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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마존 강명관선교사 소식
  • 아마존 안소식 21


    양을 바나와 마을에 가지고 가기로 했다.
    강선교사는 양을 키우는 방법을 센터내의 독일 선교사님의 도움을 받았다.
    어미 양 두 마리와 새끼 양 두 마리..
    이렇게 네 마리의 양을 한번에 바나와 마을에 가져가려 했지만 경비행기에 태우고 가기가 쉽지 않아 두 마리씩 나누어 가져가기로 했다.
    양을 작은 경비행기에 태우기가 정말 어려웠다.
    양의 두 다리를 끈으로 묶어 비행기의 아래 부분인 공간 틈으로 밀어 넣었다.
    몸집이 큰 양 한 마리가 잘 들어가지 않았다.
    ‘음매애~~’하고 심하게 울어대는 양의 소리에 파일럿 ‘제레마야’ 선교사는 애를 먹는다.

    하늘에는 유난히 구름이 많이 끼어 있었다.
    우리는 비행장에서 검은 구름이 지나가고 해가 반짝이기를 세시간이 넘도록 기다리고 있었다.
    마을에 가는 동안에 비가 오게 되면 경비행기가 많이 흔들리게 되고 위험하게 된다.

    언제나 그랬듯이 하늘에서 보는 바나와 마을은 나를 흥분시킨다.
    특히 나를 반기기 위해 밖으로 나와 있는 인디오들을 보면 더욱 그러하다.
    경비행기는 바나와 마을의 위에서 두 번을 돈다.
    이는 곧 비행기가 착륙하니 활주로에서 비켜 조심해서 있으라는 신호이다.

      

                             하늘에서 본 바나와 마을


    아마존에서 한번도 본적이 없는 처음 보는 양을 바나와 어린이들은 무서워했지만 신기해 하면서 차츰 익숙해져 갔다.
    어른들은 사슴과 비슷하다고 하면서 좋아했다.

      

    우리집 천정과 지붕 사이에는 수많은 박쥐들이 살고 있다. 그래서 2년 전에 박쥐를 죽이고 내쫓고 수리한 적이 있었는데 박쥐들이 다시 벌어진 틈을 찾아 들어와 살았다. 틈 사이로 떨어지는 박쥐들의 배설물로 인해 알러지가 생기고 위생에 좋지 않은 것뿐만 아니라 흡혈 박쥐들이 집안으로까지 들어와 위험해 졌다.
    이 소식을 듣고 센터내의 브라질 선교사들이 바나와 마을에 방문하여 나무로 된 천정을 모두 뜯어내고 집 천정과 지붕 사이의 틈새를 완전히 막아 더 이상 박쥐의 배설물이 떨어지지 않도록 도와 주었다.
    천정을 완전히 뜯어내니 박쥐들과 함께 배설물이 우르르 바닥으로 쏟아졌다.
    대충 치우고 살자고 강선교사의 말에 용기를 내어 청소를 시작했는데 ‘대충’의 청소가 5일 동안 이어졌는데도 박쥐의 배설물 냄새는 좀처럼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우리 집 맞은편에 살고 있는 ‘아리파’의 집은 바나와 마을에서 부자로 꼽힌다.
    일반적으로 부자란 집이 좋고 물건들이 으리으리하고 좋은 것들을 많이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바나와 마을에서의 부자란 ‘먹을 것이 항상 있다는 것’이다.
    아리파의 아버지 ‘데까’는 무척 부지런하다.
    보통 인디오들은 먹을 것이 떨어지면 사냥을 나가거나 먹을 것을 구하러 다니는,
    데까는 달랐다. 먹을 것이 남아 있어도 날마다 정글로 사냥을 다닌다.
    그리고 데까의 아내 ‘문도까’도 땔감을 구하거나 나무 열매를 따러 부지런하게 움직인다.
    데까가 사냥한 ‘바뚜비리 (사슴)’을 아들 리우가 나에게 보여주러 왔다.
    보는 순간 나는 고기를 먹을 수 있다는 행복함에 젖는다.
    내 예상에 어긋나지 않게 다음날.. 구운 바뚜비리를 먹는 나의 모습에 강선교사의 자주 쓰는 한마디가 들려 온다.
    ‘남편 잘 만난 줄 알아.. 아마존에 사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 ‘

        

    큰쥐를 잡은 데까      바뚜비리를 들고 있는 리우         데까집에서의 식사


    부활절 아침..  다른 날보다 일찍 일어났다.
    브라질 말로 부활절을 ‘PASSCOA’ (파스코아)라 한다.  
    이 말은 구약 출애굽 당시에 이스라엘 백성이 어린 양을 잡아 그 피를 문에 발라 그 죽음의 재앙을 넘어갈 수 있었던 유월절을 의미한다. 강선교사는 이번에 가져온 양을 통해 어린양이 되신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죽으시고 부활하게 됨과 부활절의 유래를 이들에게 들려주었다.

    나는 오늘 먹을 죽을 준비하기 위해 어제부터 바빴다.
    몇 년 전 우리는 시내에서 병아리를 가져다가 나눠줬었는데 대부분의 병아리들이 뱀이나 흡혈 박쥐들에 의해 죽었는데 ‘바디’집의 병아리만 닭이 되어 있었다.
    우리는 부활절 잔치에 이 닭을 잡아 죽을 끓여 먹기로 의견을 모았다.
    한 마리의 닭으로 90명의 마을 사람들이 먹기에 너무나 부족한 양이지만 나도 국물이 잘 우러나도록 4시간 이상을 닭을 고아 국물을 낸 다음 쌀과 콩을 넣어 죽을 만들었다.
    그리고 밀가루에 코코아 가루를 넣어 네 판의 케이크를 만들었다.

      

    잔치를 위해 ‘싸바찌아웅’이 파린냐 가루를 ‘마누에우’는 사냥해온 구운 빠까 고기를 가져와 함께 축하하며 음식을 나누었다.
    어느 잔치 날보다 나의 마음은 기뻤다. 우리 집의 뒤에 사는 ‘싸바찌아웅은 내가 바나와에 사는 동안 좀처럼 음식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는 것을 보지 못했었기 때문이다.

    죽임을 이기신 예수님과 함께 기뻐하며 축하 찬양을 부르고 케이크 위의 촛불을 끄고 잔치 음식을 먹기 시작했다.
    처음 먹어보는 코코아 케이크가 제일 인기가 좋았다.
    저녁 예배 때에는 수고한 사람들이 나와서 한마디씩 인사하는 시간을 가졌다.
    나는 혼자 오랜 시간을 불 앞에서 죽을 만들면서 바나와 식구들의 배고픔을 생각하며 더워도 참으며 기쁘게 만들었고 주일마다 죽을 만드는 일은 내가 할 수 있는 나의 사랑의 작은 섬김이라고 말했다. 이런 표현을 처음 전하는 나의 말을 너무나 조용히 잘 들어 주었고 내 이야기가 끝나자마자 여기 저기서 박수 소리가 났다. 이렇게 인사 받으려고 이야기 한 것은 아니었지만 이들의 고마운 마음으로 전해주는 사랑의 소리가 내 마음을 울린다.

      

    가끔은..  아주 가끔은 내가 아마존에 살고 있는 것이 마치 꿈을 꾸고 있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내 이웃들을 보면 처음 보는 이들처럼 낯설고 웅성 웅성거리는 바나와 언어도 전혀 알아듣지 못하는 방언같이 들릴 때가 있다.
    그럴때마다 나는 바나와 찬양을 부른다.

    ‘예수니자 오와께 오다마라 야까오나 예수니자 오와께 하시 오노피오와라
    파까끼자 야마와나나키따 야마 소키리시자 하시 오노피오와라’
    -예수님과 함께 라면 정글 속을 홀로 걸어 다녀도 나는 두렵지 않네
    비가 세차게 내리고 바람이 강하게 불어도 어두움 속에서도 나는 두렵지 않네-

    아침에 일어나 세수를 하면서 나는 내 자신에게 말한다.  ‘아직 살아있구나!’
    내가 아마존에 사는 것은 기적이다.

    오늘도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기적 같은 삶을 살고 있다.
    십일년 유월에 심순주드림

댓글 1

  • 수산나

    2011.09.20 11:47

    기적의 삶....참 힘든삶일것 같지만 가장 아름다운 삶의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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