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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성공회 제자교회대한성공회 제자교회

  • 1월 19일
  • “하느님의 어린양”이 이루신 구원, 요한 1:29

    오늘 복음서에서 세례자 요한은 예수님을 “이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하느님의 어린양”이라고 증언합니다. 이 증언은 십자가에 돌아가시고 부활하심으로써 우리를 죄와 죽음으로부터 구원하시는 예수님의 사역을 간명하게 요약한 표현이 됩니다.

    우리는 죄의 문제를 상벌(賞罰)의 관점에서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느님께서 우리 죄를 용서하시는 일도 죄에 대한 징벌을 면제해주시는 일로 여깁니다. 그러나 그리스도교의 죄의 문제는 친교(親交)의 손상과 회복이라는 차원에서 다루어짐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리스도교의 구원은 현세와 내세에 주어지는 외적 보상이 목적이 아닙니다. 그런 보상은 결과적인 것이고 참된 구원의 내용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회복된 하느님과의 친교, 성령을 통한 현실화되는 이웃과의 친교 자체입니다.

    오늘 서신은 이렇게 표현합니다. “하느님은 진실하십니다. 그분은 여러분을 부르셔서 당신의 아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와 친교를 맺게 해주셨습니다.”(1고린1:9)

    그런 점에서 “예수님 대속(代贖)의 공로를 오직 믿음으로 영혼이 천당에 가게 된다”는 교리는 실은 많은 이야기가 생략된 제한된 표현입니다. 그런 교리적 표현보다 더 유익하고 유효한 것은 바로 우리가 전례를 통해 삼위일체 하느님께서 행하시는 구원사건을 기념하는 일입니다.

    우리는 감사성찬례(미사)를 통해서 예수님께서 우리를 대속하신 그 구원사건의 참뜻을 “오늘, 여기에서, 함께” 깨닫고 체험합니다. “이것은 너희들과 많은 사람의 죄를 위하여 흘리는 새로운 계약의 피니, 나를 기억하여 이 예를 행하라”고 하신 주님의 말씀에서 우리의 죄와 그 죄를 다루시는 하느님의 사랑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얻습니다.

    우리의 죄는 하느님을 떠나서, 하느님과 어긋난 관계 속에, 하느님을 거스르며 사는 상태입니다. 십자가 사건이란 하느님께서 그 죄를 해결하시되, 우리를 징벌함으로가 아니라 도리어 심판주이신 하느님 편에서 스스로를 낮추고 희생하시어 관계를 회복하심으로써 해결하신다는 놀라운 신비요 역설입니다.

    죄 없이 죽임 당하신 예수님의 자기희생은, 하느님의 사랑이 몸소 인간의 죄악과 고통을 함께 겪으시고 아파하시는 차원임을 알려줍니다. 예수님의 십자가가 그토록 지극한 하느님의 사랑임을 깨달음으로써 우리의 구원은 시작됩니다. 우리는 마땅히 하느님께 돌아가기를 결심하고, 하느님과의 회복된 관계 속에서, 성령을 따라 하느님께 순종하며 살 수 있게 됩니다. 남을 희생시켜서 내 욕망을 채우려는 태도를 포기하고, 도리어 나를 희생시켜 사랑의 계명을 지킴으로써 우리의 구원은 완성됩니다. 하느님의 사랑 속에 살아가는 하느님나라의 삶, 곧 영원한 생명을 얻고, 죄와 죽음을 이기게 됩니다.

    “하느님의 어린양” 예수 그리스도의 삶과 죽음은 지극한 하느님의 자기희생적인 사랑을 의미합니다. 그 사랑에 우리를 맡기고, 자기희생이 곧 사랑임을 배워 살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우리의 구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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