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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시대의 신정론(7)---본회퍼를 기억하며
  • 우리시대의 신정론(7)
    ---본회퍼를 기억하며

    당신의 결혼은 누구의 뜻인가?
    당신의 뜻인가?
    하나님의 뜻인가?

    (먼저 본회퍼의 글을 보겠고, 간단한 해설은 마지막에 붙이겠습니다.)

    *********************************...

    <옥중에서 결혼식을 위한 설교>

    신랑 신부가 결혼식 날 비길데 없는 승리감을 가지고
    축하하고 기뻐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일체의 곤란, 저항, 지장, 의혹, 주저를 개의치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그것들과 떳떳하게 맞서서 극복했을 때
    비록 그것이 완전히 분명해지지는 않았다고 해도
    그것으로 충분할 것 입니다.
    두 사람으로서는 그것으로 인생에 있어서
    결정적으로 승리를 얻는 것이니
    그대들 두 사람이 지금까지 서로 말하는
    “예”(그렇다)를 가지고
    자유로운 결단을 통해서
    삶에 대해 새로운 방향을 잡아 나갈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당신들은
    당신들 자신이
    그리고 당신들이
    누구도 당신들 대신에 져 줄 수 없는
    책임을 져야하는 것입니다.
    좀 더 정확히, 당신들 부부는 그 같은 책임성이 내포하고 있는 계획을
    성공적으로 달성해야 하는 책임이 지워져 있는 것입니다.
    당신들이 오늘 이 결혼은 나의 의지요,
    우리들의 사랑이요,
    그것은 우리들의 길이다라고
    감히 말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그릇된 경건으로 도피하는 것이 될 것입니다.
    “무쇠와 강철이 부서질지라도 우리들의 사랑은 영원하리라.”

    (그러나)오늘 하나님께서 당신들의 ‘그렇다’에
    하나님 자신의 ‘그렇다’를 허락하여 주심으로써
    그리고 하나님의 뜻이 당신들의 뜻을 승인하심으로써
    하나님께서 당신들의 승리와 환희와 사랑을 허락하시고 베푸심으로써
    하나님께서는 동시에 당신들을
    당신들과 인간에 대한 그의 뜻과 계획을 행하시는
    도구로 삼으시는 것입니다.
    사실 하나님께서는 이해할 수없는 낮추심을 가지고
    당신들의 ‘그렇다’에 대해서
    그의 ‘그렇다’를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이렇게 하심으로써
    동시에 새로운, 아주 새로운 어떤 것을 창조하시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당신들의 사랑에서부터
    신성한 사랑을 창조해 내시는 것입니다. -아멘-

    (본회퍼, Tegel 감옥. 1943.5.)

    (이 글은 본회퍼의 옥중설교를 직역한 것이 아니라, 여러분에게 보다 잘 전달하기 위해 설교의 일부를 선택해 의역하고 시의 형태로 편집한 것입니다. ‘신정론’을 위해 좋은 통찰을 줍니다.)
    *********************************

    본회퍼는 히틀러 정권 앞에서 고민하였다. 히틀러 정권은 악의 현실이었다. 본회퍼는 하나님이 이 세상을 섭리하신다고 굳게 믿었다. 그런데 왜 히틀러와 같은 악이 존재하는가?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인내하며 묵인해야 하는가?

    히틀러는 분명 하나님의 뜻과 충돌하는 자였다. 본회퍼는 히틀러에 저항하기 위해 결단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본회퍼는 거듭 고민하였다. 히틀러 정권도 하나님의 뜻으로 받아들여야 하는가? 히틀러를 제거하려는 결단이 하나님의 뜻과 상관없는 ‘나 자신’의 결단은 아닐까? 여기에 그의 고뇌가 있었다.

    본회퍼는 자신의 결단 위에 하나님의 허락이 겹쳐지는 변증법적 과정을 겪는다. 히틀러가 하나님의 뜻이 아니라는 고백에 도달한다. 본회퍼는 하나님의 뜻과 자신의 행위가 하나가 되는 순간을 맞이한다.

    본회퍼의 신앙은 언제나 이런 과정을 거치며 행동으로 나타났다.

    본회퍼의 신앙, 사상, 삶은 하나님의 뜻과 인간의 결단 사이의 변증법적 조화를 이루고 있다.

    결혼에 임하는 자에게 묻는다.
    결혼이 당신의 뜻인가? 그렇다면, 하나님의 주권은 어떻게 되는가.
    결혼이 하나님의 뜻인가? 그렇다면, ‘나의 결단’이라는 책임성은 어떻게 되는가.
    본회퍼는 결혼에, 나의 결단이라는 ‘인간의 책임성’과 하나님의 뜻이라는 ‘하나님의 주권’이 포개지는 것을 변증법적으로 보여준다.

    본회퍼의 이런 사상을 통해, 왜 본회퍼가 히틀러라는 악의 현실에 맞서 히틀러를 암살하려 했는지를 알 수 있다. 본회퍼의 암살시도를 단순히 과격한 행동주의로 보아서는 안 된다. 본회퍼의 행위는 이런 변증법적 신앙 안에서만 제대로 이해된다.

    21세기 오늘, 그의 고뇌, 그의 결단, 그의 열정, 그의 경건을 되새기며
    본회퍼의 정신이 한국교회에 던지는 의미를 생각해본다.

    *그동안 7회에 걸친 “우리시대의 신정론” 연재를 마칩니다. 그동안 함께 해주신 페이스북 친구들에게 감사드립니다.

    2014.7.17 김동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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