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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쟁을 부르는 시대의 평화노래>- 퍼온 글
  • 아래는 <평화와통일을위한기독인연대>의 4월 16일자 컬럼내용을 퍼온 것입니다.

    <전쟁을 부르는 시대의 평화노래>

    김회권 (숭실대 교수, 평화와통일을위한기독인연대 운영위원)

    한반도 정세가 외견상으로는 전쟁발발 분위기로 달아오르는 듯하다. 전쟁은 불완전한 평화보다는 낫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평양의 금수산 궁을 남한의 탱크가 점령해야 비로소 한반도 평화가 정착될 수 있다고 믿는 열혈전쟁론자들이 온 오프라인 언론을 뜨겁게 달군 적이 있다. 하지만 북한의 핵무장으로 인해 이 전쟁론자들의 논리가 궁색해진다.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은 남북한이 핵전장화되면 체르노빌 사태는 "동화같은 이야기"로 간주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일본의 북동부지역 후쿠시마 핵원전 사고로 인해 일본은 영토의 11% 이상을 영구폐기할... 처지에 놓였다. 핵은 아무리 짧은 반감기라 할지라도 480만년 정도의 시간이 흘러야 방사능을 다 소진한다. 핵전쟁은 문명종결전쟁이요 묵시록적 전쟁이다.

    북한의 핵무장은 재래식 전쟁방식을 통한 북한흡수통일이 영구적으로 어려워졌음을 의미한다. 전쟁이 어설프고 엉성하고 지속적인 평화체제보다 더 확실한 평화를 가져올 수도 있다. 역설적으로 들리지만 전쟁의 목적은 평화다. 로마의 국민시인 베르기리우스가 <아에네이드>에서 노래하듯이 로마제국의 전쟁은 평화를 정착하기 위한 전쟁이었다. 로마는 적이 항복할 때까지 무자비하게 전쟁하고 정복함으로써 평화를 정착시켰다. 이것이 팍스 로마나였다. 타자를 지배하고 비주체화하여 온순하게 만들기 위한 전쟁이 바로 평화를 위한 전쟁이라는 것이다.

    북한에게 줄 수 있는 평화가 이런 팍스 로마나같은 평화라면 북한이 받아들일 리가 없다. 남한은 미국과 힘을 합친다하더라도 핵무장한 북한을 무장해제시킬 만큼 강할지는 미지수다. 핵전쟁의 위기를 보고도 미국이 지상군을 투입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 그렇다면 북한은 전쟁으로 제압할 대상이 아님이 분명해진다. 남은 옵션은 핵무장한 북한에게 다시 협력과 신뢰의 동반자관계를 구축하자는 시그널을 보낼 수밖에 없다. 불행히도 이 시그널체제가 오작동 중인 것같다. 핵전쟁의 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극고점으로 치닫는 적의와 불신, 증오와 갈등의 기운을 거룩하게 해소시킬 평화신학, 평화담론이 희귀한 시절이다.

    예수님은 평화의 길 대신에 로마제국과 무장항쟁을 서두르는 열혈당원의 원리주의 아래 복속될 예루살렘을 보시고 우셨다. 예수님은 평화를 거부하고, 핵전쟁까지 불사할 정도로 사나워진 한민족, 배달겨레의 동족상잔적인 적대를 보시고 우신다. 평화를 위해 자신의 옆구리에서 물과 피를 쏟으신 예수님은 지금 우시고 계신다. 전쟁의 신 마르스를 숭배하는 전쟁론자들의 차가워진 심장, 오로지 경제적 군사적 이익을 따지면 숱한 생명을 죽음의 터로 몰아가려고 기획하는 자들의 불켜진 요새를 보시고 우시고 계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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