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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삶~
  • 조회 수: 1134, 2013-06-24 18:21:08(2013-06-24)
  • 학원에 있으면
    반갑지 않는 방문객들이
    드물지 않게 찾아 온다

    며칠 전 40대 중반은 되어 보이는
    남자분이 들어와
    사업자카드 만들라고 장황한 설명을
    늘어 놓기 시작했다

    이미 머리 속에선 단호하게
    거절할 결론이 난 지라
    말을 끊을 찬스만 노리고 있었다

    학원의 아이들이 수업하러
    한명 두명 들어오니
    조바심이 나기 시작했는데
    "학원 다니는 애들이 부럽습니다"
    하는게 아닌가..
    그분 말 뜻을 겨우 이해하고 나서야
    학원 안보내셔도 된다,
    공부하고 싶으면 얼마든지
    혼자 할 수있는 방법이 있다며
    위로 아닌 사실을 토로했는데..
    "공부하기 싫어하는 아이
    학원이라도 보내야 억지로 라도
    할 것 아니냐" 며 오히려 나를
    답답해 하는 반응이다

    어찌됐든 본론으로 다시 들어가
    이 카드를 사용하면
    이런저런 혜택이 있다는 말을 듣다가
    더 이상은 안되겠다 싶어
    단호하게 거절하니
    갑자기 표정이 실망을 넘어서
    버럭끼까지 보이며 돌아갔다

    잠시 후..
    가버린 아저씨의 뒷 모습에서
    이 시대 가장의 고달픔이 느껴졌다

    한 박자 늦는 나의 깨달음을 후회하는 순간
    두고 간 아저씨의 명함이 보였다
    어쩌면 이미 멀리 갔을 수도 있으나..
    얼른 전화를 걸어 다시 오시라고 했다

    얼마나 급하게 발걸음을 돌려
    단숨에 3층을 올라 왔는지
    말을 잇지 못하고
    여러번 큰 숨을 몰아 뱉는다
    육중한 중년의 가쁜 숨소리가
    삶의 절박함을 보는 듯 했다

댓글 1

  • 김영수(엘리야)

    2013.06.24 15:24

    저도 가끔 전화를 받으면 카드가입, 휴대폰 교체,신개발지 토지 투자등 많은 텔레마케팅 전화가 입니다.
    과거에는 바쁜데 쓸데없는 전화라며 박절하게 거절하며 끊었는데
    요즘은 부드럽게 받아주고 정중하게 거절하며 상처를 안 줄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상대방이 얼마나 힘들겠나 생각하며...

    직접 수락을 해 주는 일은 힘든데
    참 착한 마리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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