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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진구 선교사(사이프러스)
  • 어렸을 때 좋아하던 성가 중에 ‘빈들에 마른 풀같이’라는 성가가 있다. 나는 이 성가를 참 좋아했지만 후에 그 성가의 원어 가사를 알게 되었을 때 한국어 가사가 원어의 의미를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는 사실이 못마땅해졌다.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후렴 시작부의 긴 음을 없애버렸다는 것도 불만이지만 (“가물어 메마른 땅에”로 된 부분의 첫 다섯 음을 하나로 늘여 부르게 되어있다. 그 음을 살려 번역했더라면 “메-마른 땅에”로 번역할 수 있었을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가사이다. 구체적인 비판을 하기 전에 먼저 영문 가사의 1절만 번역해서 실어본다.

    “축복의 소나기가 올 것이다”
    이것은 사랑의 약속이다.
    위에 계신 구세주께서 보내주실
    새롭게 하는 시기가 올 것이다.

    축복의 소나기
    우리는 축복의 소나기가 필요하다.
    자비의 가랑비가 우리 주위에 떨어지지만
    우리는 소나기를 위해서 기도한다.

    ‘축복의 소나기’의 약속은 에제키엘 34:26에 나온다. 포로 생활 중에 있던 이스라엘 민족에게 다시금 축복이 내리리라는 이 약속을 믿고 부흥을 사모하는 마음으로 지은 것이 이 성가이다. 고형원 전도사의 ‘부흥’이나 ‘부흥 2000’ 같은 곡들과 같은 맥락의 성가이다.

    이러한 부흥의 소망이 한국어 가사에 담겨있지 않는 것이 불만이다. “시들은 나의 영혼”, “내게도 주옵소서” 같은 가사들에서 나타나듯이 한국어 가사는 지극히 개인적이다. 전체적인 부흥에 대한 갈망 대신 자신의 신앙 성장을 위한 바람을 위한 기도인 것이다.

    그러나, 이 시대를 생각하면 나는 나 자신의 신앙의 성장보다도 전체를 위한 갈급함을 노래하게 된다. 4년 동안의 한국 생활을 접고 떠날 날이 멀지 않았지만 한국교회를 바라보는 심정은 편하지가 않다. 어렸을 때 내가 보던 그 열정적인 신앙 대신 미지근한 신앙이 만연한 한국 교회에 부흥의 물결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내가 한국을 떠나는 것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부흥이 필요한 다른 곳들이 있기 때문이다. 11년 간 선교를 하면서 주님께로 돌아오는 사람들을 보았지만 그래도 전체적으로 너무 약한 그곳의 교회를 볼 때 나는 “축복의 소나기”를 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 노래가 말하듯이 자비의 가랑비를 많이 보면서도 그것만으로 만족할 수 없어서 더 기도했던 것이다. 지금도 이 성가를 부르면서 기도한다. 우리 나라에, 그리고 내가 갈 선교지에 축복의 소나기를 부어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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