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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쌍용차 고공농성장을 다녀와서...
  • 조회 수: 1139, 2013-02-06 09:57:28(2013-01-22)
  • 모든 것이 정치이나 정치가 모든 것은 아니다.
    제가 군대에 있을 때 읽었던 신앙서적(나침반 출판사)의 제목입니다. 군대에 있을 때 신앙적으로 여러 가지 회의를 가지면서 책을 많이 읽었습니다. 그때 읽었던 책이 바로 ‘모든 것이 정치이나 정치가 모든 것은 아니다.’라는 책 이었습니다. 너무 오래전에 읽었던 책이라 책의 내용이 잘 생각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책과 얽힌 일이 기억납니다. 군대에 있을 때에도 정말 열심히(?) 책을 ...보던 저는 항상 관물대에 여러 권을 책을 넣어 놓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대대 정보과에서 불온서적을 찾는다며 관물대를 뒤지더군요. 그리고 발견된 제 책. 정말 신앙서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정치’라는 단어가 들어갔다는 이유로 불온서적이 되어 불타 사라져 버렸습니다. 제 일신상의 어떤 불이익도 없었지만 하~~ 정말 할 말이 없더군요. 그때 불온서적이라고 가져갔던 그 중사는 저하고도 안면이 있어서 참~~ 잘 지냈었는데... 왜 그랬는지 이해가 가질 않습니다. 한번쯤 물어봤으면 좋았을 텐데.
    지금 그 책의 내용은 생각나지 않지만 제목만 놓고 보았을 때 아마도 이런 내용이지 않았을까 추측해 봅니다.
    ‘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은 정치적 활동의 결과물이다. 하지만 크리스천으로 산다는 것은 정치적인 활동 그 이상의 것이다. 크리스천의 활동은 정치적인 너머의 것을 추구하며 결코 정치적인 것으로 얽매여서는 안 된다.’
    어제 저희 교회에서 저를 포함한 몇몇 신자들이 쌍용차 고공농성장을 방문했습니다. 고공농성장(몇 만 볼트의 전기가 흐르고 있는 송전탑입니다.)을 보는 순간 와락 하고 눈물이 날 뻔 했습니다. 어떤 생각도 들지 않더군요. 그냥 눈물 나는 것을 꾹~~ 참았습니다.
    어제 저희가 가서 했던 것은 쌍용차 노동자들을 위해 짧은 기도회(쌍용차 문제로 인해 유명을 달리하신 23분의 노동자를 위해 편안히 쉬시라는 기도를 하고, 신부님의 말씀을 듣고, 이 땅의 평화가 있기를 바라는 기도를 올렸습니다.)를 했습니다. 그리고 그분들께 따뜻한 떡국 한 그릇 대접해 드렸습니다. 떡국 한 그릇 같이하며 그분들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한 분의 노동자께서 그러시더군요. 홀로 집에 있을 땐 참 나쁜 생각이(자살충동) 많이 들었는데 이곳 농성장에 와서는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 그런 생각이 들지 않더라고요.
    저희가 가서 그분들께 드렸던 것은 어떤 정치적인 연대의 힘이 아니라 그분들이 처한 상황 속에서 그분들만 있는 것이 아니라 ‘옆에서 당신들을 위해 기도하는 우리가 있다,’라는 마음이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공간은 정치적입니다. 우리가 고공농성장을 방문하든 안하든 우리는 정치적 결정을 이미 내리고 있습니다.(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도 이미 정치적인 것이지요.) 정치적인 연대를 위한 의미로 어제 고공농성장 방문이 이뤄졌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모든 것이 정치적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우리에게 정치가 모든 것은 아니다.’ 라는 것을 보여준 방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것을 정치적인 활동이다 판단하지 마시고 크리스천으로서 정치적인 것을 떠나 아픈 사람 이야기를 들어주는 그런 일이었다고 봐주셨으면 합니다.
    어제 고공농성장을 방문하셨던 교인들께 감사하고 교회에서 기도로 함께 하신 분들께 감사하고 다양한 생각들을 배려로서 받아주시는 모든 교인들께 감사드립니다.
    다양한 생각들이 함께 하는 우리교회를 정말 사랑합니다.일괄편집_IMG_1908.JPG일괄편집_IMG_1919.JPG일괄편집_IMG_1920.JPG일괄편집_IMG_1932.JPG

댓글 8

  • 이병준

    2013.01.22 14:56

    주님의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함께 나누고 기도하는 모습 너무 아름답습니다. 함께하지못해 죄송하구요, 이념을 떠나서 우리주위에 있는 사람과 함께 울고 함께 웃는 교회공동체가 되기를 원합니다.
  • 박마리아

    2013.01.22 19:00

    저는 떡국 끓여 줄 사람과 중보기도 같이
    하실분이 필요하다는 말에 도움이 되어야
    겠다고 생각하고 움직였습니다
    이것을 정치적인 행위로 보시는 분이
    있다면 바로 그 사람이 정치적인 사람이라고 여겨집니다
    좌로도 우로도 아닌 오직 진리로 꼬이길 바랍니다 농성장에 약 100여명의 내새끼 같은
    전경들을 보며 마음 아팠고
    그들에게도 떡국끓여 주고 싶었습니다
  • 우아

    2013.01.23 01:25

    저는 수원교회 정스테반이라고 합니다. 함께 했었더라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4년전 용산참사 때부터 안타까운 현실들에 늘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뜻깊은 일에 함께 하고 싶네요. 문자 남겨주세요. 010 5697 1141

  • 패트릭

    2013.01.23 19:23

    기회가 닿으면 연락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번주 토요일엔 쌍용차 희망버스가 있습니다. 홈피 참조하세요.
  • 이병준

    2013.01.23 23:02

    너희안에 이마음을 품으라 곧 그리스도예수의 마음이니(빌 2:5) 그리스도의마음 곧 긍휼의마음을 품는자가 아닐까요?
  • 니니안

    2013.01.24 00:28

    우리에게 색깔이 있나요?
    약자가 파랑이면 우리도 파랑, 약자가 빨강이면 우리도 빨강이 아닌가?
  • 서미애

    2013.01.24 21:14

    저희가 그분들께 해든린건 민망할 정도로 없습니다. 외로운그분들 얘기들어드리고, 추위와고통중에 계신분들이라 위로해드리고, 기도해드린 정도입니다. 제가보기에 정치행위는 전혀 없었습니다. 전 저희 제자교회를 사랑하고 또 자랑스럽습니다!

  • Profile

    stello

    2013.02.06 09:57

    아멘
    전 오늘 처음 온 사람입니다 만 너무나도 좋은일을 하시는군요
    아무도 무서움 때문에 가까이 하려하지않는 소외된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정을 주시니 전 멀리 있지만 정말 감사합니다.

    훌륭하십니다.

    분명 주님께서도 기뻐히 보시고 지원 하실겁니다.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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