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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성공회 제자교회대한성공회 제자교회

  • 강화도-성공회 교회를 방문하다
  • 이른새벽, 아이들을 깨워서 아침도 먹지 못하고 교회로 향했다. 교우들이 벌써 와 있었다.
    날씨가 제법 쌀쌀했다. 우리들을 태우고 강화도를 가기위해 일찍 나오신 강형석 전도사님을
    보면서 참 감사함이 느껴지고, 우리 구역의 단합과 하나됨에 감사했다.

    비교적 도로는 여유로왔고, 차 안에서 내내 수다를 떨면서도 서로 기대감과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드디어 강화도 도착. 내 개인적으로는 처음 강화도의 여행이라 정말 기분이 좋았다.
    다들 전원이 좋다고 어린아이처럼 좋아하는 모습에서 역시 우리는 하나님이 만들었던
    태초의 에덴을 무의식에서조차 그리워하고 돌아가고 싶은 회귀본능이 있음을 느꼈다.

    처음 도착한 곳은 강화읍 성당.
    차에서 내려 한눈에 들어 온 성당의 모습과 담장들이 전통적인 한옥의 단아함과 고요함속에 우리를 맞이했다.화려하지 않고 서양의 성당의 모습이나 현대적인 성당과는 너무 다른 소박함이 느껴지고, 100년이 넘은 성공회의 역사가 건물의 외장에서부터 느낄수 있었다. 안으로 들어가자 마당과 한쪽에 놓인 종이 눈에 들어왔다. 오래된 본당의 건물, 내부에 들어가려 하는데 전도사님이 안에서 문을 열지 못해 실랑이를 벌인다. 약간의 어설픔.. 장난기 발동. 그러다가 정말 성당 안으로 들어가는데 왠지 모를 숙연함과 정적이 그리고 추운 날씨에 한기가 느껴지면서 나도 모르게 오래전 지성소를 들어갈때 이런 느낌이 아니었을까 잠시 생각에 잠겨 보았다.

    성당 내부는 정말 오래 된 목조 건물로 이루어져 있었고, 나무의자 역시 오래되어서 반질반질 윤기가
    흐르고 있었다. 제대를 모신곳은 아무나 들어가지 못했다고 한다. 전도사님의 설명을 들으니 더욱
    실감나고 이곳에서 미사를 보았던 우리 선조들의 모습이 지금 나의 현존과 오버랩이 되면서 무언가
    모를 뭉클함이 가슴 한켠에 울컥해 왔다.

    기도와 찬양을 드리며, 이 교회의 모습이 성공회의 역사임을 느끼고 이렇게 오랫동안 지켜온
    선조들의 믿음과 깊은 신앙에 머리를 숙여 진심으로 감사함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었다.
    성당 내부를 돌면서 하나님께 찬양을 하고 영광을 올려 드리는 우리 안에 성령님의 임재를 느꼈다.

    밖으로 나와 마당을 거니는데 마치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미사를 드리기 위해 오는 옛날의 여인같은
    착각에  잠시 빠져 행복해하고, 자매님들과 함께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지붕에 연꽃모양의 십자가와 기와에 그려 넣은 연꽃십자가는 너무 예쁘고 정겨웠다.우리의 전통이 빚어낸 또 다른 미를 나타내고 있었다.

    다시 차를 타고 다음 성당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차창 밖에는 정겨운 시골의 풍경이 펼쳐졌다.
    강화도의 바람은 차고, 기온도 훨씬 낮았다. 따뜻한 햇볕이 우리의 마음을 녹이고,
    움츠렸던 몸을 펴게 해주었다.

    내리성당 도착. 높은 지리적위치다. 멀리서도 한눈에 보일정도로...

    역시 종이 있었다.호기심에 종을 치는데 소리가 맑고 청아했다. 곧이어 신부님이 올라오시고 반갑게 우리를 맞아주셨다.

    이 종의 용도를 말씀해주셨는데 주일에 치고, 성도님이 돌아가셨을때 그 나이만큼 치신다고 했다.
    그래서 이 종을 치면 마을 사람들이 다 알 수 있다고 하셨다. 제일 많이 치신종이 90이 넘게 치셨단다.

    우리는 다들 놀라움과 웃음이 나왔다. 한번이라도 빠지면 안된다고, 성도님들이 말씀을 하신답니다.
    "신부님, 한번 덜 치셨는데요" 라며.. 그 말씀에 또 다시 웃게되고 ... 낯선 우리들을 그렇게 따뜻하게 맞이하셨다. 감사함과 정겨움이 밀려왔다.

    이 곳의 신자들의 연령은 60대가 다 넘으신 어르신들이 주류를 이룬다고 했다. 처음 이 곳에 오셔서 정착하기까지 어려움이 많으셨음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열정이 많으시고, 그 곳에서 새로운 것을 시도하시려는 신부님의 모습에서 또 한번 감사와 가슴이 뭉클했다.

    성당은 리모델링을 해서 깨끗하고,현대적인 모습이었다. 내부를 들어서니 너무 예쁘고 마치 영화에 나오는 성당같았다. 사랑하는 연인과 함께 사랑을 고백하며, 가슴 아프게 서로를 바라보는 장면이 딱 어울릴것 같은 성당.. 너무 감성에 빠져버렸나보다. 그 얘기하다 자매님들로부터 사랑스런 눈초리(?)를 당했다

    작은 성당의 내부는 마름모의 형태이고 깔끔하고 소박하며 그저 들어오기만 하면 예수님께서 안아 주실것만 같은 분위기. 기도가 절로 나오고, 오랜동안 혼자 있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고 쓸쓸할것 같지 않은
    그런 느낌. 그랬다.

    신부님의 짧지만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주신 9가지 성령의 열매에 대한 말씀.. 나는 또 눈시울이 붉어지고 눈물이 났다. 괜히 창피한 생각이 들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우리 형제님들, 자매님들이 다 눈물이 났단다. 성령님의 만지심이었다.

    소성당인 기도실을 보고 밖으로 나왔다. 멀리 펼쳐지는 바다를 보면서 가슴이 탁 뜨이고 시원했다.

    신부님의 인도로 맛있는 점심을 하고 저렴한 가격에 새우젓도 샀다. 신부님과 예쁜 사모님과 아쉬운 헤어짐의 인사를 하고, 나중을 또 기약하고 그 곳을 떠났다.

    온수리 교회로 가는 길은 해변을 끼고 가는 좁은 도로인데. 주변에는 많은 펜션과 식당으로 개발이 되어 있어서 시골 같지 않은 아쉬움이 있었지만 차 창 밖으로 보이는 바다가 좋았다.

    한참만에야 온수리 교회를 도착했다.

    그곳은 새로 성당을 지어서 규모가 상당히 컸다.예전의 성당은 그대로 보존하고, 옆에 다시 지은 것이었다. 우선 새 성당을 들어갔다. 성스럽고 아름다웠다. 십자가상이 아니고 모자이크로 만든 예수님상이 있었다 정교하고 아름다웠다. 강화도를 밟고 서 계신 예수님. 그렇게 우리의 삶도 다스리시는 주님을 찬양합니다.

    오래된 성당은 역시 한옥이고 강화읍성당보다 비교적 깔끔했다. 바닥보수 공사를 했다고 한다.
    신부님들의 사진이 걸려있었는데 20년대부터 90년대까지 미사를 집전하시고,헌신하신 신부님들의 모습에서 또 한번 성공회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고 깊은 감사를 드렸다.

    한옥과 성당은 정말 잘 어울렸다. 우리의 전통을 받아들이면서 강화도에 처음으로 들어와 전도하며
    예수님의 복음을 전했던 선교사님들을 떠올렸다. 무엇이 그들을 이 곳에 보냈는가. 그리고 역사적으로 어려운 모든 시기를 견디어내며 이 성당을 지켜냈던 그 분들과 선조들의 모습을 다시 생각하며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생각했다.

    강화도 성당을 둘러보고 돌아 오면서 아쉬움과 여러가지 생각 속에 나를 맡기고 수원으로 향했다.
    짧은 일정이었지만 많은 여운이 남긴 하루였고, 함께 한 우리 수원구역의  
    아퀼라,브리스카 부부, 마르코,카타리나부부 , 윤병달 그레고리, 신춘희 데레사 부부 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

    그리고 갈때부터 올때까지 운전하며 설명까지 해주신 강형석 전도사님 정말 감사드립니다.
    또 이른 새벽부터 힘들어하지 않고 잘 따라와 준 민주, 민서에게도 정말 고맙고 사랑한다.

    저희들을  인도하신 하나님께 감사와 찬양을 올려 드립니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온 세상이 아버지를 하나님으로 받들게 하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시며 ,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하소서. 아멘 -----

댓글 8

  • Profile

    강인구 ^o^

    2007.12.07 17:01

    좋았겠네? ^^

    강화도에 가면 꼭 먹고와야하는 것이 있는데...
    오도리 말구... 밴댕이도... 전어도 아니고...

    꽃게탕! 그것도 충남꽃게탕(맞나?)...
    줄서서 번호표 받아들고 기다렸다가 먹는데...
    정말 맛있다는...ㅎㅎ

    한 동안 낚시한다고 석모도에 들락날락할 때가 생각납니다.
    이렇게 셀여행 후기를 보고있자니 한번 가고싶은 생각이 드는군요...
  • 채한나

    2007.12.07 17:18

    수원구역이 새로 편성된 후 더 더욱 빛이 나네요~~~
    함께 다녀 온 느낌이네요...
  • 김장환 엘리야

    2007.12.07 18:20

    눈에 선합니다.
    내리에서 온수리로 가는 길에 제가 신학원시절에 겨울 1달간 있었던 선수리교회가 있지요. 한 달동안 공개된 비밀인데 고라니 2마리 토끼 10마리를 잡아먹다 왔어요. 목회연수가 아닌 먹회연수가 되었던 추억이...
    즐겁고 은혜로운 시간이 되었다니 참! 좋네요.
    2008년에는 수원구역이 배가되어서 25인승 발려서 다녀오세요....
  • 마르코

    2007.12.08 00:10

    건강도 안좋으신데....
    은혜와 감동의 순간을 글로 말씀해주심에 감사합니다....
    신부님 말씀대로
    내년에 25인승을 목표로(한구당 한가족 전도?!!) 아~~멘!
    O~K라 믿습니다^^
  • 김장환 엘리야

    2007.12.08 13:28

    아멘.
  • 열매

    2007.12.08 16:14

    넘 좋았을 것 같네요.
    주님과 함께 사랑하는 식구들이랑~~~~
    신나는 드라이브~~~~~
    아~~글을 읽고 있노라니
    제 마음에 강화도에 부는 바람이 불어오는 것 같네요.
    수원팀! 화이팅!!!!!
  • 마리스텔라

    2007.12.08 16:37

    우리 수원구역에 보여주시는 관심과 애정에 감사를 드립니다.
    다음에는 여선교회에서 신나게 한번 다녀오고 싶은데요.^^
    그리고 이 계획을 처음 세우고 진행해준 마르코 회장님 감사드립니다.
  • 꿈꾸는 요셉

    2007.12.10 09:31

    정말 재미있으셨겠어요.
    글을 읽으면서 왠지 저도 거기에 있었던 것 같은 느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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