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베드로 전 신자회장이 미국으로 가시면서 기타 한 대를 버리고(?) 갔습니다.
삼익에서 제조된 세미할로우 바디의 전기 기타입니다.

이 녀석을 제가 처음 본 지는 한 15년쯤 된 것 같은 데 당시 습기 때문에 벽에 물이 줄줄 흐르는
교동교회 지하실에 방치되어 있었죠. 그 동안 여러 사람들 손을 거쳐간 것으로 들었습니다.

그 놈을 집으로 가져와 앰프에다 물려보니 전기 부품은 모두 부식되어 다 망가져있고 픽업에서 나오는
소리는 조금 웃기는(?) 소리가 났습니다.



이걸 어찌 처리할까 하고 이리 저리 살펴보니 몸체는 멀쩡하고 넥은 약간 앞으로 기울기는 했는데 프렛도 거의 마모가 없고 상태가 괜찮아 보였습니다. 트러스트로드를  돌려보니 한 번도 넥 조정을 한 적이
없는 듯 하군요.  그래서 조금 조여주니 넥이 아주 좋은 상태로 되돌아 왔습니다.  이런 기타의 특징은
아무리 험한 조건에 굴려도 끄덕없는 내구성에 있죠. 거참 이상하죠? 조금 값이 나가는 것들은 조금만
막 대해도 바로 자해를 해서 주인에게 복수를 하는데... ^^

마침 아끼던 ES335를 팔아버려서 세미할로우 기타가 아쉽던 차에 이 놈을 다시 살려보기로 했습니다.
돈을 많이 들이기는 아무래도 아까와서 일단 웃기는 소리가 나는 깡통 픽업을 스카이에서 나온
저렴한 험버커로 바꾸고 전기부품과 배선을 모두 교체하기로 했습니다.



뒤 뚜껑이 없는 모델이라 f홀로만 작업을 해야하는데 작업 공구가 없어서 애를 먹었으나
결국은 해냈습니다. 스스로 대견 ... ^^



깨끗이 닦고 지판에는 레몬오일도 먹이고 했더니 아주 그럴싸하게 살아났습니다.
앰프에 물려 소리를 내보니 뭐 훌륭하다고 하기는 어렵지만 썩 괜찮은 소리가 납니다.
죽어가는 놈 하나 살렸습니다. ^^



전투 기타가 생겼습니다.  다음 번 찬양 예배 때 교회에 가져가서 한 번 써봐야겠습니다.

교우 여러분, 사순기간을 지내시면서 그 동안 묶혔던 생각 속의 찌든 때도 벗겨내시고
망가진 마음도 수리하셔서 말끔한 상태로 주님의 부활을 맞이하시면 좋겠습니다.



ps) 베드로, 나중에 이 기타 다시 가져가기 있기 없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