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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진구 선교사 기도편지
  • 사랑하는 성도님께


    세례는 언제나 기쁨의 때입니다.  특히 세례 받을 사람 네 명 중 세 명이 기독교가 핍박 받는 나라 들에서 온 사람들이기에 이번 세례는 더욱 의미 깊은 세례가 될 것이었습니다.  세례식이 있을 5월 29일(토)을 기다리며 우리 마음은 기쁨에 차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틀 전부터 뜻하지 않은 일들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 5월 27일 (목)

      별로 좋지 않은 꿈을 꿉니다.  세례식 전에 어디 갔다가 길을 잃어 버린 것입니다.  세례식을 집전하게 되어 있었기 때문에 서둘러서 가려고 하지만 길을 쉽게 찾지 못합니다.  이미 세례식 시간이 지났지만 계속 길을 헤메고 있는 가운데 꿈에서 깹니다.  아침에 아이들을 학교로 보낸 후 한국에서 온 소포를 찾기 위해 남쪽에 가기 위해 여권을 찾는데 여권이 항상 보관하던 자리에 없습니다.  북 사이프러스에서 여권이 없어지면 상당히 어려운 일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을 알기에 크게 걱정이 됩니다.  집안 전체를 모두 찾아 보지만 여권은 나오지 않습니다.  혹시 길에서 잃어버렸나해서 경찰서에도 가보고 여권을 마지막으로 쓴 날 우리가 갔던 곳에는 다 알아 보지만 아무데도 없습니다.  밤이 되어서 우리는 더 찾아볼 곳이 없다는 것을 느끼며 실망스러운 마음과 함께 그저 주님께서 인도해 주시기만을 기도하며 잠자리에 듭니다.


    - 5월 28일 (금)

      여권이 없어졌다는 사실을 인정하기가 싫어서 찾았던 곳을 다시 찾아보곤 합니다.  한편으로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하는가를 생각해야 하기에 대사관에 전화를 걸어봅니다.  전자 여권 도입 이후로 여권 재발급 절차가 까다로워졌기에 한국에 가는 것이 제일 좋은 길이라고 합니다.  그것은 우리에게 너무 큰 금전적 손해를 가져 올 뿐만 아니고 사역에 지장을 주기 때문에 마음에 내키지 않지만 다른 뾰족한 방법도 없는 것 같아 그에 대한 마음의 준비를 합니다.  

      오늘 밤에는 아이들이 학교에서 발표회를 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여권이 없으면 우리는 그 발표회에도 갈 수 없습니다.  발표회에 부모님이 오지 않은 유일한 아이들이 우리 아이들이 될 것을 생각하니 너무 가슴이 아픕니다.  그래서 최현실 선교사는 소리 내서 울기까지 합니다.  

      저녁 5시 경, 이미 발표회를 위해 출발했어야 하는 시간이지만 그곳에 갈 수 없기에 아직도 집에 있습니다.  세례 후보자 중 한 명으로부터 문자 메시지가 와서 내일 세례를 받을 수 없다고 합니다.  깜짝 놀라서 바로 가서 이야기를 나눠 보니 주님에 대한 확신이 흔들리고 있는 상태라서 본인의 의사대로 세례를 늦추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녁 7시 경, 이미 발표회장 에 있어야 할 시간이지만 집에 있습니다.  터키에서 모르는 전화번호로부터 전화가 옵니다.  전화를 받아 보니 터키에서 사역하고 있을 때 우리를 괴롭히던 사람입니다.  그 때도 그랬듯이 이유 없이 화를 내며 몇 마디 하고 전화를 끊습니다.  (다행히, 이곳 전화 요금이 비싸서  오래 이야기하지는 않았습니다.)  “지금까지 힘들었던 것도 모잘라서 이런 일까지 생겨야 합니까?”

      저녁 9시 반, 아이들이 돌아 옵니다.  다행히 아이들이 그렇게 실망하지 않아서 위로가 됩니다.  


    - 5월 29일 (토)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세례식 준비를 합니다.  세례식 장소에 갈려고 하는데 또 하나의 문자 메시지가 옵니다.  또 한 명의 세례 후보가 안전을 이유로 세례를 연기하겠다고 합니다.  이제는 두 명 만이 세례를 받게 되었습니다  세례식 장소에 갔을 때 먼저 와 있던 사람들에게 말합니다.  
      “좋은 소식이 있습니다.  사탄이 이 세례를 원하지 않는 것이 분명합니다.”  
      (하느님께서 기뻐하는 일이니 사탄이 방해하겠지요.)  
      혹시 남은 두 후보자도 오지 않을까 걱정하지만 그들은 오고 은혜로운 세례식을 하게 됩니다.  지난 이틀 동안의 많은 어려움을 잊게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세례식이 끝난 후 한 신자가 말합니다.  
      “사탄이 세례를 방해하려고 신부님 여권을 잃어버리게 했는데 세례가 끝났으니 오늘 여권을 다시 찾을 것입니다.” 그 말을 믿고 싶지만 찾을만한 곳은 다 찾아봤기에 믿기 힘든 상황입니다.

      저녁 식사를 하고 있는데 이웃 아주머니가 찾아 와서 우리에게 “좋은 소식이 있어요”라며 여권 주머니를 보여 줍니다. 목요일에 이 분께도 그 분 차 안을 찾아 봐 달라고 부탁했었는데 그 때는 차 안을 찾아봤는데 분명히 없었다고 대답했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우연히 차 안에서 발견한 것입니다.  

      주여, 감사합니다.  특히, 우리 아이들이 이 일을 통해 하느님이 어떻게 역사하시고 기도에 응답하시는지를 보게 된 것이 참으로 감사합니다.  비록, 발표회는 부모님 없이 했지만 하느님의 역사를 보게되었으니 더 소중한 것을 얻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경험한 세례식 중에 가장 놀라운 세례식이 되었습니다.  주님께서 세례 받은 두 청년을 앞으로 소중하게 쓰실 줄을 믿습니다.  그리고, 세례를 연기하기로 한 두 자매도 곧 세례 받게 되기를 기도합니다.  


    - 기도제목

    1. 세례 받은 두 형제를 위하여.

    2. 세례를 연기한 두 자매를 위하여

    3. 6월 20일에 있을 견진례를 위하여 (오균이도 견진 후보자입니다.)

    4. 로빈 브룩스 신부님의 건강을 위하여 (영국에 가셨는데 6월에 돌아 올 것입니다.)

    5. 터키어 예배와 신자들을 위하여


    주님의 은혜가 늘 함께 하시기를. . .

    2010년 5월 31일
    한진구, 최현실, 한오균, 한가예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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