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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가 좋아하는 음악이야기 I
  • 조회 수: 1174, 2012-11-25 23:02:31(2012-04-21)
  • 일단 지금 스피커를 켜주시구요. ^^

    우리 교회 홈페이지를 처음 만들었을 때는 가끔 제가 가진 음반들을 골라서 소개하고 음악에 관한 글도 쓰곤 했었는데 어느 틈엔가 손을 놔버리고 여러 해가 지났습니다. 제가 가진 음원들을 정리하다가 갑자기 연주 하나를 여러분들께 소개하고 싶어 책상에 앉았습니다.

    얼마 전, TV에서 힐링캠프라는 프로그램에 김정운이라는 양반이 나온 것을 봤습니다.  여러 가지 공감이 가는 이야기들 중에 그가 슈베르트를 좋아하고 또 첼로를 좋아한다는 말을 듣고 괜히 그 친구가 좋아져버렸습니다. 그가 어려운 시절 마음의 평온을 얻었다던 슈베르트의 가곡은 사실 저는 그리 좋아하지 않아요.  아무래도 가곡의 절반은 가사가 된 시의 아름다움일 텐데, 저는 독일어를 모르니 그것이 좋아지기 어려운 것은 당연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첼로는 다르죠. 첼로의 음색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기타에 버금가도록 좋아요. (기타와 첼로는 음역대도 비슷합니다.) 그의 사무실에 놓여있던 오디오 시스템도 부러웠고… (ㅠㅠ)  

    슈베르트가 남긴 첼로 작품 중에 아르페지오 소나타(Arpeggione Sonata D.821)라는 작품은 어린 시절에 정말 좋아하던 작품이었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아르페지오네는 첼로와는 다른 악기이지만 그 악기는 지금은 사용되지 않아 대개 첼로로 연주돼요.)  어린 시절에 귀에 익었던 음악들은 나이가 들어서도 그 좋았던 느낌이 사라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

    중학생 시절이라면 어리다면 어린 나이인데, 마침 그 때 제가 가지고 있던 음반이 로스트로포비치(Mstilav Rostropovich)와 벤자민 브리튼(Benjamin Britten)이 협연한 오늘 소개드리는 이 음반이었습니다. 당시에 제가 그런 것을 듣고 있었다니, 거 참 혼자 생각해도 기특하죠? ^^  그러나 그것이 1968년에 녹음된 자타가 공인하는 불세출의 명반이었다는 것을 그 당시에는 전혀 알지 못했어요. 하지만 숨소리와 악기를 만지는 잡음까지 고스란히 녹음된 그 연주 속에는 어린 영혼을 움켜쥐고 흔드는 무엇인가 있었고, 그래서 그것을 들은 누구라도 좋아하지 않을 수는 없을 터였습니다. (브리튼은 죽음의 병상에서도 이 음반을 들으며 “나중에 천국에서 로스트로포비치와 재결합하기를 바란다”고 했다는 일화가 있을 정도로 그가 아끼던 녹음이라네요.)  

    세월이 지나면서 어쩌다가 그 음반을 잃어버리고 말았는데, 나중에 미샤마이스키나 비스펠베이 같은 다른 연주자들의 음반을 여러 장 구했으나 어릴 때 듣던 그 음반을 구할 길이 없어 생각날 때마다 아쉬웠습니다. 여러분도 어릴 때 듣던 어떤 가수의 노래가 나중에 리메이크 된 것을 들으면 아무래도 원곡의 느낌에서 부족한 뭔가가 느껴지곤 하지요?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요즘 음반사들의 CD판매가 워낙 어렵다고 합니다.  특히, 클래식은 더 심하다고 들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과거부터 클래식음반으로 유명한 도이치그라모폰이나 데카 같은 메이저 레이블에서 과거 명연들의 전집이 자주 복각되어 나오곤 합니다. 데카에서 발매한 전설적 녹음들을 모아놓은 97장짜리 전집 속에서 바로 그 음반을 발견하고 말았다는!!!

    그리고는 결국 내 손에 그것이 들어왔습니다. (인터넷 상거래의 놀라운 편리함이란!!!) LP 자켓 위에 그려진 앨범아트에서 덤으로 얻던 눈의 즐거움이 사라져 한 편 아쉬운 것이 있지만 현재와 그 어릴 적 시간 사이의 간격을 확 잡아 당기는 무엇인가가 가슴을 메우며 아련한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허! 쓰다 보니 글이 길어져 버렸는데 오늘 이 연주를 여러분께 소개해 드립니다. 즐겁게 들어 주세요. 꼭 마지막 3악장까지 들어보세요.  중간에 끊기 있기 없기?  꾸벅 ^.~




    Ps. 음원을 대중에게 공개하는 것이 실은 저작권법에 위배되는 행위지만 그저 친구에게만 들려준다는 생각으로 올려봅니다.  그럴 수는 있는 거잖아요?  들으시고 맘에 드시면 음반을 구입해 주시면 더 좋고. ^^

    Profile

댓글 5

  • 열매

    2012.04.21 04:33

    아-- 오래간만의 첼로 소리 .. .....
    첼로곡을 즐겨 듣었던 시간과 공간으로 여유있게 여행이라도 하고 온 것 같아요........정말 시간 간격을 확 잡아당기는 무엇인데다가 무엇인가 아련한 느낌이네요.
    ...넘 좋습니다. 잘 들었습니다.감사
  • 김장환 엘리야

    2012.04.21 09:11

    비오는 주말 아침에 들으니 왠지 차분해지는....

    새벽에 수원교회 홍신부님 사제 서품 30주년 기념예배를 다녀오고
    설교문을 쓰려고 앉아 있는데, 글이 이어지지 않아 들어와 봤더니
    이렇게 좋은 축복이 기다리고 있네요.
  • 김영수(엘리야)

    2012.04.21 12:57

    음악을 잘 모르지만 저도 비오는 날 약국안에서 듣는 기분도 참 특이하네요.
    고교 1때 음악시간에 월광곡을 직접 피아노 연주를 하면서 음율에 맞춰 흐느적거리시면서 하시던 선생님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 김은미

    2012.04.23 13:07

    저도 ccm보다 더 좋아하는게 사실 클래식입니다..어릴 때 부터 이상하게 참 좋아했어요..고등학교때도 금난새 관현악연주회를 혼자 가서 보고 오곤 했죠...ㅋ 요새 시간이 나니 바이올린이나 첼로가 배우고 싶더라구요...ㅎ 하지만 이것도 저것도 잘 못하고 집에서 준이찬이를 재울 때 틀어놓으면 금새 잠든다는...ㅎㅎ
  • Profile

    ♬♪♫강인구

    2012.04.25 00:09

    없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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