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대한성공회 제자교회대한성공회 제자교회

  • 성공회 짝사랑하기(관구게시판에서 '펌')
  • 조회 수: 1686, 2008-02-16 11:04:14(2008-02-16)
  • 개신교에서 '치인' 많은 신자들이 이곳저곳 알아보고 고민고민하며 공부하다가
    찾는 곳이 결국 성공회인 듯 합니다.

    천주교처럼 마리아공경을 강조하거나 화체설을 강조하거나
    교황무오류설 등을 논하지 않으면서 공교회 전통을 가진 교회로
    아주 '이상적인 교회'로 생각해서 찾아듭니다.

    더구나 대한성공회는 한국사회에서는 진보전통에 서있고
    많은 사회사업으로도 명망이 높지요.



    참 아름다운 성당들, 강화읍성당, 서울대성당, 수동교회 등등..
    천주교처럼 일사불란하고 경직된 전례가 아니라
    따스함과 가족적인 분위기가 느껴지는 감사성찬례
    개신교에서 강조하는 큐티와 새벽기도와 비교 안될 정도로
    깊은 영성의 샘인 성무일과..

    한동안은 성공회인인 것이 참 자랑스러웠습니다.

    하지만,
    많은 분들이 이 게시판을 통해 고민하시고 공감해온 부분들이겠지만
    어떤 분들은-특히 개신교와 저교회의 가능성을 시도하려는 분들-'부흥과 성장', 전도, 제자화를 주창하고
    어떤 분들은 사회참여와 진보신학의 최전선에서 달리는 듯한 분들도 공존하고 있는데

    아무 열정이나 관심 없이 겉멋 든 사람도 많았다는 것입니다.

    아니, 저를 포함해서, 정착해갈 수록 겉멋만 남은 형식적인 신앙인이 되기 십상이었다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이랄까요.

    그 '열정'의 문제에 대해
    어떤 분들은 개신교인들처럼 뜨겁게 기도하고 말씀을 연구하는 삶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하면
    어떤 분들은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열정이 오늘날에도 성공회를 유지한다고 믿습니다.

    열정은 그렇다 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둘 다 충분히 맞는 말이라는 것을
    열정적인 신자분들과 조용히 숨은 곳에서 할일을 하시는 신자분들을 보면서 느꼈으니까요.

    하지만
    성공회 안에 사랑이 없다고 생각된다면 어쩌시겠습니까?

    요 앞에도 누군가 그런 넋두리를 했는데
    항상 교회행사가 있고 채워야할 자리에 억지로 교인들이며 돈이며 채우느라고
    버거운 것도 그렇고-
    누가 새로 오든지 말든지 기를 쓰고 온 사람이 나서서 인사하고 노력하다가
    떠나면 '내 저럴줄 알았지, 좀 하는 척 하다 안 되면 휙 떠난다니까, 이래서 새로온 사람들
    환영해줄 필요가 없어.'라고 암묵적으로 동의하는 사람들만의 서클.-그것도 몇몇 집안들의-

    물론 그렇다면 '개신교인들이 처음 온 사람 반색하는 건 교회성장시키려고 그러는 거다'라고
    하시는 분들 있겠지만, 그렇다면 성공회의 정체성은 현상유지에 있는걸까요.

    성공회는 분명 좋은 신앙전통을 많이 가진 교단이지만
    그런 좋은 신앙전통들을 잘 지키면서 신심생활을 하는 교인들의 수는
    냉담자 많은 천주교에도 비교하지 못하리라 생각합니다.

    과연 평신도 중 얼마나 가정에서 성무일과를 드릴까요?
    개신교처럼 통성기도하면 손가락질하면서
    그렇다고 천주교처럼 열심히 묵주기도하는 신자들은
    또 얼마나 될까요?(내 주변에 몇몇 있다! 왜 없냐!가 아니라 전반적인 분위기가 그렇다는 겁니다)

    청년부에서 성서공부 열심히 하자, 열심히 해야겠다고 했다가
    '우린 성공회인데 왜 개신교식으로 하려고 하느냐'고 반대했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도대체 무엇이 성공회신앙이기에
    개신교식은 천박해 보여서 싫다, 천주교는 이러저러한 오류가 많다...
    결국 아는 것은 성공회 자체에 대한 지식은 잔뜩 늘어가지만
    무언가 정해진 것 없이 '포용성'을 강조하다보니
    결국 개신교처럼 성서말씀이나 천주교처럼 교리중심이라든가 어떤 공통된 기준도 없고
    오래 있어본 사람, 터줏대감인 사람들의 입김이 기준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개신교도 싫고, 천주교도 싫고
    성서교육도 안되고 교리교육도 안되고..
    성서를 좀 열심히 읽고 믿으려고 하면, '그건 문자주의다, 근본주의 신앙이다. 성서해석에는 여러가지 비평방법이 필요하다'
    교리를 좀 공부하려 하면, '교리는 그렇지만 한국성공회 현실은 이렇다'...

    한편으로는 포용적이라고 하지만
    실상으로는 아주 배타적이지 않은가 생각해 보았습니다.
    우리는 참 관대해, 어디나 어디처럼 배타적이지 않지,이렇게 생각하면 자랑스럽지만
    결국 '어디처럼 어떻하지 않아 좋다'는 것은 더 자각하기 어려운 배타성이 아닐까요.

    진리로 가는 좋은 길들은 참 많이 있습니다.
    이것도 좋고 저것도 좋고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다...
    다양한 길들이 많다고 이렇게나 많다고 아무거나 선택하셔도 좋다고 알려주는 게 아니라
    어떤 길이라도 가도록 이끌어주고 밀어주고 훈계도 하는 것이 훈련이며 성장이라 생각합니다.
    불교로 개종한다고 그래도 '아 그러세요, 그럴 수 있지요. 거기서도 열심히 신앙생활(?)하시고
    안녕히 가세요.'이럴 것 같은 느낌마저 듭니다.


    미국성공회가 잘 하고 있는 걸까요?
    어떤 분이 미국 워싱턴 성공회 국립대성당엘 다녀와서 깜짝 놀랐답니다.
    성물판매소에 가보니 다양한 책이랑 상품들이 많았는데
    거기에 웬 불상들도 전시해놓고 팔더라는 겁니다. 달라이라마 사진들도 함께.
    부처님상 말입니다.

    이렇게 쓰면 어떤 분들은 '아, 충분히 그럴 수도 있지요, 불교에도 진리는 존재하니까요.
    불교도 공부하면 좋은 것들이 많습니다.'이러실 것 같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신자들은 신부님들처럼 이런저런 공부 많이 해서
    다양하고 심오한 철학과 진리의 세계를 알고자 오는 것이 아니라
    당장 누가 아파서, 집이 어려워서, 내 삶이 버거워서, 미칠 것 같아서, 외로워서...
    참 형이하학적이고 유치한 일들로도 교회문을 두드린다는 점입니다.


    한편에서는 고담준론이요
    한편에서는 가난한 사람들과 약자들을 돕는 사람들,

    바로 그 사이가 마치 붕 뜬 것처럼
    무언가 잡히는 실체가 없게 느껴진달까요.

    통신신학을 듣고 비아메디아를 하면 좀 나아질까요.
    제가 고민하는 것이
    성공회에 대해 잘 몰라서일까요 아니면 신앙이 자라지 않아서 일까요.
    Profile

댓글 0

번호 제목 닉네임 조회  등록일 
572 관리자 6311 2003-02-28
571 관리자 4524 2003-02-28
570 관리자 4575 2003-02-28
569 이종림 4634 2003-03-02
568 김바우로 6827 2003-03-04
567 공양순 4014 2003-05-27
566 청지기 3898 2003-06-30
565 임용우(요한) 9215 2003-07-18
564 김장환 7521 2003-08-27
563 이지용(어거스틴) 4364 2003-10-24
태그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