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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성공회 제자교회대한성공회 제자교회

  • 우리들의 사랑이 더 영글어 가는 9월이 되기를 기도하며....
  • * 구월이 오면
      
                
    그대
    구월이 오면
    구월의 강가에 나가
    강물이 여물어 가는 소리를 듣는지요

    뒤 따르는 강물이 앞서가는 강물에게
    가만히 등을 토닥이며 밀어주면

    앞서가는 강물이 알았다는 듯
    한 번 더 몸을 뒤척이며
    물결로 출렁 걸음을 옮기는 것을

    그 때 강둑 위로
    지아비가 끌고 지어미가 미는 손수레가 머무는
    인간의 마음을 향해 가는 노을

    그대
    구월의 강가에서 생각하는지요

    강물이 저희끼리만 속삭이며
    바다로 가는 것이 아니라
    젖은 손이 닿는 곳마다
    골고루 숨결을 나누어 주는 것은

    그리하여
    들꽃들이 피어나 가을이 아름다워지고
    우리 사랑도 강물처럼 익어가는 것을

    사랑이란
    어찌 우리 둘만의 사랑이겠는지요

    그대가 바라보는 강물이
    구월 들판을 금빛으로 만들고 가듯이

    사람이 사는
    마을에서 사람과 더불어 몸을 부비며
    우리도 모르는 남에게 남겨 줄
    그 무엇이 되어야 하는 것을

    구월이 오면 구월의 강가에 나가
    우리가 따뜻한 피로 흐르는 강물이 되어
    세상을 적셔야 하는 것을

    - 안도현

댓글 4

  • 김장환 엘리야

    2010.09.02 10:02

    ♣ 첫 가을 편지 ♣

    가을이 오는 길목입니다.
    멀리서 아주 멀리서
    새끼 강아지 걸음처럼
    가을이 오고 있습니다.

    이제 막 잠에서 깨어나
    바다 끝에서 연분홍 혀를 적시고
    떨리듯 다가오는 미동
    괜스레 가슴이 미어집니다.

    가을이 오고 있습니다.
    내 마음 안달이 났습니다.
    차마 전하지 못했던 사랑
    가을보다 먼저 전하고 싶어서
    내 마음 안달이 났습니다.

    물살 같이 빠른 세월이라
    사랑도 그렇게 흘러 갈까봐
    미루고 미루어 전하지 못한 마음
    어린 짐승 날숨같이 떨며
    소리없이 그대를 부릅니다.

    가을이 온 뒤에도 지금처럼
    높은 산과 긴 강을 사이에 두고
    멀리서 바라 봐야만 한다면
    꽃망울 속 노란 꽃가루 같이
    가득한 그리움을 어떻게 할까요.

    갓핀 꽃잎같이 곱고
    성당의 종소리 같이 맑으며
    보름달 같이 밝은 그대는
    작은 새의 깃털같이 부드럽고
    함박눈 같이 고요한 나라입니다.

    아아, 가을이...
    바다 끝에서 생겨난 가을이
    새끼 고양이 눈망울 같이
    내 마음을 바라봅니다.

    어린 짐승 발소리처럼
    가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가을이 나뭇잎에 안기기 전에
    나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나의 사랑을 전하고 싶습니다.
    가을보다 먼저 전하고 싶습니다.

    - 김용채 -
  • Profile

    ♬♪♫강인구

    2010.09.02 14:31

    가을이 오면 우리들 마음에 신부님처럼 詩心이 깃들게 될까요?
    아니면...
    '가을엔 편지를 쓰겠어요...누구라도 그러하듯이... '처럼
    누군가에게 편지를 쓰게 될까요....
    .
    .
    그도 아니면... 우리들 나눔터인 이 곳에 와서 이런 저런 얘기들이나 할까요? ^^
  • 이종림

    2010.09.03 12:10

    버지니아 울프 ... 낭만에 대하여...
    분주함에서 잠시 쉬어가게하는...
    계절이 바뀜으로 몸에 느낌으로 오는
    자연에 대해서...
    내안에 있는것에 대해서..
    벌써 가을에
    한 번 멈추이고 순수함 반추하는
    호시절이 입니다.

    우리가슴에 풍요로움과
    잔잔하고 시원한
    뭉클하고 짠한
    생각들에 잠기게 되는 날씨들이네요.

    주님안에서 가을의 상쾌함이 넘치는
    하루들 되세요.
  • 니니안

    2010.09.03 12:38

    가을이라선지 모두가 시인처럼 낭만이 서리고,감성이 깃든 표현으로
    홈이 도색됨이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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