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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성공회 제자교회대한성공회 제자교회

  • 네스토리우수와 에우티케스 사이에서(성공회 기장교회에서 퍼온 글)
  • 교회사에서 4세기는 예수님의 신성과 삼위일체에 관한 논쟁이 심했던 시대라고 한다면 5세기 전반은 예수님의 신성과 인성의 관계에 대한 논쟁이 불붙은 시대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428년에 콘스탄티노플 대주교가 된 네스토리우스는 예수님의 인성과 신성이 확실히 분리된다고 믿었다. 따라서, 예수님의 행동 중 일부는 인성에 따른 행동이고 일부는 신성에 따른 행동이라고 가르쳤다. 이러한 그의 입장은 431년 에페소 공의회에서 이단으로 규정되고 네스토리우스는 파면된다. 그 뒤 알렉산드리아의 에우티케스는 예수님의 신성과 인성이 결합한 뒤에는 신성이 인성을 지배하기에 예수님의 성품은 사실상 신성 밖에 없다고 가르쳤다. 에우티케스의 입장도 이단으로 규정되었다. 451년에 열린 칼케돈 공의회는 예수님의 신성과 인성의 관계를 명확히 정의했다. 신성과 인성은 서로 섞이거나 혼돈되지 않고 나누어지거나 분리되지 않게 결합되었다는 것이 동서방의 교회가 같이 인정한 교리였다.

    칼케돈으로 이 논쟁은 끝난 것처럼 보였지만 네스토리우스-에우티케스 논쟁은 이후에도 다른 모습으로 나타난다. 교회사에서 가장 오랫동안 치열하게 이루어진 두 논쟁에 네스토리우스와 에우티케스의 신학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그 중 첫째는 성화논쟁이다. 종교개혁 당시의 성상논쟁과는 달리 8, 9 세기의 성화논쟁은 성인들의 석상이 아닌 예수님의 그림에 관한 논쟁이었는데 성화를 없애야 된다고 주장하는 측에서 성화가 네스토리우스 신학에서 나온다고 비판한 것이다. 예수님은 신성과 인성을 모두 갖추었는데 예수님의 인간의 모습만을 그리는 것은 신성과 인성을 분리하려는 노력이라는 주장이었다. 반면 성화를 존중하고 경배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측에서는 성화 파괴자들이 에우티케스의 신학을 가졌다고 비판했다. 예수님의 인성을 무시하고 신성만을 존중하기에 예수님의 그림을 못 그리게 한다는 것이었다. 결국, 이 논쟁은 성화 경배 파들의 승리로 끝났지만 그 이후로도 여러 시기에 같은 논쟁이 다시 부활한 것을 볼 수 있다.

    두 번째 논쟁은 종교개혁 당시 루터파와 개혁파의 성찬 논쟁이다. 루터와 그의 추종자들은 성찬에서 빵과 포도주가 실지로 (빵과 포도주의 성질을 잃지 않고서) 예수님의 몸과 피가 된다고 믿었다. 반면, 개혁파인 칼빈은 예수님의 몸은 인간의 몸이기에 한 번에 여러 곳에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현재 예수님의 몸은 성부 오른 편에 있을 뿐이라는 주장이다. 칼빈의 추종자들은 루터의 성찬론은 예수님의 인성을 신성에 종속시킨 에우티케스 신학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그들은 예수님의 몸과 피가 성찬에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은 영적으로 임재하는 것이지 빵과 포도주 자체가 바뀌는 것은 아니라고 가르쳤다. 루터의 추종자들은 이러한 성찬론이 네스토리우스 신학에 가깝다며 비판했다. 영적으로만 임재한다는 것은 결국 예수님의 신성만이 임재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일 수 있고 따라서 예수님의 신성과 인성을 분리하려는 노력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100년 이상 뜨겁게 지속된 이 논쟁은 결국 서로가 서로를 설득하기를 포기함으로써 끝났다. 아직도 양측은 성찬에 대해 다른 신학을 갖고 있다. 그리고, 성공회에는 두 가지 이론이 (그 외의 다른 이론들과 함께) 공존하고 있다.

    이 두 논쟁이 나에게 주는 교훈은 신학은 우리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다. 예수님의 신성과 인성의 관계에 관한 논쟁은 우리의 신앙 생활에 큰 영향을 안 줄 것처럼 보였지만 결국 예배의 방법을 좌우하는 두 신학 논쟁의 중심에 섰다. 신학은 탁상공론이 아니다. 우리 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가진 것이다. 그러기에, 우리는 바른 신학을 갖도록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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