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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느 친구의 이야기
  • 조회 수: 1480, 2014-02-03 22:54:08(2014-01-29)
  • "펌"

    어느 친구의 이야기

     

    10년전, 나의 결혼식 날 이었다.

    결혼식이 다 끝나도록 친구 형주의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바로 그때 형주 아내가 토막 숨을 몰아쉬며 예식장 계단을 급히 올라 왔다.

    "고속도로가 너무 막혀서 여 덟 시간이 넘게 걸렸어요.  어쩌나, 예식이 다 끝나 버렸네......"

    숨을 몰아쉬는 친구 아내의 이마에는 송골송골 땀방울이 맺혀 이었다.

    "왜 뛰어 왔어요. 아기도 등에 업었으면서......이마에 땀좀 봐요."

    초라한 차림으로 숨을 몰아쉬는 친구의 아내가 너무 안쓰러웠다.

     

    "석민이 아빠는 오늘 못 왔어요.  죄송해요," 친구 아내는 말도 맺기 전에 눈물 부터 글썽였다.

    엄마의 낡은 외투를 덮고 등 뒤의 아가는 곤히 잠들어 있었다.

    눈물을  글썽이면서 축의금 만 삼천원과 편지 1통을 건네 주었다.

    친구가 보낸 편지에는

     

    "친구야! 나 대신 아내가 간다.

    가난한 내 아내의 눈동자에 내 모습도 함께 담아 보낸다.

    하루를 벌어야지 하루를 먹고 사는 리어카 사과 장사가, 이 좋은 날 너와 함께 할수 없음을 용서해다오.

    사과를 팔지 않으면 아기가 오늘밤 분유를 굶어야 한다.

    어제는 아침부터 밤12시 까지 사과를 팔았다.

    온 종일 추위와 싸운 돈이 만 삼천원이다.

    하지만 슬프지 않다.

    나 지금 눈물을 글썽이며 이 글을 쓰고 있지만, 마음만은 너무 기쁘다.

    개 밥그릇에 떠 있는 별이 돈보다 더 아름다운 거라고 울먹이던 네 얼굴이 가슴을 파고 든다.

    아내 손에 사과 한 봉지를 들려 보낸다.

    지난밤 노란 백열등 아래서 제일로 예쁜 놈들만 골라냈다.

    신혼여행 가서 먹어라.

    친구여~ ~ ~  이 좋은 날,  너와 함께 할 수 없음을 마음 아파 해다오.

    나는 언제나 너와 함께 있다.          해남에서 친구가"

     

    편지와 함께 들어 있던 만 원 짜리 한 장과 천 원 짜리 세 장..

    뇌성마비로 몸이 불편했던 형주가

    거리에 서서 한 겨울 추위와 바꾼 돈이다.

    나는 웃으며 사과 한 개를 꺼냈다.

    "형주 이놈, 왜 사과를 보냈대요. 장사는 뭐로 하려고......."

    씻지도 않은 사과를 나는 우적우적 씹어 댔다.

    왜, 자꾸만 눈물이 나오는 것 일까, 새 신랑이 눈물 흘리면 안 되는데.......

    다, 떨어진 신발을 신은 친구 아내가 마음 아파 할텐데......

    멀리서도 나를 보고 있을 친구가 가슴 아파 할까봐, 나는 이를 사려 물었다.

    하지만,

    참아도 참아도 터져 나오는 울움 이었다.

    참으면 참을수록  더 큰 소리로  터져 나오는 울움 이었다.

    어깨를 출렁이며 울어 버렸다.

    사람들 오가는 예식장  로비 한 가운데 서서..끝

     

    인생 살면서 이런 친구 만들기 쉽지 않죠.

    주님께 드려진 돈도 이런 돈의 일부가 있을 수  있습니다.

    너무 쉽게 생각하고 쉽게 사용하지 맙시다.

댓글 4

  • 서미애

    2014.02.01 12:18

    교회 재정을 맡으시고 예수님 맘을 담으셔서 한푼이라도 낭비되지 않기를
    바라시는 니니안 위원님의 마음이 느껴집니다~
    우선 여선교에서는 주님의 귀한 돈을 아끼기위해 음식을 낭비하지않고
    식재료를 구입할 때도 좀더 싸고 좋은 제품을 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니니안

    2014.02.03 00:34

    감사합니다.
  • 박마리아

    2014.02.03 21:48

    제가 일을 하지 않을 때는 물질봉헌이 제일
    쉽다고 생각했습니다. 워낙 몸이 부실했으니까요.
    그런데 일을 하고 돈을 벌어보니
    돈이 단지 돈이 아님을 깨닫게 되더군요.

    윗 글처럼
    나는 이런 친구가 될 수 있을까...
    곰곰하게 생각해봤습니다
  • 노아

    2014.02.03 22:54

    눈에 보이지 않지만 많은 교우들의 노고로 우리 교회가 움직이고 있음을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한분 한분의 정성을 생각하며 건강한 교회 재정을 운영하시고자 하는 마음이 느껴집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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