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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성공회 제자교회대한성공회 제자교회

  • 6월 16일(목) 생활과 묵상
  • 조회 수: 1054, 2005-06-16 17:58:31(2005-06-16)
  • 6월 16일(목)

    마태 6:7-15

    “너희는 기도할 때에 이방인들처럼 빈말을 되풀이하지 말라. 그들은 말을 많이 해야만 하느님께서 들어주시는 줄 안다. 그러니 그들은 본받지 말라. 너희의 아버지께서는 구하기도 전에 벌써 너희에게 필요한 것을 알고 계신다. 그러므로 이렇게 기도하여라.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온 세상이 아버지를 하느님으로 받들게 하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시며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하소서. 오늘 우리에게 필요한 양식을 주시고 우리가 우리에게 잘못한 이를 용서하듯이 우리의 잘못을 용서하시고 우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악에서 구하소서. 나라와 권세와 영광이 영원토록 아버지의 것이옵니다. 아멘. 너희가 남의 잘못을 용서하면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도 너희를 용서하실 것이다. 그러나 너희가 남의 잘못을 용서하지 않으면 아버지께서도 너희의 잘못을 용서하지 않으실 것이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나의 아버지는 심장수술을 받으셨습니다. 아침 일찍 시작해서 해질녘이 되어서야 마친 큰 수술이었고 마취에서 깨어나지 않거나 뇌졸중이 일어날 위험부담도 컸습니다. 수술을 받기 전날 아버지와 둘이서만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하시고 싶은 이야기나 남기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시냐고 물었습니다. 아버지는 “걱정하지 마라. 모든 것이 순리에 따라 될 것이다”고만 하셨습니다. 아버지는 모든 것을 맡기고 담담히 수술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나는 아버지에게 기도를 가르쳐드려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때 나에게 떠오른 것은 주님께서 가르쳐주신 대로 기도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나의 아버지는 그 ‘주기도문’을 외지 못하십니다. 그래서 나는 짧은 기도를 가르쳐드렸습니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를 반복하여 마음으로 외는 기도를 하시도록 부탁드렸습니다.

      수술실 앞에서 어쩌면 살아있는 아버지를 보는 것이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는 불안함을 억누르고 나는 아버지와 함께 기도했습니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온 세상이 아버지를 하느님으로….” 나는 기도를 마치고 침대에 누워있는 아버지를 바라보았습니다. 아버지는 눈을 감고 뭔가 중얼거리고 있었습니다. 그 입 모양을 보건데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를 외고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수술실로 들어가고 나는 병원의 성당으로 올라갔습니다. 나는 거기에서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를 계속해서 외고계실 아버지를 생각하면서 함께 기도했습니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온 세상이 아버지를 하느님으로 받들게 하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나는 아버지가 다 외지 못하는 주의 기도를 이어서 했습니다. 마취약이 온몸에 퍼져 의식이 없더라도 아버지의 영혼이 계속해서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를 외도록 염원하면서 기도했습니다.

      나는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를 계속 외면서 하느님은 하늘에 계시지 않고 내가 기도하고 있는 이 땅에 계시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기도하는 가운데 하늘이 열리고 이 땅이 하늘이 된다고도 말할 수 있겠지요. 절박한 기도는 빈말을 되풀이하게 하지 않습니다. 많은 말을 쏟아놓게 하지도 않습니다. 내가 원하는 대로 이루어달라고 떼를 쓰는 것도 아닙니다. 우리에게 정말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다 알고 계시는 하느님을 만나는 자리가 기도입니다.




    묵상 :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를 하루 종일 되새겨봅시다.

      






댓글 2

  • 김진현애다

    2005.06.16 19:23

    시간이 없어 성서정과에 의한 말씀을 모두 올리기는 어렵고 기회되는대로 그날 주신 말씀을 영어로 올리도록 할께요. 애덕 신부님 생활과 묵상을 올려주어 고맙습니다. 오늘 말씀은 시편 111:10
    Psalm 111:10
    The fear of the Lord is the begining of wisdom; all who follow his precepts have good understanding. To him belongs eternal praise.
  • 김진현애다

    2005.06.16 19:33

    애덕 신부님이 아니라 전도사님이 올리신건가요?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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