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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성공회 제자교회대한성공회 제자교회

  • [2009년12월13일]루가 3:7-14 무엇을 하리이까?
  • 청지기
    조회 수: 1852, 2009-12-14 15:13:25(2009-12-14)
  •   성탄이 2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예전에는 이때쯤이면 교회학교는 성탄재롱잔치 준비로 바쁘고, 거리엔 캐롤이 울려 퍼지면서 연말 시즌과 함께 괜히 들뜨고 설레이는 분위기였는데, 올해는 너무나도 차분하기만 합니다.

      우리 교회도 올해 성탄의 콘셉을 바꿨습니다. 우리끼리만 즐거워하는 성탄이 아니라 이웃과 함께 하는 성탄이 되고자합니다. 성탄전야 축제를 간소화하고 성탄자정예배 전에 호소식과 지역캐롤링을 나가려고 합니다.

      호소식이란 전통적으로 성탄일 새벽에 교우집을 다니며 성가를 부르고 성탄 축하와 축복을 나누던 새벽송과 같은 것으로 성탄자정예배 전에 교우들 중 노환으로 교회에 나오지 못하시는 어르신들을 찾아뵙고 성탄선물을 전하며 캐롤을 부르고 축복기도를 나누는 성탄축하심방을 말합니다. 청년 학생들이 담당하려고 합니다.

      지역 캐롤링은 지역에 경제적으로 어려운 가정을 방문하여 선물을 전하고 캐롤을 부르며 성탄의 기쁜 소식을 나누는 섬김 활동입니다. 대상으로 공부방에 나오는 어린이들 중에 5가정, 지역 독거노인들 14가정, 그리고 야간에도 일을 하시는 소방서같은 관공서 등을 방문할까 합니다.

      성탄 전야에 늦은 시간에 방문하는 것이 예의가 아니어서 미리 양해를 얻은 가정들만 방문합니다. 나머지는 20일 주일 오후에 방문하려고 합니다. 이 활동은 장년들이 담당하게 될 것입니다. 이번 지역 캐롤링이 계기가 되어 지역의 어려운 가정들을 지속적으로 돌아보고 섬기는 우리 교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이제 오늘 말씀을 나눕니다.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

      구약시대의 마지막 예언자는 말라기라는 선지자였습니다. 말라기의 예언활동이 끝나고 이후 400여 년 동안은 그 어떤 예언자도 나타나지 않고 예언 활동도 중단이 된 시기가 있었습니다.  

      이스라엘 민족들은 예언자들의 입을 통하여 선포되는 하느님의 말씀 - 경고나 책망을 들으며 하느님의 뜻을 헤아리곤 했었는데, 400여 년 간이나 예언 활동이 없게 됨으로 암흑기가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시기를 신구약중간사라고 합니다.

      그런데 400년간의 어둠의 적막을 깨뜨리고 유대 광야에 나타나 겁 없이 하느님의 말씀을 외쳐대는 한 젊은이가 있었습니다. 그가 바로 세례 요한이었습니다.

      사람에게는 여러 가지 굶주림이 있습니다. 육체적인 굶주림이 있습니다. 사람이 사흘을 굶으면 눈에 보이는 것이 없다고 합니다. 극심한 고통입니다.
      
      사랑의 굶주림이 있습니다. 충분한 사랑을 받지 못한 채 성장하면 인격적인 장애가 오고 그 삶이 왜곡되게 됩니다. 말씀의 굶주림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실 예언자들을 통하여 선포되는 하느님의 말씀은 대개가 경고와 책망이었기 때문에 그것을 듣는 당사자 이스라엘로서는 고통스러운 것이었지만, 그 말씀에 이스라엘을 향한 하느님의 사랑이 담겨져 있고 그 말씀에 살 길이 있었던 것이기에 예언자들을 통하여 하느님의 말씀이 선포된다는 것은 그래도 희망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말씀조차 사라졌다는 말은 희망이 없다는 것입니다.
      사랑조차 끊어졌다는 것입니다. 신구약 중간기를 사는 이스라엘 백성들은 그야말로 암흑 가운데 갈 길을 알지 못하고 영적인 허기짐으로 목말라하였습니다.
      
      하여 광야에서 ‘회개하고 세례를 받으라.’고 선포하는 요한의 외침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는 생명의 단비와도 같은 것이었습니다.

      오랫동안 굶주렸던 사람들이 음식을 발견한 것처럼, 목말라 사막을 헤매던 사람들이 오아시스를 발견한 것처럼 유대 민중들은 세례 요한의 외침을 듣기위해 모여들었습니다.

      오늘 우리도 성경말씀을 통하여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생명수처럼 들려온 세례 요한의 외침을 들으며 회개가 일어나고 우리의 메마른 심령과 삶이 회복되는 주님의 은총이 있기를 바랍니다.

      1. 세례 요한의 외침은 ‘회개했다는 증거를 행실로 보이라’는 것입니다.
      
      ‘회개’라는 말은 글자 그대로 하면 ‘뉘우치고 고친다.’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회개에는 두 단계가 있습니다. 먼저 감정적으로 잘못된 것을 느끼고 뉘우쳐야 합니다. 그리고 뉘우친 후에는 고쳐야 합니다.

      예를 들면 찢어진 옷을 보면서 ‘보기 흉하다, 기워 입어야겠다.’고 생각하는 것은 뉘우치는 단계입니다. 그런데 뉘우치는 것이 회개는 아닙니다. 뉘우쳤으면 즉시 옷을 벗어서 기워 입어야 합니다. 즉 결과가 있어야 합니다.

      찢어진 옷을 볼 때마다 보기 흉하다 생각만 하고는 기워서 수선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습니다. 회개는 이처럼 뉘우치고 고치는 것을 말합니다.

      헬라 말로 회개를 '메타노이아'라고 합니다. 이 말은 ‘방향전환’이란 뜻을 가진 말입니다. 흔히 하느님을 떠났던 삶에서 돌아서서 하느님을 향하여 서는 것을 말합니다.

      하느님을 향하여 선다는 말은 하느님과 올바른 관계로 살아가는 것을 말합니다.

      이전에 내 생각과 내 뜻과 내 계획과 내 감정으로 살았던 삶이었는데, 회개하면 하느님의 생각과 하느님의 뜻과 하느님의 마음으로 살아감으로 하느님과의 관계가 회복되는 것을 말합니다.

      회개는 반드시 행실로 나타나게 되어있고 일상의 삶이 바로 그 사람이 회개했다는 증거가 됩니다.

      여기서 분명한 것은 회개가 행실로서 그 증거가 나타나지 않으면, 그것은 구원에 이르는 회개가 아닌 단지 후회일 것입니다. 그러면 좋은 열매를 맺지 않은 나무가 도끼에 찍혀 불에 던져지는 것 같은 참혹한 심판을 맞이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세례 요한은 경고하고 외칩니다.
      “회개했다는 증거를 행실로 보이라, 그렇지 않으면 도끼에 찍혀 불에 던져지는 나무처럼 너희도 그렇게 심판을 받을 것이다.”

      2. 그러면 어떻게 행실로 나타나는 회개의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
      오늘 성경을 보면, 그 방법이 나타나 있습니다.
      그것은 ‘내가 어떻게 해야 할지 주님께 묻는 것’입니다.

      오늘 성경을 보십시오.
      회개하라는 선포를 들은 사람들은 어김없이 주님께 묻습니다.
      10절, 군중은 요한에게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하고 물었다‘그러면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12절, 세리들도 와서 세례를 받고 "선생님, 우리는 어떻게 했으면 좋겠습니까?" 하고 물었다.
      14절, 군인들도 "저희는 또 어떻게 해야 합니까?" 하고 물었다.
      
      우리도 마찬가지 입니다. 특별히 우리는 워낙 세상의 가치관과 욕심과 죄에 찌들어 있기에, 끊임없이 “주님, 어떻게 해야 할까요?” 주님께 묻지 않으면 그저 내게 익숙한 대로 욕심에 기초한 내 생각대로 살아갈 것이기 때문입니다.
      
      3. 이렇게 물을 때 주님은 우리가 어떻게 살지를 가르쳐 주시고 그렇게 살아갈 힘을 주십니다.

      세례 요한은 어떻게 사는 것이 회개했다는 것을 증명해주는 삶의 행실인지를 구체적으로 대답해 주었습니다.
      
      군중을 향하여 11절, “요한은 ‘속옷 두 벌을 가진 사람은 한 벌을 없는 사람에게 주고 먹을 것이 있는 사람도 이와 같이 남과 나누어 먹어야 한다.’ 하고 대답하였다.”
      세리를 향하여 13절, “요한은 ‘정한 대로만 받고 그 이상은 받아내지 마라.’ 하였다.”
      군인을 향하여 14절, “요한은 ‘협박하거나 속임수를 써서 남의 물건을 착취하지 말고 자기가 받는 봉급으로 만족하여라.’ 하고 일러주었다.”

      우리도 각자 직업이 다르고 삶의 정황이 다르지만 분명한 것은 우리가 끊임없이 주님을 의지하고 주님께 물으며 나가면 주님은 우리에게 어떻게 사는 것이 올바른 삶인지를 가르쳐 주십니다.

      1)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조심할 것은 철저히 성경 말씀을 묵상하며 우리가 행할 바를 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영어 성경을 보면, 회개란 일순간의 과정이 아닌 지속적인 과정임을 알게 됩니다.  “Produce fruit in keeping with repentance.” - ‘회개의 상태를 지켜가면서 열매를 맺으라. 즉 하느님과의 바른 관계에 있으면서 열매를 맺으라.’는 말입니다.

      하느님과의 바른 관계란 말씀 묵상을 통해 주님의 뜻을 알고 순종해가는 삶을 말합니다. 이 태도로 주님 앞에 서 있으면 우리는 항상 회개에 합당한 삶을 선택하는 회개의 행실이 나타나는 삶을 살게 되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내가 누군가를 용서하기 힘든 상황에 있을 수 있습니다. 회개하기 이전이었다면 그 사람을 안 보면 그만입니다. 그러나 회개한 신자로서 용서하지도 못하고 괴롭기만 합니다.

      이런 상황에 있을 때 오늘 서신 성경 필립비 4장 5절을 묵상했다면 어떨까요?
      “여러분의 너그러운 마음을 모든 사람에게 보이십시오. 주님께서 오실 날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너그러움’, 개역성경에는 관용이라고 합니다. 반대말은 일상에서 흔히 듣는 말로 ‘쫌스럽다. 쉽게 토라진다. 삐진다. 인색하다. 얌체같다.’는 표현일 것입니다.  

      ‘어떻게 해야할지’ 묻고 ‘너그러움’을 묵상하면 너그럽지 못한 속좁고 이기적인 나의 모습이 보여집니다. 내가 왜 이리 쫌스러운지... 내가 얼마나 연약한지... 그런데 이런 나를 용서하시고 구원하여 주신 주님의 십자가의 은혜가 얼마나 큰 것인지...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이런 연약한 나의 모습을 회개하고 용서하는 믿음의 삶을 살아가라는 주님의 음성이 들립니다.

      2) 그런데 놀라운 것은 ‘어떻게 해야 할지?’ 주님께 묻고 묵상하는 가운데 들려오는 주님의 음성에 내가 순종하기를 결단하면 능히 용서하고 사랑하고 축복할 수 있는 힘이 부어진다는 사실입니다.

      왜냐하면, 내 안에 주님의 말씀을 순종하는 삶을 기뻐하시는 성령님이 계시기 때문입니다.

      성령님은 회개하여 하느님의 자녀로 새로운 차원의 삶을 살아가는 신자들에게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어가도록 능력을 부어주시는 하느님이십니다.

      회개란 내 중심의 삶에서 주님 중심의 삶으로 살아가는 새로운 삶을 말합니다. ‘내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 묻고 기도하며 하느님의 말씀을 묵상하는 것이 바로 하느님 중심의 삶을 사는 것입니다.

      그러면 성령은 주님의 뜻을 계시하여 주시고 그렇게 살아가는 능력을 부어주시는 것입니다.

      이렇게 꾸준히 회개의 삶을 살아갈 때 우리는 신자로서 성숙하게 됩니다. 이렇게 성숙해가며 열매 맺는 신자를 알곡이라고 합니다.

      이런 사람만이 주님 다시 오실 때 곳간에 들여지는 알곡, 천국의 영생을 누리는 구원의 은총을 누리게 되는 것입니다.

      대림 3주일, 회개했다는 증거를 행실로 보이며 성탄을 기쁘게 맞이하는 여러분이 되기를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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