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대한성공회 제자교회대한성공회 제자교회

  • 아마존 바나와소식 - 강명관 선교사 사모의 생활이야기
  • 아마존 안소식 24
     
     
    바나와 이야기- 하나..
    하나님 말씀을 잘 모르는 인디오들에게 강선교사는 성경이야기를 하나씩 하나씩 들려주고 있다.
    인디오들은 문자가 없어서 책을 읽기 보다 이야기를  듣는 것을 매우 좋아 한다.
    그래서 성경도 이야기로 들려주면 들으면서 잘 기억하여 서로 나누기도 한다.
     
    바나와 인디오 말로 성경이야기를 번역을 하여 전하기가 쉽지는 않다.
     
    삼손이야기를 번역하는 중에 데릴라가 삼손을 유혹하는 장면을 설명하는데 '유혹' 이란 단어가 바나와에는 없었다. 그래서 나는 강선교사를 유혹하듯이 손짓을 해서 '유혹' 의 단어를 인디오들이 이해하도록 도왔다.
     
    처음에는 내가 손을 사용하면서 어설프게 움직이니까 상대방을 부른다는 표현으로 이해했다. 나는 다시 강선교사와 주위에 함께 번역을 돕는 청년들을 더 적극적으로 온 몸으로 껴안듯이 유혹이란 단어를 설명하기 위해 몇 번이고 연기를 했다. 
    아이들은 이런 내 모습에 재미 있다고 웃기만 했다.
     
    정확하게 그 의미를 다 표현하지 못했지만 결국 '껴안다' (하시니)라는 말로 번역을 했다.
    바나와 마을에서는 결혼한 여자가 남편이 아닌 다른 남자를 껴안는 것은 좋은 행동이 아니고 대단한 유혹이 될 수가 있다.
     
    아이들은 삼손이 힘이 장사여서 사자나 곰같은 큰 동물을 죽일 수 있는 힘을 가진 것을 좋아했다.
    아마존 정글에선 삼손처럼 힘이 센 사람이 정글에서 사나운 동물들도 거침없이 사냥해 먹을 것을 많이 얻을 수 있어서 영웅으로 취급 받기에 삼손을 좋아하고 부러워 했다.
     
    그리고 하나님의 약속의 상징인 머리카락으로부터 힘이 생기다가 데릴라의 꾐에 빠져 머리카락이 깍히어 힘을 잃고 눈 마저 빠지게 되는 비참한 장면은 매우 충격적이었지만 인디오들은 이 삼손 이야기에 매우 흥미로워 했다.
     
    바나와 청년들에게 여자를 조심하고 낯선 여자가 부르거나 껴안으면 눈을 잃고 죽을 수 있으니 무조건 도망가라고 적용해 주니 심각하게 받아 들였다.
     
     
     
    바나와 이야기- 둘..
     
    바나와 아이들은 모두 예쁘다.
    얼굴이 인형처럼 예쁘지는 않지만 너무 순수하고 맑아서 꾸며지지 않은 얼굴들이 빛이 나고 예쁘다.
     
    이들 중에 ‘아나’ 는 나에게 특별하다.
    내가 집을 나서서 가는 곳마다 항상 내 옆에는 아나가 있었다.
    빨래하러 갈 때나 다른 집을 방문할 때면 늘 따라다니며 옆에서 잘 도와주었다.
    아나는 나에게만 특별하지 않았다.
    다른 아이들도 일이 있을 때면 아나를 부른다.
    심지어는 ‘누가 이 일 할래?’ 하고 물으면 한결같이 자기 이름을 부르는 것이 아니라 ‘아나’ 를 가리키며 아나가 당연히 해야 하는 것으로 여기며 시켰다.
    그러면 아나는 거절하지 않고 누구를 미워하거나 탓하지 않고 마치 그 일을 자신이 해야 될 일처럼 불평 없이 했다.
    그런 행동이나 마음이 참 특별했다.
     
    지금 아나는 다른 아이들처럼 밖에서 자유롭게 놀 수가 없다.
    열 한 살이 된 아나는 첫 생리가 시작되자마자 집 옆에 만들어진 작은 집(유베비디)에서 혼자 지내야 한다.
    첫 생리가 시작되면 저주가 아나에게 있다고 생각하는 바나와 마을에서의 전통 의식이다.
    성인식을 치를 때까지 나뭇잎으로 엮어서 만들어진 좁은 공간의 작은 집에서 아나는 있어야 한다. 바나와
     
    남자는 들어갈 수 없고 여자만 들어 갈 수 있다.

    내가 아나가 있는 유베비디를 방문하던 날..  늘 밝은 웃음을 지던 아나는 슬픈 얼굴을 하고 있었다.
    한 곳에 있기보다 여기저기 뛰어다니기 좋아하는 아나에게는 작은 집에 갇혀 지내는 것이 고문이다.
    밖은 낮인데..  유베비디 안에서는 밤 낮을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어둡고 답답하고 공기가 잘 통하지 않아 냄새도 나고 벌레들은 비로 젖어 곰팡이가 난 나뭇잎으로 만들어진 집으로 더 모여들었다.
    혹 틈새로 아나가 밖을 바라보다가 남자를 보면 그 남자가 죽게 된다고 믿는 미신으로 틈새를 꼭꼭 막아서 빛이 안으로 전혀 들어오지 않았다.
    작은 집에 갇혀 지내는 동안 아나는 설사도 하고 머리와 배가 아파 고생이 심했다.
     
    성인의식을 행하던 날...
    바나와의 전통대로 아나를 나무에 묶어 놓고 막대기로 등과 종아리를 피가 나도록 때려 저주가 빠지도록 해야 했지만, 몇년 전에 강선교사가 성인의식과 십자가의 복음의 접촉점으로 엮어 말씀을 전하고 나서부터 인디오들이 복음을 받아 드렸다.
     
    그래서 아나의 성인의식은 나무에 묶어 회초리로 때리는 대신 교회에 모여 주님의 십자가의 보혈로 저주를 좇아내고 축복을 해 주는 기도로 바뀌었다. 할렐루야!!!
     
     

    1.jpg

     
    아나가 지내는 유베비디 입구에서
     
     

    2.jpg

     
    팝콘을 보고 밝아진 아나
     
           

    3.jpg

     

    성인이 된 아나에게 축복의 기도

     

     

    4.jpg

     
     아나의 가족 사진
     
     
     
    바나와 -이야기 셋..
     
    바나와 인디오인 ‘까바싸웅’ 은 신장에 종양이 생겨 위클립 센터가 있는 포토벨류에 나와 병원에서 수술을 받게 되었다.
     
    까바싸웅은 바나와 마을의 무당이었다.
    나이가 예순 가까이 보이는 까바싸웅은 결혼도 하지 않고 혼자 살면서 한 번도 예배를 드린 적이 없었고 아예 예수님을 믿지 않았다.
     
    바나와 마을에 있을 때 강선교사는 전도를 하고 싶었지만 까바싸웅이 마을에서 배로 한 시간 떨어진 곳에 살고 있어서 자주 만날 수가 없었다.
    전화도 없고 외부에서 연락할 수 없는 환경이어서 매번 우리가 찾아갈 때마다 까바싸웅은 사냥을 가던지 낚시를 하던지 집에 있지 않았었다.
     
    포토벨류의 병원에서 수술을 마치고 아파하는 까바싸웅에게 강선교사와 나는 기도를 해 주고 병원에서 지내는 데 필요한 것들을 준비해 주었다.
    상처가 회복하도록 기도할 때에도 아주 조심스럽게 기도를 해 줘도 되는지 묻고..
    그리고 카세트를 가져다가 바나와 찬양을 계속 듣도록 해 주었다.
     
    무당이었던 까바싸웅이 아픔을 통해 예수님을 믿게 되었고
    수술 상태가 좋아지고 회복되었을때 까바싸웅을 센터에 있는 우리 집으로 초대를 했다.
     
    처음으로 다른 집에 초대 되어 음식을 먹는 까바싸웅은 수줍듯이 조용히 음식을 먹었다.
    까바싸웅의 입에 음식이 많이 묻어 내가 휴지를 주니 입을 닦고나서 아마도 나를 도와주려고 하는지 식탁에 흘려있는 음식 찌꺼기와 함께 휴지를 식탁 아래로 쓸어 버렸다.
    식탁 밑에는 음식이 많이 떨어져 있었고 나무로 된 방 바닥은 음식 기름이 베어 남았다.
     

    5.jpg

     

    수술후 회복된 까바싸웅
     
     

    6.jpg

     
    치과 치료
     
    까바싸웅이 이가 아프다고 하여 의사 선교사에게 데려 갔다.
    태어 나서 한 번도 치과를 가 본 적이 없는 까바싸웅의 이는 썩었기도 하였지만, 이를 제대로 닦지 않아 치석이 너무나 이에 많이 끼어 돌맹이처럼 딱딱하게 붙어 있었다.
    이 사이에서 긁어내는 돌맹이 같이 단단한 찌꺼기와 더러움이 여기저기 튀어 오르고 냄새가 무척 심해도 치과 의사 선교사는 얼굴을 전혀 찡그리지 않고 두 시간이 넘도록 치료를 해 주어 감사와 감동을 주었다.
     
    어떤 일을 만났을 때 내게 좋은 것을 선택하지 말고
    옳은 길을 찾아 가라고 하셨던 친정 아버지의 말씀이 생각난다.
    항상 옳고 좋은 일들만 만나서 따르면 좋겠지만, 사십 중반이 넘도록 살면서 좋은 것과 옳은 것의 갈림길에서 간혹 망설여질 때가 있었다.
     
    당장 나에게 좋다고 보여지는 좋은 것을 선택하게 될 때면 오히려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거나 일들을 그르칠 수가 있었다.
    그리고 옳은 길을 가다 보면 손해를 보기도 하고 때론 하고 싶지 않은 일 들을 해야 할 때가 많았다. 하지만 그것의 결과가 좋던지 나쁘던지, 마지막이 다 잘 되지는 않았지만 결과에 상관없이 잘했다는 생각에 후회를 하지 않게 된다.
     
    “한국에 오니 좋죠? “
    한국을 방문 했을 때 누군가가 묻는다.
    어느 때 부턴가 나는 내가 있는 곳이 좋아 졌다. 
    한국에 있든지..  아니면 아마존에 있든지..  아니면 다른 장소에 있든지..
    주님이 나와 항상 함께 계신다는 확신이 있기에 어디든지 나는 좋다.
     
    어디든지 내가 있는 곳이 나를 기쁘게 한다.
     

    2012년을 보내면서 심순주드림

댓글 3

  • 정석윤

    2013.01.08 09:41

    그냥 왠지 한편의 아름다운 시를 읽은 느낌이라고 할까요 ^^
  • 김순미

    2013.01.09 21:35

    친정아버지께서 해주셨다는 말씀 "어떤일을 만났을때 내게 좋은것을 선택하지말고 옳은길을 찾아가라.." 아빠가 이렇게 좋은 말씀도 해주시네! 난 아빠한테 야단맞은것 밖에 기억안나는데.. 하고 은채아빠한테 말했더니 남편하는말... 난 아버지가 해주는 말 기억나는데
  • 김순미

    2013.01.09 21:39

    이놈새끼 말안들으면 삼청교육대 보내버린다! 그러셨다는... 아이고 지금은 웃지만...
    우리는 은채한테 그러지 말자고 그랬네요ㅎ
번호 제목 닉네임 조회  등록일 
592 청지기 3511 2022-11-02
591 김장환엘리야 5467 2015-01-24
590 김장환엘리야 4699 2014-11-28
589 김장환엘리야 6463 2014-10-31
588 김장환엘리야 7570 2014-10-14
587 김장환엘리야 5571 2014-09-11
586 김장환엘리야 6959 2014-07-24
585 김장환엘리야 5291 2014-07-24
584 김장환엘리야 6207 2014-07-01
583 김장환엘리야 5036 2014-06-20
태그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