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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리움
  • 조회 수: 1132, 2013-04-26 15:49:03(2013-04-24)
  • '하우스텔링' 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태어나서 대학때 까지 살았던 집은
    아버지가 어렸을때 이사오셨다고 하는데
    건너방에서 오빠와 동생을 낳았고
    (저는 외가집에서 낳았음)
    문간방은 나중에 삼촌 등록금 마련하느라
    세를 놓았다고 했습니다
    그 방은 아무개 아무개네가 살다 나갔고
    삶의 인연들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할아버지는 안방에서 여러해 병치레를
    하시다가 돌아가셨는데
    한동안 가족들의 설움과 아픔을
    담고 있었지요
    안방 벽장 다락은 우리는 함부로
    올라갈 수없는
    할머니의 곳간같은 곳이었습니다

    연탄불 넣는 아궁이가 있는 부엌에선
    늘 뜨거운 물솥이 앉쳐져 있었구요,
    연탄불은 가족들의 입맛을 돋구는
    모든 구이가 이루어 지는 곳이어서
    연탄불의 향수또한 그립습니다

    마루끝자락 양지 바른 툇마루에서
    진돗개 토니와 장난칠 때
    털날린다고 성화하시던 엄마얼굴이
    보이네요

    마당 한켠엔 나중에 펌프가 된
    우물이 있어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엔 김이 오를 정도로 따듯했습니다
    우물에 머리를 드리밀고
    소리를 지르며 울림을 듣는 재미도
    기억의 한자락을 차지합니다

    화초를 아주 좋아하셨던 부모님은
    좁은 마당에 정서를 담은 화분들을
    정성껏 돌보시며 삶의 여유를 찾고
    싶으셨던 것 같습니다

    우리 집만의 특별한 여름체험이 있는데
    세멘트로 덮힌 마당의 하수구를
    헝겊으로 돌돌말아 틀어막고
    물을 채우면 수영장이 됩니다
    깊이가 기껏해야 30~40센티 정도였는데
    튜브끼고 온갖 기분을 다 냈었습니다

    그리운 고향집...

    대학때 이사하면서 떠나온 그 집은
    후에 재개발되어 아파트가 들어섰지만
    마음속에 생생하게
    그리움으로 남아있습니다

댓글 6

  • 박마리아

    2013.04.24 22:06

    세실리아씨 글을 보니
    태어나 대학때까지 살던 집이 생각났습니다 더 좋은 집으로 이사갔건만 한동안 그리워하며 여러번 울었던 기억이 나네요~~
  • (안셀름)

    2013.04.25 11:06

    저도 아스라이 옛 기억이 떠올려 지네요~~ 먹을게 부족했던 시절 눈에 보이는건 다 먹는것인줄 알고~~~
    덕분에 지금도 웬만한건 먹어도 탈나지 않습니다 ㅎㅎ
  • Profile

    ♬♪강인구

    2013.04.25 12:28

    40여년 전 우리집 개 이름은 쏘니였다네...^^
  • 니니안

    2013.04.25 14:04

    토니와 쏘니는 형제였나? 샬롬! 잘 지내죠? 보고 쟙네......

    마리아님! 아련한 추억의 표현이 넘 아름답고 다시 가고픈 회상을 불러 옵니다. 감사~
  • 이병준

    2013.04.25 18:44

    지금도 내꿈의 배경으로 항상 보이는 나의 수원집 빨간 벽돌집이 생각나네요!!
    내 삶의 분주함에 묻혀 잊었던 귀한 시간의 편린들을 다시 떠오르게하는 님의 글이 참 소박하며 맑네요!

                                                                                                                                                         - 안나-

  • 서미애

    2013.04.26 15:49

    저희집 앞에는 동네의 큰 공터가 있었는데 저를 포함한 동네 아이들의 놀이터였죠...
    지금도 생생하네요,그 장소가~
    어려서 많은 분들과 다복하게 사신 마리아언니의 그 삶이 우리 교회의 많은 분들을 품으시고 나누시는
    기초가 된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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