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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을미년, 양의 해 - 황산
  • 양의 해, 을미년이다. 동양의 12지와 10간의 조합으로 60년만에 돌아오는 주기의 특별한 해란다. 양은 농경문화인 우리나라에서는 별로 느낌이 없는 동물이지만 유목문화 사회에서는 가장 중요한 짐승이다.

    기독교의 성경에서는 양은 절대적 위치를 차지한다. 양은 창세기로부터 등장하여 신께 바치는 숭고한 제물이 된다. 하나님은 목자, 이스라엘 백성은 그의 양으로 비유된다. 양떼와 소떼의 크기가 곧 부의 척도가 된다. 이상향, 즉 천국의 그림은 양떼가 푸른 초원과 시냇물가에서 한가하게 풀을 뜯는 모습이다. 그리고 양과 사자가 더불어 뛰어놀며 어울리는 그림, 즉 지배도 살육도 보복도 없는 상생의 공동체의 모습으로 메시야 왕국 즉 하나님의 나라를 묘사한다.

    양은 온순한 동물이다. 그리고 매우 어리석은 동물이다. 예수님은 '뱀처럼 지혜롭고 양처럼 순결하라'고 하며 양의 순수성에 지혜를 겸비하는 처세술을 가르쳤다. 양은 공격무기가 전혀 없다. 날카로운 이빨도 발...톱도 없다. 약하디 약한 동물이다. 양이라는 동물적 상징은 약함과 온순함과 희생, 그리고 목자에 대한 의존적 믿음을 교훈하기도 한다. 특히 목자와 함께 떠돌아다니는 유목적 삶은 나그네 영성을 함축한다. 양의 삶은 오로지 신을 따라 여행하는 종교적 노마디즘이라 하겠다.

    기독교의 복음은 양과 관련되어 있다. 십자가에 못박혀 죽으신 예수님은 하나님의 제단 위에 드려진 희생양으로 고백된다. 예수님은 곧 어린 양이다. 어린 양의 죽음은 처참한 실패나 비극적인 참형이 아니다. 그 죽음으로 우주적 속죄가 이루어진다. 또한 어린 양은 힘없이 죽었지만 부활하여 하늘의 보좌로 등극한다. 요한계시록에서 '죽임 당한 어린 양'은 하늘의 보좌에 앉으신 하나님과 함께 천사들과 하나님의 백성으로부터 경배를 받는다. '죽임 당한 어린 양'이 종말의 때에 심판과 재앙의 열쇠를 쥐고 천사들을 움직인다. 어린 양이 용(사탄)과 짐승(거짓 메시야)과 거짓목자들을 불에 던져 넣는다. 그는 마침내 보좌에 앉아 우주를 통치한다. '죽임 당한 어린 양'은 최후의 승리자이다. 여기에 기독교적 메시지의 반전과 역설이 담겨 있다.

    2015년 을미년의 상징은 청양, 즉 푸른 양이다. 그러나 기독교의 양은 흰털의 백양이다. 이 양은 찢겨져 붉은 피로 물든다. 그리고 마침내 찬란한 흰 옷을 입고 하늘의 권좌에서 우주를 다스린다. 그런 면에서 기독교의 양은 을미년의 양이 아니라, 광야의 착한 양이자, 붉은 피로 물든 양이자 해와 달과 별을 넘어서는 하늘(Heaven)의 빛나는 백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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