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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행동으로 진실하게 사랑하는 사람 3 - 그녀가 아직 아이티를 떠나지 못하는 이유
  • --- 아이티 포르토프랑스 '사랑의 교회'를 담임하고 있는 백삼숙목사


      “한국교회가 현지 교회 재건사업에 힘써주기를 바랍니다. 거의 모든 교회들이 무너졌고 목회자들은 교인들을 잃었습니다. 한국교회와 결연사업이 진행되기를 원합니다.”

      아이티 현지 구호를 위해 도착하는 한국인 봉사자들의 터미널 역할을 하고 있는 사랑의집 백삼숙(67) 목사는 “구호에 치중하고 있는 한국교회가 이제는 무너진 집을 치우는 일과 의료팀 지원이 시급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12일 지진 발생 이후 사랑의집은 아이티에 온 한국 봉사자들이면 무조건 거쳐야 하는 곳으로 유명해졌다.

      도미니카공화국 산토도밍고 공항에서 차량으로 이동해 7시간 남짓 걸리는 이곳엔 지금까지 200여명이 다녀갔다. 방문객들은 예약도 없이 몰려들었고 방송·신문사 기자 등을 비롯해 의료팀, 구호팀, NGO 단원 등이 속속 다녀갔다. 백 목사는 그때마다 식사와 잠자리, 인터넷 등 편의를 제공하며 구호팀을 섬겼다. 지난 22일(현지시간)에는 UN평화유지군으로 활동 중인 이선희 소령을 만나 화장품을 챙겨주는 등 같은 여성으로서 세심한 배려도 아끼지 않았다.

      “지난주와 달리 아이티는 안정을 되찾고 있습니다. 하지만 다들 살기에 바빠 무너진 건물에서 시체를 꺼내놓아도 가져가지 않습니다. 안정과 함께 무관심과 외면이 넘쳐나 안타깝습니다.” 아이티 한국 선교사로는 3번째인 백 목사는 2002년 이곳에 도착해 고아원 사랑의집을 운영하며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목회 중이다.


      백 목사는 선교사 초기부터 이곳 빈민촌인 ‘시티 솔레이’를 정기적으로 방문하며 복음을 전했다. 서구 선교사들이 병원과 학교를 운영할 때 백 목사는 이들 ‘아웃 캐스트’를 만났던 것이다. 이 때문에 현지 하층 주민과 접촉한 첫 동양 선교사가 됐다. 시티 솔레이는 지방에서 올라온 빈민들이 모여 사는 곳으로 나무판자나 벽돌, 야자수 등으로 엮은 집들이 많다. 이 때문에 이번 지진으로 피해는 적었지만 총기를 소유한 사람들이 몰리는 바람에 해방구가 됐다.

      백 목사는 “그곳에 교회도 여럿 되는데 지진 이후 찾아가지 못했다”며 “안정이 되는 데로 다시 갈 것”이라 말했다. 고아 사역도 시작했다. 백 목사의 보호를 받고 있는 고아들은 20여명. 이중 8명이 학교에 다니며 공부를 하고 나머지는 청소년과 청년들이다. 모두 백 목사를 ‘엄마’로 부르며 따랐고 한국말도 곧잘 했다.

      무남독녀로 태어난 백 목사는 지진 직후 도미니카공화국 한국 대사관의 권고에도 피신하지 않았다. 고아들을 놓고 떠날 수 없다는 책임감이 컸지만 또 다른 이유도 있었다. 아이티엔 그의 모친이 잠들어 있었던 것이다. 4년 전 아이티에 왔던 모친은 이곳에서 백 목사와 함께 3년을 지내다 별세했다. 백 목사는 어머니를 이곳 고아원 부지에 묻었다. 백 목사는 “원래는 내가 묻힐 곳인데 어머니를 모셨네요”라며 말을 흐렸다.

      3년 후면 고희를 바라보는 나이임에도 백 목사는 소녀 같았다. 말하는 도중 배시시 웃는 모습도 그랬고 어떤 질문에도 열심히 답해주었다. 지진이 아니면 어느 누가 아이티에 관심을 갖겠냐고 말하는 백 목사에게 아이티 사랑의 이유를 물었다. “눈도 빨갛고 피부도 검은 이들을 처음 보면 무섭지만 이들처럼 심성이 착하고 순수한 사람들도 없을 겁니다. 소망과 미래를 잃은 이들에게 예수의 사랑만이 해결책입니다.” 선교는 ‘사랑하는 것’이라고 정의하는 백 목사는 “아픔을 같이 나누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선교”라고 말했다.

댓글 1

  • 조기호

    2010.01.26 09:46

    제가 다니고 있는 교회에서도 2월 초에 백목사님의 사역을 돕기위해
    몇분이 가십니다.
    저도 가고 싶었지만
    아직까지는 참고 있습니다.
    금전적으로만 후원합니다.
    그러나 저도 쓰일 때가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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