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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성공회 제자교회대한성공회 제자교회

  • 2020년 3월 1일
  • 조회 수: 134, 2020-03-01 21:20:30(2020-03-01)
  • 주일설교(사순 1주)                                              
    2020년 3월 1일
                                                                        성공회 제자교회 관할사제 김애덕


    본문 : 마태오 4:1-11
    그 뒤에 예수께서 성령의 인도로 광야에 나가 악마에게 유혹을 받으셨다.
    사십 주야를 단식하시고 나서 몹시 시장하셨을 때에
    유혹하는 자가 와서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거든 이 돌더러 빵이 되라고 해보시오." 하고 말하였다.
    예수께서는 "성서에 '사람이 빵으로만 사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살리라.' 하지 않았느냐?" 하고 대답하셨다.
    그러자 악마는 예수를 거룩한 도시로 데리고 가서 성전 꼭대기에 세우고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거든 뛰어내려 보시오. 성서에, '하느님이 천사들을 시켜 너를 시중들게 하시리니 그들이 손으로 너를 받들어 너의 발이 돌에 부딪히지 않게 하시리라.' 하지 않았소?" 하고 말하였다.
    예수께서는 "'주님이신 너의 하느님을 떠보지 말라.'는 말씀도 성서에 있다." 하고 대답하셨다.
    악마는 다시 아주 높은 산으로 예수를 데리고 가서 세상의 모든 나라와 그 화려한 모습을 보여주며
    "당신이 내 앞에 절하면 이 모든 것을 당신에게 주겠소." 하고 말하였다.
    그러자 예수께서는 "사탄아, 물러가라! 성서에 '주님이신 너희 하느님을 경배하고 그분만을 섬겨라.' 하시지 않았느냐?" 하고 대답하셨다.
     
    마침내 악마는 물러가고 천사들이 와서 예수께 시중들었다.

    1. 인생은 흙이니.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라고 인사드리기에 너무도 참담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교구장 주교님의 권고에 따라 교회가 지역의 성전에서 성찬례를 드리지 못하는 안타까운 상황에 처해, 이렇게라도 서신으로 주님의 말씀을 전함을 양해바랍니다.  

    지난 1월에 시작된 코로나19 사태는 한달이 지나는 지금 전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오늘 기준(2월 29일), 3천명이 넘는 숫자가 감염확진으로 판정이 났으며, 교회가 위치한 이곳 세교동을 기준으로 병점, 진안, 반정, 반송, 외삼미, 안정리 등지에 이미 확진자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지지난 주일(2월16일)까지만 해도 확진자 수가 조절이 되어서 코로나19가 이제 잡혀가고 있구나 낙관을 했습니다. 하지만 대구의 한 신천지 집단과 경북, 청도등에서 드러난 신천지 관련 시설등에서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의 감염확산이 드러나면서 전국은 불안과 염려에 휩싸이게 되었습니다. 

    지난 수요일에는 본래 사순절기의 시작일이어서 예년대로라면 많은 교우님이 출석하여 ‘재의 수요일(Ash Wednesday)’ 전례에 따라 예배를 드렸을 것입니다. 해마다 우리는 이 날에 이마에 재를 바르며 ‘인생아 기억하라 너는 흙이니 흙으로 돌아가리라’ 라는 주님의 말씀을 되새기며, 인생의 본질을 회고하고 새로운 각오를 품게 됩니다. 

    죄와 사망의 권세에 놓인 인간의 본질과 위상에 대해 성서는 단언합니다. ‘흙으로 돌아가리라’ - 이 선언에 예외는 없습니다. 그리고 모든 육체는 생명을 다하는 순간 재가 되어, 진토가 되어 흙으로 돌아가는 이치를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재를 바르는 순간 인간의 돌아갈 자리를 다시금 되새긴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인생은 흙으로 돌아감으로 마감하지 않는다는 것이 우리가 들은 복음입니다. 죄와 사망의 권세 아래 신음하던 우리 불쌍한 인생을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독생자 예수를 통해, 그분의 십자가 속죄와 대신 죽으심으로 인해, 인생을 구출하신다는 복음을 우리는 믿고 살아갑니다. 얼마나 감사한지요. 죽음에서 우리가 놓인 것입니다.

    죄에 대하여는 죽고 그리스도에 대해서 산, 그 안에서 새롭게 거듭 태어난 인생이 바로 성도인 것입니다. 그러기에 이마에 재를 바름은 단순히 죄인의 비루함에 굴복하라는 메시지가 아니라, 새로운 본질을 형유하는 인간으로 거듭났으며, 이제 겸허히, 껍데기를 버리고 새로운 인간을 살라는 명령에 아멘 하는 성도의 다짐인 것입니다.

    어찌 보면 우리 사회 전체가 ‘재바름’을 입은 것이라 믿습니다. 이제 우리가 속한 사회가 공동체가 살아갈 유일한 길은 온전한 그리스도인으로 거듭나서 새 생활의 도리, 즉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새로운 삶을 살아감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것을 더 명확히 하는 계기가 되리라고 믿고 소망합니다.   

    2. 유혹과 시련, 응전

    오늘 본문에서 예수님은 성령님의 이끄심으로 광야에 나가십니다. 거기에서 사십 주야를 기도와 금식으로 자신을 온전히 아버지께 드립니다. 그런데, 이 중차대한 시기에 가장 요동하는 것이 있으니, 바로 마귀입니다. 마귀는 온갖 감언이설로 예수님을 넘어뜨리려 시도합니다. 빵과 존재 과시와 권세에 대한 것입니다. 

    빵(식량) 없이 사는 인생은 없습니다. 먹고사는 일이 선행되지 않으면 온갖 선포와 철학과 심지어 신앙마저도 공허한 것에 불과할 수 있습니다. 배고픈 인생, 늘 먹고 사는 일에만 몰두하고 천착하는 인생처럼 불쌍한 존재도 없지만, 먹는 것을 초월하여 살아가는 인생도 우리는 알지 못합니다. 마귀는 우리의 기본욕구에 도전합니다. 

    ‘네가 하느님의 아들이거든’ 라고 일갈하며 마귀는 예수께 도전합니다. 네가 사장이라면, 네가 오너라면, 네가 **라면 네 권리를 활용해라 – 는 도전은 늘 우리 곁에 도사리고 있습니다. 네 모습을 보여라는 것입니다. 너 다움을 누리고 네 힘을 보이고, 네 존재의 모든 것을 과시하라는 것입니다. 자아를 현시하라는 유혹으로도 보여 집니다.  

    권세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든 인간은 권력을 지향한다는 경구가 있습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권력을 혹은 자존감을 가지고 살려는 인간의 본성도 나무랄 일은 아니지 싶습니다. 내 자리가 위협받는 일에 참을 사람도 별로 없거니와 남의 자리를 탐내는 인간 군상을 목격하는 일도 어렵지 않습니다. 권력은 늘 사람들의 이슈입니다.

    이 유혹과 도전들은 사실 우리 평범한 사람들에게 오는 것이 아닌 것처럼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그런데 이것들을 곰곰이 분석해 보면 이 도전들에게서 과연 오늘 나는 자유로울까 하는 의구심을 품지 않을 수 없습니다. 빵이 떨어지고, 존재가 무시되고, 아무런 힘도 없이 과연 나는 이 세상에 존재할 수 있는가 라는 질문입니다. 

    예수님의 응전은 단호하며 명쾌합니다. 사람이 빵으로만 사는 게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 말은 빵만을 위해 내 힘을, 내 인생을 다 걸지 않겠다는 의미입니다. 오히려 나에게, 우리에게 주어지는 하느님의 모든 말씀, 즉 성서를 통해 계시되는 그분의 나라와 그분의 뜻이 성취되는 삶에 나와 우리가 올인 한다는 메시지로 새깁니다. 

    너의 존재를 드러내고 그 힘을 맘껏 쓰라는 도전에도 주님은 단호하십니다. 하느님을 시험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이미 우리는 모든 것을 누리고 있습니다. 하느님의 독생자를 매일 모시고 사는 존귀한 인생들로 변화되었습니다. 특별한 징표와 기적을 그분께 더 요구하고 증명하지 않아도 될 만큼 기적 같은 인생들로 이미 변화 되었습니다.

    어떠한 권세도, 능력도 이미 우리에게 하느님보다 더 높지 않습니다. 이미 우리는 그분의 자녀가 되었고 상속자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온전히 삼위 하느님만 예배합니다. 우리는 모두가 형제로 서로 섬기고 존중합니다. 타인을 도구로 사용하고 이용하고 조종하고 억압하는 모든 권세에 단호히 저항합니다. 불의를 미워합니다. 

    3. 맺음 – 미증유의 사태와 우리의 태도

    한국의 성공회가 13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새로운 도약을 꿈꾸는 이때에 교회와 세상이 더 참담할 수 없는 도전에 직면하였습니다. 모임과 집회와 예배가 취소되고 서로를 대면하고 대화함이 꺼려지는 암울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제 철저히 자기 자신만 성찰해야 하는 고독의 시간이 우리 앞에 놓여 있습니다. 

    섣부른 낙관을 말하는 것은 옳지 않아 보입니다. 반면에 모든 것이, 온 세상이 암흑이고 두려움이고 절망이라 말하는 것에도 동의하지 않습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말을 기억해 봅니다. 아무리 길어도 감당할 수 있을 정도일 것임은 의심하지 않습니다. 이 모든 일에 최종적인 권한과 결정과 능력이 주님께 있음을 우리는 믿습니다. 

    감염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요청에 교회는 가장 먼저 협력합니다. 그리고 교회가 가진, 참다운 신앙공동체가 가진 특권과 책무도 되새겨 봅니다. 고통당하는 이웃에 대한 배려와 이 어둠과 두려움의 시기에 더욱 더 하느님께 가까이 나아가는 신앙의 모습입니다. 성찰하는 시기요 반성하는 시기요 주님께 돌아오라는 시기로 여깁니다. 

    가정예배가 회복되고, 무뎌졌던 신앙의 본령을 일깨우는 시기입니다. 세속과 욕망에 찌들었던 내 자신을 탈탈 털어 주님께 다시 드리는 헌신의 시기입니다. 내 자신을 덮고 있는 온갖 찌거기와 껍데기와 이별하는 기회입니다. 기도와 성찰은 어떤 시기, 어떤 곳에서도 가능했던 일들입니다. 이제 주님께 다시 돌아가는 시기입니다. 

    금주 한주간도 주님께서 모든 위협에서 지켜주시고, 지혜와 절제와 성찰의 은총을 부으셔서 새롭게, 더 새롭게 주님 앞에 나아가고 그분 안에 머무는 제자교회 성도 되시며, 보다 안전한 세상이 되길 염원하며 각자의 본분에 충실하여 이 세상에 빛과 소금이 되는 성도 되시기를 우리 구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간절히 축원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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