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새벽 1시가 다되어가는 군요.

오늘도 세마대 성전에서는 은혜로운 시간이 펼쳐졌었겠죠?

어제(지금은 그제가 되었네) 저랑 같이 사는 마리아가 "오늘은 늦어도 좋으니 꼭 오라"고 하길래 "나는 그런 거 관심없다." 투정을 부렸었는 데 사실 속 마음이 그런 것은 아니었습니다.  거의 20년째 무사히 해오고 있는 직장생활이 감사하기도 하지만 직장인으로서 어쩔 수 없이 겪어야하는 시간 구속은 늘 불평의 대상이 되네요. 게다가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프로그래머라는 특수(?) 직업.  밤을 패면서 일하면 뭐가 더 잘 되냐?

이틀을 고대로 빼먹은 부담감과 미안함을 무릅쓰고서라도 꼭 가고싶은 생각에 오후 작전(?)을 궁리하면서도 "오늘 꼭 오라"는 마리아에게 괜시리 퉁퉁거리며 출근했었는데....  결국은 이 늦은 시간에 직원 붙들어 놓고 궁상 떠는 신세가 뭐야 이거....  -,.-

항상 신경써주시고 준비하시느라 노심초사하셨을 신부님과 특히, 이번 일을 위해 애쓴 이요셉형제에게도 미안스럽네...  공연히 집회 시간이 직장인에게는 이르네 뭐네 하며 투정하던 것이 사실은 삶의 무게 중심을 스스로 통제 못하는 저 자신에게 툴툴대는 거였죠. 쩝  뭐 핑게를 어디다 대겠어요...

그나저나 이 친구 대충 얼버무린 코드라도 넘겨 줘야 사태 수습이 되겠는데 "어케 되가는 게냐?"하고 짜증 섞어 한마디 질렀더니 "좀만 더 기다려 주세요"하면서 징징대네... 그래 하긴 신혼에 몇일째 집에도 못가고 죽치고 있는 너도 참 안됬다.

그래도 몇 년전까지는 삼일밤, 72시간을 단 한숨도 안자고 버텨도 다음 날 하루 쉬면 거뜬했었는데 요즘은 오늘처럼 하루만 밤을 새워도 여러 날을 빌빌대는 걸....  내일 의료보험 공단에서 하는 정기 건강 검진있는데 자~~알 나오겠당.

늘 이런 식으로 연명하는 대~한민국의 불쌍한 소프트웨어 기술자들 언제나 이 신세를 면할꼬... 훌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