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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린글이 모자라 모자라ㅎㅎ(개를만나다) 재탕
  • 조회 수: 3882, 2008-11-13 22:53:53(2008-11-13)
  • 1부

    토요일 늦잠을 자고 다음주 있을 중간test 공부하고자 한신대엘 갔다.
    가을 햇볕이 부서지는 말로 표현하기 곤란할 정도의 설레는 날씨였다.
    열람실에 앉아 공부를 하고 있자니 금방 잠이 쏟아진다.

    한시간 책보고 한시간 멍하니 자다가 일어났다가 하다가 책을 들고 밖으로 나왔다.
    본부앞 벤치에 앉아 소리내어 글을 읽어본다.
    가끔씩 지나는 사람들

    서울에 있는 학교들과는 너무 다른 이곳...지역사회에 열린 곳 같아 마음이 편하다.
    가끔씩 책을 보다가 멀뚬히 사람이 지나가면 눈을 휘둥그레 왔다갔다 한다.ㅣ

    그런데 개한마리(강아지)가 어떤 아빠와 딸을 따라간다. 절뚝거린다. 아무생각없이 책을 봤다.
    잠시 후 어떤 체육복입은 아저씨가 지나간다. 그 개가 또 그 아저씨를 뒤에서 졸졸 따라간다.
    다시 아무생각 없이 책을 본다. 이번엔 한 무리 젊은이를 왁자지껄 지나갔다. 개도 그 뒤를 따랐다....

    사람들은 별 신경쓰지 않았다. 순간 버려진 개임을 알았다.
    그 버려진 개를 버려두고 난 자판기 커피를 뽑으러 갔다. 개가 따라왔다. 자판기 앞에서 개가 날 바라보았다. 다리의 뼈가 완전히 비틀어져 튀어나와 있었다.  

    고통이 있음을 직감한다.

    커피를 뽑으려 하다가 율무차를 뽑았다. 개를 줬다. --;

    율무차!!!!!!!
    굶주린 듯한 개에대한 최소한 의 예의였다.
    땅에 부어주었다. 먹지 않았다.

    짜씩!! 거지같은게 입맛은 까다롭네!!!



    2부
    ----------
    어렸을적 우리집엔 나이들어 거의 중풍에 걸려 죽은개가 한마리 있었다.
    지금생각해보면 쥐약을 먹은 듯도 하지만 --;

    개의 이름은 똥순이 였다.
    그개는 지금도 우리 집의 신화다. 똥개한마리가 죽을때까지 거진 100마리 이상의 2세를 낳은 것이다.
    당시까지만 해도 멍멍탕은 아주 훌룡한 대한민국의 남자의 체력을 지켜주는 음식이었으므로.................좀키운 강아지는 ....비!!!쌌!!!다
    지금껏내가 돈벌어 집에 갔다준 액수의 몇 배를 녀석은 번것이었다.
    똥순이 !!
    보고 싶다. 똥개임에도 밭에서는 콩싹을 밟지 않고 다녔고, 아무리 멀리 외출을 나가도 새꺄 젖먹일 시간이면 으레껏 돌아와 젖을 주고 다시 외출을 했다.
    학교 하교시간을 으레껏 알아 마중을 나왔다.
    한 마디로 격이 다른 똥개였다.
    인기도 좋아 한 번 때(!!!)가 되면 마을 한 바퀴만 돌아도 숫놈들이 몰려 들었다.

    똥순이는 나의 밤외출에도 늘 나를 지켜주었다. 단 한번 !! 내가 밤에 큰 옆집 흑개에게 물릴때 는 갑자기 없어졌지만 ...--;


    3부
    -------------------
    개는 몰골이 말이 아니었다.
    피부병과 온몸의 붙어있는 이상한 것들,,,
    바람이 한번 내쪽으로 불면 그 쬐그만 개의 몸에서 나는 놀랍고도 형언할수 없는 냄새!!!
    이야기를 좀 했다.
    '네 사는 게 좀 힘든 것 안다.'
    개는 말이 없었다. --;

    그만 헤어질 시간이다. 날씨좋은 가을 토욜 오후를 이녀석하고 이야기하고 보낼수는 없는 노릇!!!
    뒤돌아 서는 데 자꾸 서늘하다 뒷골이...
    전화를 걸었다.
    114
    여보세요 개한마리 돌아댕기는데 어디로 전화하까요??
    시청으로 해보세요!!
    시청이라!!??
    시청에서 개도 관리하다니...뭔가 체계가 잡혀가는 대한민국이란 생각이 들었다. --
    음 담당지역 유기견관리센타로 해보세요
    시청은 아닌것이다.--

    화성유기견센타로 전화를 했다.
    위치가 바로근처였다.
    그러나
    오지 않았ㅎ다.
    자기 관할이 아니랜다.
    한신대는 오산소속이라고,,...

    "아니 이 개가 화성시에 살다가 길 잃어 버려서 오산으로 넘어온건지 어떻게 알아요??""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사정했다.
    "아니 개 불쌍한데, 좀 데려가 주세요."
    여자는 쌀쌀맞었다.
    쌀쌀맞은 여자와의 전화를 끊은후 오산유기견 센타로 전화를 했다.
    5번!!
    받지 않았다.
    이젠 다했다
    개야 미안하다
    난 할 만큼 했다
    그게 네게 주어진 견생(犬生)의 짐이다.
    누구에게나 그런 짐은 다 있다.
    힘들어도 지고가라. 끝까지....
    슈퍼에 가서 500원짜리 ㅉ빵을 샀다
    잘라서 주었다.
    팥만 먹었다.

    이런 개같은 놈!!
    --------------

    잘 지내라
    마지막으로 전화한번만 하기로 했다
    오산유기견센타로!!
    갑자기 기도가 나왔다.
    주여 저 개좀 도와주세요!!

    전화를 받았다.!!
    오 할렐루우우 야
    기다리란다
    그녀석을 잡아두어야 했다.
    고개를 돌렸더니없다
    건물을 뒤졌다.

    개는 애완견답게 개단을 부러진 다리를 인식않고 올라가서
    한신대 총학생회실로 들어갔다.
    병점이 한 눈에 들어왔다.
    그녀석과 큰 창가에서 가을 오후녘의 화성을
    멀리 바라보았다/

    둘다 말없이 한동안 있었다
    녀석은 잠이 들었다

    난 총학사무실 앞에 놓여진 한겨레 신문을 집어들었다.
    뒤적거리다가
    .....
    뒤적거리다가
    ......
    눈물이 났다
    ......


    눈물이 난건
    이녀석 불쌍한 것보담도
    갈곳없었던
    갈곳몰랐던
    결단할수 없었던
    나의 시간들.. 그리고
    우리의 시간들때문이었다.

    병들었었다. 지금도 가끔씩 습관처럼 병자가 되곤 하지만....
    그땐
    누굴 따라가도 위로가 되지 않았다.

    난..
    살았구나...


    30분이 흐르고 사람이 그녀석을 데리고 갔다.
    아싸~~~ 구원받았네!! ㅎㅎ
    좋은 주인 만나라!!

    그사람왈
    이개는 피부병이 많아서 누가 데려갈지 모르겠어요!!

    난 생각한다
    '아니 치료불가한 발톱무좀까지 있는 김광국을
    예수님이 살려주셨는데
    그깟 잘 쬐그마한 쌔끼개 피부병정도야!!!'

    그녀석이 부러진 다리를 다시 붙이고, 피부병이 낳아 좋은 주인을 만나길 기대하며
    가는 개를 봐주었다.
    잘 가!! 개( )
    앗차 숫놈인지 암놈인지 안 봤네!!!



    ------------0--------------
    1시간
    어느눈부신가을 오후
    유기견과의 만남과 이별
    .........


댓글 2

  • 니니안

    2008.11.14 00:41

    따듯합니다.유기견이 내 손에 오줌 싼 것 처럼.......
  • 현순종

    2008.12.15 22:37

    오늘은 개판이군요..ㅎㅎ. 근데 일상을 이렇게 멋지게 만들어내는 재주는 누구에게 받은 특혜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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