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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수: 4204, 2019-02-11 04:29:19(2019-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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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교회 교우 Y
‘왜?... 뭐? 밖에 나가고 싶어?“ 까맣고 커다란 눈으로 말똥말똥 쳐다보며 내가 말을 할 때마다 고개를 갸우뚱하는 강아지, 이 녀석을 키우고부터 나는 좀 더 바빠졌지만, 웃는 일이 더 많아진 것 같다.
오로지 나만을 의지하고 있는 녀석은, 주방으로 가면 주방으로, 베란다로, 방으로 나를 졸졸 따라다니다가 내가 앉으면 어느새 냉큼 내 다리에 와 누워서 이내 새근거리며 잠을 잔다. 외출 후 들어오면 온 집안을 와다닥 뛰어다니기도 하고 깡충거리며 반기면서 온몸으로 기쁨을 표현한다. 이 녀석에겐 내가 엄마이고 주인이고 신앙이며 왕쯤 되려나? 어찌 됐든 나 또한 어딜 가나 이 녀석이 걱정되고, 뭐가 필요한지 살피고 있다.
문득 조금은 엉뚱하지만, 나는 이 녀석만큼이나 하느님을 섬기고 있는 걸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일상을 살아가다 보면 내 뜻대로 되지 않아 좌절하고 분노할 때가 많다. 이렇게, 저렇게 되면 좋을 거 같은데 늘 내 맘대로는 안되는 게 세상사다. 그렇게 내가 맘먹은 대로 하기 전에, 모든 순간에 이것이 하나님의 뜻인지를 깊이 생각할 때도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내 뜻대로 되지 않음이 그저 속상하고, 그래서 원망하고 툴툴거리는 내 모양을 주님이 보시면 어떤 마음이실까?
그뿐이랴, 반항아처럼 나 자신이 부족하다고, 나는 왜 이 정도 밖에 안 되는 거냐고, 스스로 괴롭히기도 한다. 남과 비교하는 신세타령은 별책부록같이 따라 다닌다. 참 부모이신 주님의 말씀엔 귀 기울일 시간이 없다. 그래서 진심으로 감사하고 기뻐하기는 주일날 예배 1시간, 좋은 구절 읽을 때 한순간에 지나지 않는 거 같다. 어쩌면, 하루 온종일 기다린 주인이 마냥 반갑고 좋아서 온몸으로 기뻐하는 강아지만도 못한 때가 많은 듯하다.
강아지처럼, 주인이 어딜 가든 따라 다니고 늘 주인의 말에 귀 기울이며 눈을 맞추고 주인이 있어 준 사실 하나만으로 온몸으로 기뻐 춤을 추면 어떨까? 어딜 가든 주님이 가라시면 가고, 서라시면 서고, 무엇을 하든 주님의 뜻인지 늘 생각하고, 무엇을 주셨든 감사하고 기뻐해야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주님께 모든 것을 맡기고 의지하며, 내 의지대로 하려는 교만함을 버리고 주님만 바라보며 기뻐하는 순수함을 되찾아야겠다.
내 영혼이 두렵고 슬프고 외롭고 기쁘고 행복한 그 모든 순간순간이, 주님의 임재하심을 사모해 본다. 그래서 오늘도 내 입술은 이 한 줄 기도를 되새김하고 있다.
“주여 한 말씀만 하소서, 내 영혼이 곧 나으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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