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대한성공회 제자교회대한성공회 제자교회

  • 연재 - 다시보는 토지와 경제정의 1 - 대천덕 신부

  •   희년


    “토지를 영영히 팔지 말 것은 토지는 다 내 것임이라. 너희는 나그네요 우거하는 자로서 나와 함께 있느니라. 너희 기업의 온 땅에서 그 토지 무르기1)를 허락할지니.”



      이 말씀이 토지에 대한 모든 성경 말씀의 기본 전제이다. 모세시대 이전에 이와 다른 가르침이 있었다는 암시도 없고, 성경 어느 곳에서도 이 원리가 폐지된 적이 없다. 선지자들은 이 가르침을 계속해서 더욱 강하게 선포한다.

      제비뽑기를 통해 분배되는 땅은 당신의 백성에게 토지를 공평하게 분배하시려는 하나님의 뜻을 표현하고 있다. 일단 토지 분배가 끝나면 분배된 땅은 그 땅을 받은 가족이나 가문 가운데 머물러 있어야 하며, 다른 가족이나 가문에게 양도될 수 없다. 토지는 한 개인에게 속한 것이 아니라, 현재 소유자들의 훗날 전체에게 속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 소유자는 토지 소유권을 다른 누구에게도 넘겨줄 수 없다. 극히 한시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토지를 축적하는 일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도록 제도화되어 있는 셈이다.

      통상적인 성경적 토지법 하에서는 땅 한 필지가 팔렸을(임대되었을) 경우, 판(임대한) 사람은 남은 기간의 임대료를 되돌려 주면 언제라도 그 땅을 무를 권리를 갖는다. 판 사람 자신이 그 토지를 무를 능력이 없는 경우네느 가장 가까운 친척이 그렇게 해 줄 수 있다. 이때 최장 임대 기간은 50년이지만, 모든 임대 계약은 희년(禧年, the Year of Jubilee), 즉 자유의 해요 나팔의 해에 만료가 된다. ‘요벨’(yobel)이라는 히브리어 단어는 문맥에 따라 ‘나팔’ 아니면 ‘희년’으로 번역된다.

      희년이라 하면 일곱 번째 안식년의 다음 해를 가르킨다(실제로는 49년째 중간부터 시작된다). 안식년에 대해서는 출애굽기 23장과 레위기25장, 신명기15장에 언급되어 있다. 안식년에는 토지를 경작해서는 안 되며, 저당권을 포하한 부채는 탕감되고 노예와 종은 해방된다. 또한 토지를 저당 잡힌 경우에는 저당권이 말소되지만, 제값을 주고 토지를 산(임차한) 경우에는 남은 기간의 임대료를 치르고 무르지 않는 한 희년 이전까지 본래 임자에게 돌아가지 않는다.

      '자유'는 현대인에게 대단히 매혹적인 단어이지만 성경에서 말하는 자유의 의미를 제대로 알고 있는 그리스도인은 거의 없다. 레위기 25장 10절에는 자유에 대하여 이렇게 말하고 있다.

      "제 오십 년을 거룩하게 하여 전국 거민에게 자유를 공포하라. 이 해는 너희에게 희년이는 너희는 각각 그 기업으로 돌아가며 각각 그 가족에게로 돌아갈지며."

      그러므로 땅이 없는 자유란 아무 의미가 없다.

      -『토지와 경제정의』대천덕 저(홍성사 출판)중에서 -


    --------------------------------------------------------------------------------

    1)‘무르기’로 번역된 ‘redemption’은 ‘도로 찾아내다’는 의미로, 성경에서는 토지를 임대한 사람이 임차한 사람에게서 토지를 되돌려 받는 의미로 쓰인다.


댓글 0

번호 제목 닉네임 조회  등록일 
69 김장환 엘리야 2480 2009-11-30
68 김장환 엘리야 2163 2009-11-13
67 김장환 엘리야 2202 2009-10-26
66 김장환 엘리야 2173 2009-10-26
65 김장환 엘리야 2154 2009-10-26
김장환 엘리야 2536 2009-10-19
63 김장환 엘리야 3058 2009-10-04
62 김장환 엘리야 2167 2009-08-17
61 김장환 엘리야 2609 2009-06-22
60 김장환 엘리야 2804 2009-06-03
태그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