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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년 7월 21일 실상 필요한 것, 한 가지!
  • 2013년 7월 21일 루가 10:38-42

     

     

    실상 필요한 것, 한 가지

     

     

    1. 요즘 저는 매일 드리는 새벽기도 외에 1시간 이상 기도와 말씀묵상으로 주님과 교제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바쁘고 분주한 일에 쫒기다 보면, 정작 그리스도인의 삶에 가장 필수적인 기도와 묵상이 소홀히 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주님과 교제하는 시간을 확보하는 것을 제 삶의 우선순위로 하니 하느님의 임재를 느끼게 되는 것이 많아졌습니다. 주관적이지만, 최근의 제 경험을 잠깐 나누고자 합니다.

     

    2. 우리 교회 금요기도회는 기도분과위원이신 강한나 교우님이 책임지고 계신데 강한나위원이 격주로 나머지 두 주는 저와 문영신부 이요셉위원이 인도를 맡아서 합니다. 두 주 전 제가 인도하는 차례가 되어 나름 말씀도 준비하고 어떻게 인도해야겠다는 계획 가운데 앞에 섰습니다. 그런데 제가 생각한대로 진행되지 않았습니다. 성령님이 인도하고 계심을 인도하는 제가 느낄 수 있었습니다. 성령의 임재가 충만함을 볼 수 있었고 인도하는 저 자신이 하느님의 임재를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 주에는 강한나교우님과 선교한국에서 주최한 기도회에 참여했는데 그 자리에서도 강력한 하느님의 임재를 경험했습니다.

     

    3. 그렇다고 제가 기도할 때마다 이렇게 특별한 하느님의 임재를 경험하는 건 아닙니다. 일상의 기도는 침묵 가운데 주님을 바라보며 앉아 있는 것입니다. 그러면 때로는 방언으로 기도하기도 하고 찬양을 드리기도 하면서 주님이 제 마음에 주신 기도의 시간을 채워가고 있습니다. 분명한 건, 하느님께서는 제가 주님과 교제하는 시간을 우선순위로 하고 주님 앞에 나가는 것을 기뻐하신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성령님이 저와 함께 하고 계시다는 것을 알 수 있게 된다는 것입니다. 여러분도 이런 은혜를 알아가고 누리기를 기도합니다.

     

    4.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이라는 책을 보면, 사람들이 하는 일에는 급하지만 중요하지 않은 일이 있고, 급하면서 중요한 일이 있고, 중요하지만 급하지 않은 일이 있고, 급하지도 중요하지도 않은 일이 있는데, 성공하는 사람들은 급하지는 않지만 중요한 일을 우선순위로 한다고 합니다.

     

    5. 예수님을 믿고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에게도 그대로 적용되는 것 같습니다. 신앙적으로 성공적인 삶 - 하느님 안에서 은혜가 충만한 삶 을 살기 위해서는 ‘급하지는 않지만 중요한 것’, 주님과의 인격적인 교제에 최우선순위를 두고 살아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기도와 묵상을 통해 주님의 음성을 듣고 주님의 마음을 알아가고 하느님의 힘과 지혜로 살아가는 삶이 가장 풍요롭고 아름답고 성공적인 삶이 됩니다. 오늘 복음은 바로 그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6. 전도여행 중이던 예수님의 일행이 어떤 마을에 가셨는데, 이 마을의 이름이? 베다니아입니다. 마르타라는 여인이 예수님의 일행을 집에 모셔들었습니다. 예수님을 초청한 마르타는 예수님의 일행을 시중드는 일에 열심이었습니다.

     

    7. 마르타에게는 마리아라는 동생이 있었습니다. 자기는 시중드는 일로 바쁜데 마리아는 일도 거들지 않고 얌체처럼 예수님의 발치에 앉아서 말씀을 듣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마르타가 동생을 마리아를 보니까 마음에 화가 치밀어 오르는 겁니다. 그래서 이내 천국 복음을 전파하고 가르치고 계신 예수님 앞에 달려와 와 이렇게 투정합니다.

    40절, 주님, 제 동생이 저에게만 일을 떠맡기는데 이것을 보시고도 가만 두십니까? 마리아더러 저를 좀 거들어 주라고 일러 주십시오

     

    8. 이 상황을 객관적으로 봤을 때, 여러분도 마리아가 좀 얌체 같다고 생각되지요? 그런데 마르타에 대한 예수님의 답변이 좀 그렇습니다. 자기를 초청해준 마르타가 하는 말을 긍정해 줄만도 한데 예수님의 대답을 보면 오히려 마르타를 청을 거절하는 것 같습니다.

    루가 10:41-42, 마르타, 마르타, 너는 많은 일에 다 마음을 쓰며 걱정하지만 실상 필요한 것은 한 가지뿐이다. 마리아는 참 좋은 몫을 택했다. 그것을 빼앗아서는 안 된다."

    -. 실상 필요한 것은 한 가지뿐이다. 무슨 말입니까?

    주님의 말씀을 듣는 것! 예수님과 인격적인 교제!

    바로 이것을 택한 마리아가 옳다는 것입니다.

    이것을 빼앗아서는 안된다. 마리아를 그냥 두라는 것입니다.

     

    9. 예수님의 답변을 통해서 주님이 진정 우리에게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게 됩니다. 신앙생활은 예수님과 사랑을 나누는 인격적인 관계입니다. 하느님과의 인격적인 관계는 우리를 하느님의 자녀로 회복시키고자 자신의 생명을 내어주신 예수님의 희생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예수님은 자신의 생명을 내어주기까지 우리를 사랑하십니다. 이제 필요한 것은 우리가 그 사랑에 반응하며 살아가는 것입니다.

     

    10. 우리가 일상의 삶 가운데 얼마나 바른 인격적인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지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11. 자녀를 사랑하지 않는 부모가 없을 것입니다. 자녀를 너무 사랑하기에 자녀가 원하는 장난감도 사주고 싶고, 좋은 옷도 입히고 좋은 것을 먹이고 싶고, 남들이 시키는 좋은 교육을 시키고 싶어서 아침부터 밤늦은 시간까지 하루도 쉬지 않고 일을 하는 아빠가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사랑하는 자녀와는 함께 밥도 못먹고 함께 놀아줄 수 없습니다. 그러면 이 아빠가 돈을 아무리 많이 벌어와도 좋은 아빠일까요?

     

     

    12. 아내를 무척 사랑하는 남편이 있습니다. 너무 사랑하기에 함께 있고 싶어서 결혼한 겁니다. 그런데 정작 퇴근해 집에 들어올 때 밖의 일을 가지고 옵니다. 집에 와서도 업무 전화가 끊이지 않습니다. 아니면 자기가 좋아하는 티비를 보거나 게임만 합니다. 아내가 옆에 있어도 눈을 마주치고 대화하는 시간을 갖지 않습니다. 아내와는 그저 침대의 시간만을 함께할 뿐입니다. 이 남편을 좋은 남편일까요?

     

    13. 진정한 사랑은 상대방에게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해주는 것입니다. 아이들은 좋은 장난감, 맛있는 음식, 좋은 집보다는 아빠가 자기들과 함께 놀아주는 것을 원합니다. 아내들은 단지 침대의 잠자리만이 아닌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인격적인 대화를 원합니다.

     

    14. 예수님과 우리와의 관계가 이렇습니다. 우리는 무엇인가를 열심히 행함으로 주님을 향한 사랑을 표현하고자 하는데, 예수님은 자신의 말을 듣고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는 것을 원하시는 거지요.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이유가 바로 천국 복음을 전파하시고자 함입니다. 따뜻한 밥을 해주려고 분주한 마르타보다는 자신에게 눈을 마추며 자신의 말을 경청해 주는 마리아가 바로 예수님이 찾는 사람이며 주님이 원하시는 인격적인 관계의 모습이라는 것입니다.

     

    15. 그렇다고 마르타의 수고가 잘못되었다는 것은 아닙니다. 사랑은 분명하게 몸으로 섬기는 것을 표현됩니다. 어머니가 자식에게 보여주는 사랑은 엄청한 섬김이지 않습니까? 집에 초대했으면 당연히 식사를 대접하는 것이고 식사를 대접하려면 몸의 수고가 따라야 하는 것이지요.

     

    16. 다만, 마르타가 마리아를 보면서 ‘내 동생 마리아가 말씀에 갈급하구나... 예수님과 함께 하는 시간을 좋아하는구나’ 생각하고 예수님을 위해 자신이 선택한 사랑의 섬김을 묵묵히 했다면.... 제 생각에는 마르타의 섬김이 마리아의 경청보다 훨씬 더 성숙한 신앙이라고 생각합니다.

     

    17. 로마 12:1, 그러므로 형제 여러분, 하느님의 자비가 이토록 크시니 나는 여러분에게 권고합니다. 여러분 자신을 하느님께서 기쁘게 받아 주실 거룩한 산 제물로 바치십시오. 그것이 여러분이 드릴 진정한 예배입니다. (공동번역)

    그러므로 형제들아 내가 하나님의 모든 자비하심으로 너희를 권하노니 너희 몸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거룩한 산 제물로 드리라 이는 너희가 드릴 영적 예배니라 (개역개정)

     

    18. 몸으로 드리는 예배 : 노동이 기도다(베네딕트 수도원 규칙)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남이 어떻게 하는가 비교하지 않고... 남은 왜 하지 않는가 원망하지 않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자발적으로 하는 섬김이 최고의 예배라고 생각합니다.

     

    19. 어제 시설분과위원이신 현순종 교우가 지리한 장마 중에 맑은 날, 시간되는 분들은 나와 성당 내 잡초들을 제거하는 노동을 함께 하자고 성당제초작업 번개 공지를 내렸습니다. 번개 공지에 따라 6분의 형제분들이 오셨습니다. 무더위 가운데 육체적으로 섬김을 다하신 이분의 노동이 오늘 드리는 이 예배만큼 주님이 기뻐하시는 예배라고 생각합니다.

     

    20. 제가 지난 주일을 보내고 잠자리에 들면서 페이스북에 쓴 글을 홈페이지 올려놨는데, 읽어드리겠습니다.

    <한 자매님이 교우들에게 맛있는 점심을 먹이고 싶다고... 덕분에 그 자매가 속한 셀 식구들이 기쁨 가운데 온통 땀에 적도록 수고하셔서

    200인분의 잡채덮밥을 만들어 잔치상이 되었다. 매 주일, 은혜로운 예배와 밥상공동체를 위해 수고하는 교우들의 아름다운 섬김에 마음 깊이 감사를 드리며 주일을 마감한다.

    주님이 기뻐하시는 주일을 위해 애쓰시는 손길들

    ~ 남선교회 성당청소. 성가대 찬양팀 연습. 기계실 사역, 유치부 어와나주일학교 학생회 청년회 등 교회학교 교사들. 여선교회 공동식사 준비와 설거지. 안내영접팀. 차랑봉사자들. 전례복사단. 전도사님들의 주일준비잡무들(이것도 만만치 않죠).

    이 모든 이들의 섬김이 바로 주님이 기뻐 받으시는 예배인거죠.>

     

    21. 하지만, 오늘날 봉사와 섬김의 모습들이 대부분 계산적이고 제한적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사실 우리 교회나 우리가 사는 사회는 남을 의식하지 않고 자원하는 마음으로 묵묵히 섬김을 다하는 사랑의 헌신이 필요합니다. 이런 수준의 섬김이 나오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 바로 마리아의 모습입니다. 주님과의 인격적인 관계가 충실하여 그 마음에 생명의 말씀이 충만해지고 주님을 향한 사랑이 흘러넘쳐야 주님이 기뻐하시는 자발적인 섬김과 헌신으로 나타나게 되어 있는 것이지요.

     

    22. 요한복음 12장을 보면, 마리아가 그 누구보다 성숙해 있는 모습이 나옵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죽으시고자 예루살렘을 올라가시는 길에 베다니아 나자로의 집을 들립니다. 나자로는 예수님이 다시 살려준 사람으로 예수님과 친구처럼 지낸 사이였습니다. 그의 누이가 마르타와 마리아이죠. 바로 이 때 마리아는 예수님께 나르드 향유 한 근을 가져다 부어드립니다. 이것을 본 가롯 유다는 비판을 합니다. 마리아가 예수님께 부어드린 향유의 값어치가 무려 300데라니온이나 되었기 때문입니다. 1데나리온이 하루 품삯이니 300데라니온이면 우리 돈으로 2-3천만원. 이 정도의 돈이면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줄 수 있는데 왜 이렇게 낭비하냐고 나무랍니다.

     

    23. 마리아의 이 헌신을 예수님 한분만을 위한 거룩한 낭비라고 합니다. 마이라가 왜 이런 행동을 했을까요? 예수님의 말씀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요한 12:7-8, 이것은 내 장례일을 위하여 하는 일이니 이 여자 일에 참견하지 말라. 가난한 사람들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지만 나는 언제나 함께 있지는 않을 것이다."

    - 마리아는 예수님이 예루살렘으로 올라가는 이유를 알고 있는 것입니다. 인류의 구원을 위해 대신 죽으러 가시는 십자가의 길을 가시는 예수님이 마지막으로 친구를 보러 베다니아 나자로 집에 들리신 겁니다. 마리아는 자기 집에 오신 예수님이 가시는 길을 알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고의 헌신을 했던 것입니다.

     

    24. 이렇게 마리아는 예수님의 의중을 헤아릴 수 있는 진정한 친구였던 것입니다. 마리아가 이렇게 예수님의 마음을 헤아리는 친구로 성숙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마리아가 예수님과 관계에서 실상 필요한 한 가지 말씀을 경청하는 인격적인 관계를 택한 것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이것이 마리아를 영적으로 성숙시킨 유일한 이유입니다.

     

    25. 모든 것이 그러하듯이 신앙은 기초가 중요합니다. 신앙의 기초는 예수님과의 인격적인 관계입니다.

    주님 발치에 앉아 그분과 눈을 마주치며 그분의 말씀에 경청하는 깊은 친교입니다. 이것이 없을 때 마르타처럼 자신이 생각하는 방식으로 사랑을 표현하고 결국은 원망과 불평으로 끝나게 됩니다. 하지만 마리아처럼 주님과 깊은 인격적인 교제를 가져나간다면 주님의 마음을 헤아리며 주님만이 가장 존귀한 존재가 되기에 주님을 위해, 그분의 몸된 교회와 하느님 나라를 위해 온전한 헌신으로 삶을 드리게 되는 것입니다.

     

    26. 예수님은 여러분의 인생에 성령으로 와 계십니다. 여러분은 주님을 어떻게 맞이하고 계시는지요? 마르타처럼 그분을 손님을 여기고 살아가고 계시지는 않는지요? 아니면 마리아처럼 그분과 눈맞추며 그분의 말씀에 경청하며 그분과 마음을 나누는 우정을 쌓아가고 있는지요? 이도 저도 아니면 당대 스타셨던 예수가 와있다고 구경삼아 몰려나온 동네 사람들 같은지요?

    여러분은 주님 앞에 마르타입니까? 마리아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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