

    그렇게 고통스러우면서, 고통스러우면서
    왜 제게 오셨나요? 왜 제게 오셨나요?

    “넌 아직 내 마음을 모르는구나.”
    이제 당신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던 제 자신이 지쳤습니다.
    솔직히 당신이 가신 그 길을 따르고 싶지 않습니다.
    저는 그 고통을 견뎌낼 자신이 없습니다.

    “서로 나누고 서로 사랑하여라.”

    그러나 저희들은 당신만큼은 사랑할 수 없나봅니다.

    저는 당신을 못 박았습니다.
    바보같이 당신이 싫어서 미워서

    “사랑하는 자녀야, 사랑하는 자녀야
    너희를 보낼 수 없어 내가 간 거란다.
    너희가 채찍질을 못 견딜 것 같아 내가 견뎌낸 거란다.
    너희의 십자가가 너무 무거워 보이고 두려워 보여서 내가 지고 갔단다.“

    “왜냐하면, 널 너무 사랑하니까....”
    “영원히....”

    ----------------------------------------------------------------

    6.25한국 전쟁이 끝난, 가난으로 어려웠던 시기에 어떤 한 선교사님에 얽힌 실화입니다.  

    어느 날 밤 왠지 모르게 새벽 일찍 잠을 갠 선교사님은 다시 눈을 붙이려 해도 잠이 오지 않고 하느님 앞에 기도를 하려고 정신을 가다듬고 조용히 눈을 감았습니다. 그런데 어디선가 아기의 울음소리가 들려옵니다. “응애 ~ 응애 ~”

    세미하게 들려오는 그 울음소리에 기도에 집중은 되지 않고 옷을 주섬 주섬 차려입고 밖으로 나가보았습니다. 한 겨울 엄동설한 아직 새벽의 시간에 살을 에는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하는데, 울음소리가 더 크게 들려옵니다. 그 울음소리를 따라 발걸을 재촉했더니 다리 밑 바람을 가려줄 만한 구석에 아기가 울고 있습니다.

    가까이 가보니 아기의 엄마로 보이는 여인이 아기를 품에 안은 채 이미 얼어 죽어 숨을 거둔 채 누워있습니다. 엄동설한 추운 날씨에 아기가 얼어죽지 않게 하려고 자기 옷을 벗어 아기를 감싸고 품에 않은 채 엄마는 죽어 간 것입니다.
    선교사님은 이미 숨을 거둔 아기 엄마의 장례를 치러주고 아기를 집에 데려와 아기 아들로 삼아 키웠습니다. 그리고 본국으로 돌아가 아기가 다 자라 청년이 되었을 때 그 아이를 데리고 한국을 다시 찾아 왔습니다. 한국으로 오는 비행기 안에서 아들에게 이 기가 막힌 사연을 다 얘기해 주었습니다.

    아들과 함께 풀이 무성한 엄마의 산소를 용케 찾았습니다. 그 산소에 다다르자, 아들은 자기의 옷을 벗어 엄마의 묘위에 덮으며 절규했습니다.
    “어머니 얼마나 추우셨어요. 어머니 얼마나 추우셨어요.”

    아들이 얼어 죽어가는 것을 도저히 보고 있을 수 없어 자신이 얼어 죽을지언정 자기의 옷을 벗어 아들을 살리는 어머니의 사랑! 이것이 바로 우리 주님이 사랑입니다.

    “사랑하는 자녀야, 사랑하는 자녀야
    너희를 보낼 수 없어 내가 간 거란다.
    너희가 채찍질을 못 견딜 것 같아 내가 견뎌낸 거란다.
    너희의 십자가가 너무 무거워 보이고 두려워 보여서 내가 지고 갔단다.“
    “왜냐하면, 널 너무 사랑하니까.... 영원히....”

    이제 이 한 주간 우리를 향한 주님의 사랑에 우리가 응답하며 살기를 원합니다.

    아들이 “어머니 얼마나 추우셨어요.” 절규하며 옷을 덮어주듯이, 조롱과 고통과 외로움에 묵묵히 십자가의 길을 가신 주님과 함께 하는 성주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이사야 53:2-10,

    “2 그는 메마른 땅에 뿌리를 박고 가까스로 돋아난 햇순이라고나 할까? 늠름한 풍채도, 멋진 모습도 그에게는 없었다. 눈길을 끌 만한 볼품도 없었다.
    3 사람들에게 멸시를 당하고 퇴박을 맞았다. 그는 고통을 겪고 병고를 아는 사람, 사람들이 얼굴을 가리고 피해 갈 만큼 멸시만 당하였으므로 우리도 덩달아 그를 업신여겼다.
    4. 그런데 실상 그는 우리가 앓을 병을 앓아주었으며, 우리가 받을 고통을 겪어주었구나. 우리는 그가 천벌을 받은 줄로만 알았고 하느님께 매를 맞아 학대받는 줄로만 여겼다.
    5. 그를 찌른 것은 우리의 반역죄요, 그를 으스러뜨린 것은 우리의 악행이었다. 그 몸에 채찍을 맞음으로 우리를 성하게 해주었고 그 몸에 상처를 입음으로 우리의 병을 고쳐주었구나.
    6. 우리 모두 양처럼 길을 잃고 헤매며 제멋대로들 놀아났지만, 야훼께서 우리 모두의 죄악을 그에게 지우셨구나.
    7. 그는 온갖 굴욕을 받으면서도 입 한번 열지 않고 참았다. 도살장으로 끌려가는 어린 양처럼 가만히 서서 털을 깎이는 어미 양처럼 결코 입을 열지 않았다.
    8. 그가 억울한 재판을 받고 처형당하는데 그 신세를 걱정해 주는 자가 어디 있었느냐? 그렇다, 그는 인간 사회에서 끊기었다. 우리의 반역죄를 쓰고 사형을 당하였다.
    9. 폭행을 저지른 일도 없었고 입에 거짓을 담은 적도 없었지만 그는 죄인들과 함께 처형당하고, 불의한 자들과 함께 묻혔다.
    10. 야훼께서 그를 때리고 찌르신 것은 뜻이 있어 하신 일이었다. 그 뜻을 따라 그는 자기의 생명을 속죄의 제물로 내놓았다. 그리하여 그는 후손을 보며 오래오래 살리라. 그의 손에서 야훼의 뜻이 이루어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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