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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몽골에서 온 기도편지 -- 11월
  • 몽골에서 보내는 편지
    몽골에서 2010-11

    센베노!

    주님의 이름으로 문안드립니다.
      
    몽골은 제법 추워져서 영하 15도를 오르락 내리락 하고 있는데, 오늘 아침은 몇 일 전 내린 눈들이 계속되는 영하의 추위로 인해 녹지 않아서 창 밖으로 보이는 산들이 온통 하얗게 덥혀 있습니다. 정말 따뜻한 국밥 한 그릇이 그리운 시즌이 시작되었습니다. 저의 고향인 부산은 서울에서는 생경하고 찾아보기 힘든 먹거리가 있는데, 그것은 밀면과 돼지국밥입니다. 한국전쟁 당시 피난민들이 모여 들던 시절의 부산은 먹거리가 귀했을 것입니다. 그래도 먹어 왔던 가닥은 있어서인지 냉면과 사골 곰탕에 유사한 먹거리들을 피난민들 사이에서 만들어 내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그 원조가 무엇이든 저는 냉면과 곰탕보다는 밀면과 돼지국밥을 좋아하는 부산사람입니다. 여름에는 살얼음이 동동 떠있는 밀면의 국물은 여름내의 모든 무더위를 말끔히 씻어 주기에 손색이 없고, 김이 모락모락 피워 오르는 가마솥에서 막 퍼 올린 돼지국밥의 뽀얀 국물은 겨우내 꽁꽁 얼어 붙은 오장육부를 녹여주기엔 그만한 것이 없습니다. 혹시 부산 갈 일 있으시면 제 대신 밀면과 돼지국밥을 한번 드셔주지 않겠습니까? ^^* 참고로, 밀면은 가야! 돼지국밥은 조방! 입니다. 무슨 말이냐구요? 부산 가서 외쳐보면 다 압니다! 그런데 이런 마음을 주님께서 아셨는지 몇 일 전 한인교회 교우께서 사골뼈를 넉넉히 주셔서 맛나게 끓여 먹었습니다. 얼마나 감사하던 지요! 이렇게 주님의 은혜로 하루 하루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아침마다 집에서 15분 정도 떨어진 학교까지 아이들을 도보로 통학시키고 있는데, 날씨가 추워서인지 그 짧은 거리가 천리길 같을 때가 있습니다. 아들은 저의 외투 오른쪽 호주머니에 손을 넣고 딸은 왼쪽 호주머니에 손을 넣고 걸어 갑니다. 넓은 도로 하나를 건너야 하는데 이곳은 신호등이 없기 때문에 조심 조심 차를 피해가며 건너야 하는 실정입니다. 간혹 차에 부딛히는 보행자들을 보게 되는 데 정말 위험천만한 일입니다. 아이들을 바래다 주고 나서 1시간 정도 아침 산책 겸 땅 밟기를 하고 나서 집으로 돌아와 몽골어를 공부합니다. 매주 3일씩 몽골어 현지선생이 집으로 방문하여 두 시간씩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몽골어는 쓰고 대충 읽기는 쉬운 듯 하나, 발음이 정말 힘듭니다. 혀에 지가 내릴 정도입니다. 입에서 바람 빠지는 듯한 소리가 자연스럽게 나와야 되는 데, 우리 한글에는 그런 발음이 없거든요. 그래서인지 지금은 아무리 들어도 똑 같이 발음을 해 내기가 녹록하지 않습니다. 그래도 제 아내는 열심히 공부하고 있습니다. 저요? 예, 저 두 열심히 따라 하고 있습니다!

    제 아내가 몇 일 전 김치를 담궜습니다. 인도에서는 배추 자체를 구할 수 없어서 양배추에 대충 매운인도 고춧가루를 뿌려서 먹고, 덜 익은 빠빠야에 고춧가루 뿌려서도 먹었는데 그러면 무우 생채 맛과 비슷한 맛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여기는 그나마 중국에서 수입되는 배추가 있어서 김치를 담글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에서의 맛이 안 납니다. 왜 이리 짜고 매운지, 그래도 김치라서 감사히 먹고 있습니다. 한동안 한국은 배추 값이 금값을 넘어 다이아몬드 값으로 거래되기도 했었죠? 지금도 그리 저렴한 것 같지 않은데요. 여기 배추는 재래시장에서 1kg에 800투구륵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한국 돈으로 환산하면 약 700원정도 됩니다. 시내 버스요금이 300투구륵입니다. 대략 물가가 계산되시나요?

    이곳에서 배추를 ‘바이차’라고 부릅니다. 어디선가 들어 본듯한 단어 아닌가요? 예! 배추를 우리 선조들이 ‘배차’라고 불렀었죠. 참 비슷한 말이 많아서 공부하다가 재미있어 삼천포로 빠질 때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타락죽’이라는 옛날 임금님 수라상에 진상되던 음식이 있는데, 간단히 말하면 ‘우유죽’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그런데 이곳에서 ‘타락’이라 부르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요구르트’입니다. 아무것도 가미되어있지 않은 순수한 요구르트를 ‘타락’이라고 부릅니다. 그러고 보면 역사적으로 몽골과 한민족은 불리할 수 없는 어떤 혈연적 유대관계가 우리의 생각 이상이지 않겠나 생각해 보기도 합니다. 여하튼 언어를 통해 한 문화를 조금씩 배워 간다는 것이 퍽 재미있습니다.

    요즘 새벽기도시간마다 저희에게 기도요청을 해주신 몇 가정을 놓고 집중해서 기도하고 있습니다. 한국에 계신 가정도 있고, 몽골에 계신 가정도 있습니다. 혹시 기도 제목이 있는 동역자 여러분이 계시다면 저희 메일로 보내주시면 새벽마다 주님께 아뢰겠습니다.

    이제 집이 어느 정도 정리가 되고 인터넷, 인터넷 폰도 나름의 정상운용이 되어 지고 있습니다. 동역자들과의 소통에는 그리 어려움이 없을 것 같습니다. 여러 기도제목과 사는 모습을 생생한 육성으로도 나누었으면 좋겠습니다.

    멀리 있지만 늘 기도 가운데 함께 하겠습니다.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늘 기도로 동역하는 동역자가 있어 행복합니다.

    2010년 11월 8일 월요일
    몽골 울란바타르에서

    신도미닉, 오로사, 바울, 에스더 올림.

    기도제목:
    1.     우리가족이 기도를 쉬는 죄를 범하지 않도록
    2.     또한 동역자들이 기도를 쉬는 죄를 범하지 않도록
    3.     우리 가족이 날마다 우선순위를 하나님께 두도록
    4.     우리 가족이 안전하게 등하교 할 수 있도록
    5.     우리 가족이 현지언어 수업에 진보가 있도록
    6.     우리 가족이 혹한 속에서도 영육간의 강건함을 잃지 않도록
    7.     우리 큰 처형 오혜란 권사의 건강을 위하여 (항암치료)
    8.     동역자들을 사랑으로 더욱 품을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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