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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3년 2월 3일] 오주봉헌일 축일 예배 - 십일조 헌금은 주님을 향한 우리의 참된 봉헌
  • 조회 수: 2568, 2013-11-22 15:49:45(2013-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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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지난 주간 성목연 동료사제들과 제주성공회 집회를 섬기고 왔습니다. 제주교회는 현재 부산교구 박동신 주교님이 10년 전에 개척한 교회입니다. 우리 교회가 3차례 전도여행을 다녀온 친밀한 교회이지요. 지금은 박동신 신부님이 주교가 되어 떠난 후에 몇 가정이 잘 나오지 않는 등 과도기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2. 저녁시간에는 3-4분 밖에 모일 수 없다 하여 오후 2시에 집회를 가졌습니다. 제주교회 성요한 신부님은 교우님들이 8분 정도 오실거라 했는데 14분이나 참석하셨습니다. 청장년 교우들의 반 이상이 나오신 거지요. 제가 설교한 후에 교우 한분 한분을 앞으로 모셔서 성목연 사제 5명이 함께 항아리 안수 기도를 해드렸습니다. 기도 가운데 어려운 교회를 섬기고 계신 교우들의 외로움과 아픔이 느껴졌습니다. 전 신자회장 바울로 형제님의 통곡을 지금도 잊을 수 없습니다. 

    3. 제주성공회는 창고를 임대해서 예배당으로 꾸며 사용하고 있습니다. 년 깔세가 1000만원인데, 다음달 3월에 내야한다는군요. 장년 교인들이 30명이 채 안되고 교우들도 깔세를 살고 있을 정도로 생활이 어려워 매달 경상재정 수입이 200만원이 좀 넘는다고 합니다. 그걸로 교회 살림살이를 하고 교회에서 운영하는 지역아동센타, 청소년공부방 등을 지원하며 성직자 사례비를 감당하니 깔세를 마련할 여유가 없다고 합니다. 현재 약 500만원 정도 준비되어있다고 합니다.

    4. 그래서 새벽마다 간절하게 기도한다고 합니다. 평균 7-8명이 나오신다니까 우리 교회보다 많이 나오시더군요. 지난 10여년 신자회장을 하셨던 바우로 형제 같은 경우에는 밤 1시에나 일이 끝나는데도 매일 새벽기도를 지킨다고 합니다. 교회의 성장을 위해 더 기도하고자 좋아하던 맥주도 끊었다고 간증하시더군요. 교회를 향한 이분들의 헌신과 기도가 자립과 부흥으로 열매 맺을 것으로 믿습니다. 교우 여러분들, 지금까지처럼 앞으로도 많은 기도와 관심 바랍니다.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
    5. 오늘은 교회력으로 ‘주의 봉헌 축일’입니다. 교회는 성탄 다음 40일째 되는 날 2월 2일을 예수 성탄과 주님 공현을 마감하는 주의 봉헌일로 지키는데, 평일이어서 주일로 이전하여 오늘 기념합니다. 오늘 복음을 보면, 예수님이 성전에 봉헌되셨습니다. 이스라엘의 율법에 따라 자녀를 얻은 부모가 첫 아이를 하느님께 봉헌하는 관례에 따라 예수님도 성전에 봉헌되신 것이죠. 

    6. 이렇게 성전에 봉헌되어진 예수님은 장성하여 공생애를 사시면서 이 땅에 보내신 하느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서 자기 자신을 바치심으로 그 봉헌을 완성하셨습니다. 예수님의 삶을 보면, 참된 봉헌이란 하느님의 나라와 그 영광을 위하여 자신의 생명을 바치는 것임을 알게 됩니다. 

    7. 자신의 생명을 봉헌하신 예수님의 삶을 보면서 생각한 시가 있습니다. 안도현의 “연탄재, 함부로 발로 함부로 차지 마라”는 시입니다.
      연탄재 발로 차지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자신의 몸뚱아리를 다 태우며  
      뜨끈뜨끈한 아랫목을 만들었던 
      저 연탄재를 
      누가 발로 함부로 찰 수 있는가?
      자신의 목숨을 다 버리고 
      이제 하얀 껍데기만 남아 있는 
      저 연탄재를 
      누가 함부로 발길질 할 수 있는가 ?

    8. 연탄재도 세상을 따뜻하게 하고자 자신의 생명을 바친 것이라면, 여러분이 하느님께 드릴 참된 봉헌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여러분이 생명처럼 여기는 것들을 주님을 위하여 사용하는 것입니다. 보다 구체적으로 여러분이 생명처럼 여기는 물질을 주님께 드리는 것이죠. 생명이란 시간입니다. 여러분의 생명인 시간을 바쳐서 얻어낸 결과물이 물질입니다. 하여 여러분의 생명이 녹아져 있는 물질을 하느님의 뜻을 위하여 봉헌하는 헌금이 신자들이 드릴 수 있는 참된 봉헌이라 할 수 있습니다. 

    9. 그래서 오늘 서신 고후 8장 5절을 보면, 사도 바울은 마케도니아 성도들이 힘껏 드린 헌금을 보고 그들이 “먼저 자기 자신을 드린 것”이라고 했습니다. 오늘 우리를 위해 자신의 생명을 내어주신 주의 봉헌일을 기념하면서 여러분이 드리는 헌금, 그 중에 십일조를 드리는 삶이 참된 봉헌임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10. 성경을 보면, 하느님의 백성들의 헌금 생활에 대해서 성직자들이 져야할 책임이 막중함을 보게 됩니다. 
      출애 28:38, 그 패를 아론의 이마에 붙여라. 그래서 이스라엘 백성이 거룩한 예물을 봉헌할 때 그 거룩한 봉헌물을 잘못 드려 죄를 지으면 그 책임을 아론이 지게 하여라. 아론은 그것을 이마에 늘 붙이고 있어야 한다. 그러면 그들이 바치는 것을 야훼께서 기꺼이 받아 주실 것이다. - 하느님의 백성들인 이스라엘이 헌금을 바르게 하지 못하는 죄를 범하면, 그 책임을 아론이 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11. 본 절에서 아론은 오늘날로 말하면 교회 성직자를 말합니다. 그러니까 여러분이 성경적인 헌금 생활을 하지 않는 죄에 대해서 성직자인 제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신자의 삶의 도리를 바르게 이끌지 못한 책임입니다. 그래서 사제인 저로서는 교우 여러분이 헌금 생활의 기본이 되는 십일조를 성경의 가르침과 정신대로 바르게 하시기를 간곡하게 말씀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12. 십일조에 대한 성경 말씀이 많이 있습니다. 일일이 읽어보지 않고 몇 구절만 읽어 드리겠습니다. 

      레위 27:30,  땅에서 나는 곡식이든 나무에 열리는 열매이든 땅에서 난 것의 십분의 일은 야훼의 것이니, 야훼께 바칠 거룩한 것이다. 

      레위 27:32-34, 소든 양이든 목자가 지팡이로 거느리는 모든 짐승의 십분의 일은 야훼께 거룩한 것으로 바쳐야 한다. 좋고 나쁜 것을 고르지 못하고 바꾸지도 못한다. 그것을 기어이 바꾸려고 하면 그 바꾸려는 것 둘이 다 거룩한 것이 되어 물러낼 수 없게 되리라.' 이것이 야훼께서 시나이산에서 모세를 시키시어 이스라엘 백성에게 내리신 계명이다.

      역대하 31:4-6, 사제들과 레위인들에게는 야훼의 법만 지키는 데 전념할 수 있도록 분깃을 주라고 예루살렘 시민을 비롯한 백성들에게 명령하였다. 명령이 떨어지자 곧 이스라엘 백성들은 곡식, 포도주, 기름, 꿀, 그 밖의 모든 밭 소출의 맏물을 넉넉하게 가져왔다. 그리고 모든 것의 십분의 일세를 가져왔다. 유다 성읍들에 살고 있던 이스라엘 백성과 유다 백성들도 소와 양의 십분의 일세를 가져왔고, 그 밖의 다른 것의 십분의 일세도 가져다가 저희의 하느님 야훼께 성별해 바쳤다. 이렇게 가져온 것을 차곡차곡 쌓아 두었다. 

    13. 이렇듯 십일조는 구약의 법입니다. 그래서 어떤 분은 신약 시대에 십일조는 잘못된 것이라고 말합니다. 폐기된 율법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예수님도 율법학자들의 종교적인 위선적 삶을 비판하시면서도 십일조는 지켜야 하는 하느님의 법임을 말씀하셨습니다.
      마태 23:23,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파 사람들아, 너희 같은 위선자들은 화를 입을 것이다. 너희는 박하와 회향과 근채에 대해서는 십분의 일을 바치라는 율법을 지키면서 정의와 자비와 신의 같은 아주 중요한 율법은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십분의 일세를 바치는 일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되겠지만 정의와 자비와 신의도 실천해야 하지 않겠느냐? 

    14. 그런데 고대천덕 신부님의 말씀에 따르면 신약시대에 와서 십일조가 더 이상 헌금의 기준이 아니라는 지적은 옳습니다. 고대천덕신부님은 예수님의 희생으로 구원받은 신약의 신자들에게는 봉헌의 기준은 십의십이라고 가르치셨습니다. 십자가에 나타난 하느님의 사랑에 반응하며 감사함으로 봉헌하는 사람에게 십일조라는 기준은 하찮은 것이 됩니다. 전부를 드리고 싶은데, 구약의 기준에 따라 십일조를 드리고 나머지로 자기 생활을 검소하게 꾸려가면서 선교와 구제를 통해 주님의 사랑을 흘러 보내는 축복의 통로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15. 신학교에서 목회학 시간에 온전한 십일조를 드리는 30가정만 있으면 그 교회는 자립이 된다고 배웠습니다. 교회 운영에 중요한 항목이 선교와 교육, 성당관리와 유지, 성직자 급여입니다. 이 세가지 항목에 골고루 1/3씩 사용되면 건강한 교회입니다. 10가정이 선교와 교육의 책임지고 10가정이 교회 살림살이, 또 ·10가정이 성직자 생활를 책임지게 되는 구조말입니다. 많이 늦었지만, 오늘 교회위원회에서 2013년 예산안을 통과하면 셋째주일에 2012년 재정보고를 드리게 될 것입니다. 그 때 보면 아시겠지만, 이런 기준에서 우리 교회는 건강합니다. 

    16. 작년 2012년에는 여러분이 힘껏 봉헌해 주셔서 교육과 선교, 성당관리와 유지, 성직자 급여 등에 착오없이 교회의 본분을 잘 감당할 수 있었습니다. 교우 여러분 애쓰셨습니다. 여러분에게 힘껏 봉헌할 수 있는 마음을 부어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2013년에는 2012년 보다 교육과 선교분야에 약 2000만원 정도의 추가 비용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17. 2013년 새해에도 여러분이 십일조 헌금만 온전하게 하신다면 올 해 우리 교회에게 요구되는 선교적 사명을 넉넉히 감당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소 지나친 표현일지 모르지만, 우리 교회에 속한 가정이 모두 온전하게 십일조 생활을 하신다면 부활, 맥추, 추수, 성당축성, 성탄 등과 같은 절기 감사헌금 등을 하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그 만큼 십일조 봉헌이 중요하다는 말씀입니다. 

    18. 인도의 마터 테레사 이야기입니다. 마더 테레사가 인도의 빈민촌에서 약 300여명의 고아와 과부들을 돌보고 있었는데, 어느 날 큰 기업체의 사장이 방문했습니다. 한 바퀴 돌아본 사장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수녀님, 보니까 수녀님이 300여명의 빈민들을 돌보고 계시네요. 저는 제 기업을 통해 수 만명의 사람들을 고용해서 그들을 다 돌보고 있습니다.” 
      그 때 수녀님이 이렇게 대답하셨다고 합니다. 
      “사장님, 주님께서는 저를 성공하라고 부르신 것이 아니라, 충성을 다하라고 부르셨습니다.”

    19. 교우 여러분, 여러분도 주님께 충성하는 2013년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충성이란 말은 마음의 중심에서 하느님의 말씀을 이루는 삶을 사는 것입니다. 재물은 하느님께 마음을 드리는 충성의 표시입니다. 
      
      마태 6:·19-21, 재물을 땅에 쌓아 두지 말아라. 땅에서는 좀먹거나 녹이 슬어 못쓰게 되며 도둑이 뚫고 들어 와 훔쳐 간다. 그러므로 재물을 하늘에 쌓아 두어라. 거기서는 좀먹거나 녹슬어 못쓰게 되는 일도 없고 도둑이 뚫고 들어 와 훔쳐 가지도 못한다.  너희의 재물이 있는 곳에 너희의 마음도 있다."

    20. 우리의 충성을 기다리시는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마태 6:24, "아무도 두 주인을 섬길 수는 없다. 한 편을 미워하고 다른 편을 사랑하거나 한 편을 존중하고 다른 편을 업신여기게 된다. 너희는 하느님과 재물을 아울러 섬길 수 없다."
     - 세상에서 하느님과 견줄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데, 재물만은 하느님과 동급으로 여겨집니다. 물질만능주의 시대이기에 사람들은 돈에서 자신의 자존감, 안정감, 평안, 힘 등을 얻습니다. 하지만 돈이 주는 위로와 힘과 자존감은 거짓임을 돈을 우상처럼 섬기는 사람들의 삶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신자들조차 하느님보다 돈을 더 사랑합니다. 

    21. 그래서 십일조는 물질보다 하느님을 더 사랑한다는 사랑의 고백이며, 하느님만을 의지하며 살아가겠다는 믿음의 표현입니다. 자신의 생명을 바치는 참된 봉헌이 되는 것입니다. 십일조를 드릴 수 있게 된 사람들은 그 삶의 중심이 하느님에게 있는 믿음의 사람들이라는 것입니다. 거꾸로 교회를 오래 다녀도 아직 십일조를 드리지 못하는 분들은 그 삶이 아직은 하느님 중심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22. 예수님은 십자가에 자신의 생명을 바치시기 전날 밤, 게쎄마니 동산에서 땀이 피가 되도록 기도하셨습니다. 하느님의 뜻에 순종하기 위하여 생명을 바치는 것은 처절한 자기와의 싸움입니다. 여러분 모두 진실한 기도 가운데 자신의 생명을 내어주는 주님의 부르심에 순종하기를 축복합니다. 
      아직까지 십일조 헌금을 온전하게 드리지 못하는 교우들은 십일조를 봉헌할 수 있는 믿음의 결단으로, 십일조를 드리는 교우들은 보다 더 검소한 삶을 통해 더 많은 것을 나누는 삶으로 성숙하시기를 축복합니다. 

    24. 다시 마더 테레사의 이야기입니다. 어느 날 빈민지역의 한 소년이 수녀님께 와서 수줍은 표정으로 작은 봉지를 내밀고는 도망치듯 가더랍니다. 수녀님이 보니 그것은 한 줌의 설탕이었습니다. 그 설탕은 워낙 귀한 것이기에 인도 정부가 매일 조금씩 배급해 주었던 것인데 소년이 받아서 모아둔 것이었습니다. 얼마나 먹고 싶었겠습니까? 소년은 그것을 참고 아껴 두었다가 수녀님께 드렸습니다. 

    25. 한자말로 사랑을 뜻하는 애는 원래 아낀다는 뜻이라고 합니다. 소중한 것을 참고 아껴서 누군가에게 베푸는 것이 사랑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하느님께 드려질 때 그것을 가리켜 ‘참된 봉헌’이라고 부릅니다. 교우 여러분도 가장 소중한 것, 가장 아끼는 것을 모아서 온전한 십일조와 선교구제헌금을 주님께 바치시기 바랍니다. 이것이 우리가 하느님께 바쳐야 할 충성의 첫 걸음이고 교회 생활의 기본입니다.

    잠시 묵상하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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