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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망하기에는 아직 이른 것 같습니다
  • 조회 수: 1179, 2004-09-30 11:54:16(2004-09-30)
  • 실망하기에는 아직 이른 것 같습니다


    어떤 남자가 낙엽을 밝으며 공원을 거닐다가
    나무 의자에 앉았습니다.
    그의 얼굴엔 실망의 그림자가 가득했습니다.

    "얼굴이 퍽 안돼 보이는구려.무슨 슬픈 일이라도 있소?"
    "저는 모든 것이 끝났습니다."
    "뭘 다 잃었단 말이오?"
    "사업에 실패하여 남은 게 하나도 없습니다.
    이젠 희망도 없고 신념도 없고 재기할 나이도 지났고..."

    그는 극도의 좌절감으로 허덕이고 있었습니다.
    노인은 작은 종이와 연필을 꺼내더니 그에게 말했습니다.

    "자,그래도 아직 뭔가 남은게 있을지 모르니
    남은 걸 한번 적어봅시다."
    "다 소용이 없습니다."

    "자, 부인이 계시지요?"
    "물론이죠.그동안 사업이 어려워도 내 곁을 떠나지 않고
    언제나 힘이 되어줬죠.참 고마운 사람이예요.
    그러니 그 사람에게 더 면목이 없답니다."
    "자녀들은 있습니까?"
    "여럿 있어요.
    사업이 바빠 잘 돌보지는 못했지만 잘들 컸지요."
    "친구들은 있습니까?"
    "물론이죠.이번에 사업에 실패한 걸 보더니
    도와주겠다고 하더군요."
    "건강은 어때요?"
    "몸은 아직 건강한 편입니다."

    "당신은 모든 걸 잃었다고 하지만 이렇게 귀한 재산을 갖고
    있습니다. 실망하기에는 아직 이른 것 같습니다."
    노인은 종이에 적은 것을 그의 손에 쥐어주며 말했습니다.
    "자, 이것을 가지고 새롭게 출발을 해봐요."
    종이를 건네 받은 그는 노인의 손을 꼭 잡았습니다.  

    http://ansc.or.kr

    이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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