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가 고국을 떠나온지 이제 한 달이 되었군요.
모두 무고하신지요?
몽골을 오기 전의 저의 걱정은 몽골의 추위에 집중하고 있었습니다마는,
와서 보니까 지낼 만합니다.
추위를 얕잡아보지 않으면 별 일이 없을 것입니다.
머리서부 터 발까지 잘 싸고 다니면 되니깐요.
저희는 후레대학교라는 학교에서 매일 일합니다.
선교사들 이 세운 학교인데, 몽골에서는 명문인 공과대학입니다.
하루 종일 몽골 청소년들을 상대하고 있으니까 참으로 좋습니다.
대학과정 부터 소학교까지 있습니다.
식품전에 진열된 것들은 대부분
한국과 중국 그리고 러시아 등지에서 수입해 들어오는 것들이기 때문에
포장만 잘 되어 있음을 확인하면 다 안심하고 먹을 수 있습니다.
지난 주간은 한국처럼 몽골에도 설명절이었습니다.
왕년에 국회의원을 지냈다는 분의 집에도 초대받았고
또 제 나이가 된 건축설계사가 사는 '게르'(몽 골 텐트)에도 초대받았습니다.
재미있게 살더군요.
두 집 다, 양을 통채로 삶아서 테불 한 켠에 놓고,
그 양고기를 베어 주면서 저희들더러 먹으라고 하더군요
맛이 있어서, 많이 먹었습니다.
치과치료 를 하고 온 덕분에 맛있게 먹었습니다.
문제는 교통입니다.
차를 마련해도 지리를 몰라서, 쉽게 운전하겠다고 나설 수도 없거니와,
밤에는 따뜻한 차고에 둬야 밧데리가 얼지 않기 때문에
난방된 차고가 필요한데, 사용료가 꽤 됩니다.
그래서 저희는 미니버스나 대형버스를 이용합니다.
안 그러면, 걸어서 한시간 십오분 정도 되는 거리를 걸어다녀야 합니다.
아침 7시에 떠나는데, 그 시간이면 여기는 아직 캄캄합니다.
길이 미끄러워서 제 처와 항상 손목을 잡고 다닙니다.
자의반 타의반으로 잘 된 것 아닙니까?
저는 몇 가지 고질을 지니고 있습니다마는, 약처방을 잘 받아 가지고 왔기 때문에
약 잘 먹고 평안히 지냅니다.
혈압과 추위는 상극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항상 두꺼운 옷으로 둘둘 말고 다닙니다.
그렇게 하면 길 다닐 때도 제법 후끈후끈합니다.
고국 땅에는 봄이 오겠지요?
고국의 봄이 그립습니다.
늘 기도 속에 만나기를 바랍니다.
몽골에 하느님의 영광이 빛나는 날을 위하여.
이요셉 수산나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