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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0년 1월 3일] 교구장 신년사목교서
  • 청지기
    조회 수: 1459, 2010-01-04 15:04:54(2010-01-04)
  • 서울교구 성직자, 수도자, 그리고 모든 교우들에게 드리는 2010년 교구장 신년사목교서

    서로 함께, 새로운 미래를 향하여
    “새벽을 흔들어 깨우리라” (시편 108:2)

    2010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먼저 새해 인사를 올립니다. 희망찬 새해를 맞이하여 서울교구의 모든 성직자와 수도자, 그리고 교우 여러분에게 날마다 풍성하게 베푸시는 하느님의 크신 은총과 축복이 함께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돌아보면 우리가 지나온 2009년 한 해는 말 그대로 다사다난(多事多難)했던 한 해였습니다. 밖으로는 서구 선진국이나 아시아 지역의 나라들이나 할 것 없이 많은 나라가 급속한 개발로 인한 생태계의 파괴로 생긴 기후 변화와 이로 인한 자연재해 때문에 큰 고통을 당하기도 했고, 여전히 중동에서는 의미 없는 전쟁이 계속되었습니다.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 불어 닥친 경제위기 때문에 우리들의 마음이 얼어붙기도 했었습니다, 안으로는 우리 사회 안에서 크고 작은 사건과 사고들이 끊이지 않아 불편한 마음이 가실 줄을 몰랐으며, 가난한 사람들을 더 가난하게 만드는 경제적 양극화 현상으로 인하여 슬프고 아픈 심정을 거둘 수 없었습니다.

    한반도를 둘러싸고 있는 평화와 안보에 대한 위협은 해를 거듭하면서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피할 수만 있다면 피하고 싶고, 외면할 수만 있다면 외면하고 싶은 우리가 사는 이 현실의 문제입니다.

    하지만 이런 현실의 문제들은 사람과 사람이 어울려 사는 현장에서 결코 피할 수 없다는 것 또한 분명한 사실입니다.

    그렇기에 우리의 과제와 관심은 눈앞에서 벌어지는 현상에 대한 절망과 한탄에 있지 않고. 오히려 사건과 사고가 끊이지 않는 이 현장에서, 잘못된 길로 가고 있는 이 시대의 정신에서 우리 교회의 사명과 역할이 무엇인지를 분명하게 깨닫고 실천해 나가는 일에 있어야 할 것입니다.

    지난 해 11월에 소집된 제45차 서울교구의회에서 우리 모두는 “새벽을 흔들어 깨우리라(시편 108:2)”라는 말씀을 2010년 교구 표어로 하여 2010년 새해를 새로운 각오로 준비하여 2015년에 맞이할 선교 125주년을 내실 있게 맞이할 것을 결의한 바 있습니다.

    이 표어에는 우리 교회가 세상에 꼭 필요한 교회가 되어 하느님의 부르심에 온몸과 마음으로 시간을 다투어 응답하려는 의지가 담겨 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지금 우리를 부르시고 계십니다.
    한 처음, 세상을 창조하실 때부터, 에집트에서 신음하던 히브리 백성을 부르셨을 때도 그랬거니와, 드디어는 사람의 몸을 입고 오신 하느님을 설레임으로 만나게 될 때에도, 예수님께서 만나는 모든 사람을 감싸 안으신 뜨거운 사랑의 행위에서도, 하느님께서 주신 놀랍고도 기쁜 소식을 전하는 사도들의 편지에 이르기까지 우리를 부르시는 음성으로 성서는 가득 채워져 있습니다.

    교회는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이 하느님의 선교를 위하여 함께 모인 공동체입니다. 이 공동체 안에서 하느님의 말씀이 선포되고,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 그리고 죽음과 부활을 통해 우리에게 보여주신 하느님의 지극한 사랑을 경험케 하십니다.

    우리를 이렇게 부르시는 까닭은 단순히 말씀을 기억하고, 예배하고 구원의 기쁨을 환호하는 것에 만족하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자리에서 구원의 기쁨을 이웃과 나누고 세상에 선포하고 증언하며 이 땅에 하느님 나라가 세워질 때까지  발걸음을 함께 하자는 명령도 담겨 있는 것입니다.

    지금도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친히 인도하십니다.
    항상 편안히 쉴 곳을 마련하시고 그리로 인도해 주시지만, 또한 우리 주변에 여러 가지 이유로 절망하기와 탄식하기를 반복하는 안타까운 사람들을 찾아 나서기를 간절히 원하시고 계십니다.

    예수님께서 냄새나고 초라한 마구간에서 사람으로서의 첫 삶을 시작하신 것처럼, 예수님의 몸인 우리 교회도 보다 어두운 곳을 찾아가서 그곳을 밝히는 빛이 되기를 간절히 원하고 계십니다.

    이처럼 끊임없이 우리를 부르시는 하느님의 음성에 귀 기울이며 교회다운 교회가 되기 위하여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2010년 한 해를 시작하고자 합니다. 새해에는 크게 두 가지의 목표를 가지고 일해야 할 것입니다.

    첫째는 선교 역량을 배가하는 일입니다.
    세상은 다양하게 분화된 다원화 사회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그 변화의 속도에 민감하게 반응하여 보다 빠르고 현명하게 교회의 영적 지도력을 넓혀 가야 할 것입니다. 교회의 본질을 되살리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해가면서 우리가 일할 수 있는 자리를 찾아가자는 말씀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한 사람 한 사람의 영적 쇄신이 우선되어야 할 것입니다. 한 사람의 신앙적 결단은 우리 모두에게 강한 선교적 역량이 되어 밝은 가정을 위한 노력으로, 청소년에 대한 깊은 통찰로, 노인과 장애우 문제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그리고 환경문제, 통일문제, 부끄럽지 않고 내용이 충실한 해외선교에 이르기까지 남들이 피하고 싶어 하는 어렵고 힘든 일들을 위해서 온 힘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이런 일들을 2010년에는 일선 교회현장의 사목을 중심으로 하여 교회사목의 폭을 더 넓히는 일에 주력할 것입니다. 가능한 한 관련된 사람들과 기관들이 서로 연대하여 이 모든 일이 우리가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이 되도록 서로 힘을 모아 우리들 한 사람 한 사람이 선교사의 역할을 감당하며 선교 역량을 배가하는 일에 최선을 다해 주시기를 당부드립니다.

    둘째는 새로운 선교적 비젼을 만들어 내는 일입니다.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기 위하여 생각의 틀을 바꿀 것을 요청하는 세상의 도전을 받아들일 것입니다. 아시다시피 모든 개혁과 혁명이라는 것은 훼손되어가는 역사를 본래의 모습대로 회복해 가는 과정에서 나온 산물입니다.

    교회에서 말하는 모든 개혁과 혁명은 하느님께서 세우신 창조 질서를 회복하는 일입니다. 하느님 편에서가 아니라 우리 인간의 욕심을 내세워 일하면 하느님의 창조 질서를 망각하는 잘못을 범할 수 있다는 것을 역사적인 경험 안에서 배워 익히 잘 알고 있습니다.

    그동안 많은 노력을 해온 것은 사실이지만 불행하게도 교회는 점점 더 세상의 기운에 함몰되어 오히려 교회가 세상보다 훨씬 더 세속적으로 변질되어 온 것도 사실입니다.  

    그렇기에 우리가 풀어가야 할 과제는‘어떤 방식으로 교회다운 교회를 만들 것인가?’로 모아져야 합니다.

    변해가는 시대를 신앙인의 눈과 가슴으로 예민하게 살피면서 ‘어떻게 복음을 전할 수 있을까?’를 위한 성찰과 기도로 지혜를 모으는 일에 부지런한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가 아니라‘이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시작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2010년에는 무엇보다도 먼저 우리의 정체성을 올바로 세우는 일에서부터 시작할 것입니다.

    ‘우리를 왜 성공회로 부르셨는가?’ 하는 질문을 진지하게 살피자는 것입니다. 우리의 정체성을 올바로 세우는 일에서부터 우리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교회의 적극적인 쇄신이 가능해지겠기 때문입니다.

    각 교회와 기관은 실질적인 신앙교육을 각 단위 중심으로 평생교육의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참여하여 교회와 기관이 선교의 구체적 도구로 변화가 가능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우리 교회의 미래를 위하여 지금도 연구 중에 있는 성직자 양성과 재교육 과정을 훨씬 더 다양한 모습과 책임 있는 내용으로 만들어 가고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는 사람을 길러 내는 일에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그리하여 다른 집단에서는 하고는 싶지만 할 수 없는 일과 가능하면 피하고 싶어하는 일들을 우리 모두가 기쁜 마음으로 나서서 할 수 있는 일로 준비할 것입니다.  

    사랑하는 서울교구 교우 여러분!
    새해 첫 주일 아침에 우리는 우리를 부르시는 하느님의 음성을 듣습니다. 아직도 해야 할 일이 많은 현장에서 부르시는 그분의 음성을 듣습니다.
    나직하면서도 힘 있는 울림으로 다가오는 그분의 부르심에 우리 교구 전체가 “아멘”으로 응답하며 힘찬 한 해를 열 수 있기를 바랍니다. 우리에게는 우리 모두를 선한 길로 이끄실 착한 목자가 이미 계십니다. 이제 성령님의 인도에 따라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 하더라도 기쁨으로 응답하며 힘찬 발걸음을 옮기십시다.

    함께 새벽을 여는 성직자, 수도자, 그리고 교우 여러분!

    저는 이제 교구장으로서 두 번째 해를 시작합니다. 작년에 교서를 통하여 혼자서는 하지 않겠다고, 또한 여러분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서 감사하고 행복하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결코 서두르지 않겠노라고 약속드렸습니다.

    새로운 날을 만들기 위해 애쓰고 수고해 온 지난 2009년 한 해처럼 2010년 한 해에도 함께 하여 주십시오. 더 큰 꿈과 희망으로 함께 하여 주십시오. 함께 힘을 모아 건강하고 신실하며 아름다운 교회를 만들어 갑니다.

    조금은 이른 시간일 수는 있지만 하느님께서는 이 신 새벽을 사용하셔서 누구보다도 먼저 바로 여러분들과 함께 하느님 나라를 건설하기를 원하십니다.

    바로 여러분 모두가 하느님 나라의 주인공입니다!

    경인년 새해가 여러분 모두에게 놀라운 축복의 해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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