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회 수: 1162, 2013-06-24 18:21:08(2013-06-24)
-
학원에 있으면
반갑지 않는 방문객들이
드물지 않게 찾아 온다
며칠 전 40대 중반은 되어 보이는
남자분이 들어와
사업자카드 만들라고 장황한 설명을
늘어 놓기 시작했다
이미 머리 속에선 단호하게
거절할 결론이 난 지라
말을 끊을 찬스만 노리고 있었다
학원의 아이들이 수업하러
한명 두명 들어오니
조바심이 나기 시작했는데
"학원 다니는 애들이 부럽습니다"
하는게 아닌가..
그분 말 뜻을 겨우 이해하고 나서야
학원 안보내셔도 된다,
공부하고 싶으면 얼마든지
혼자 할 수있는 방법이 있다며
위로 아닌 사실을 토로했는데..
"공부하기 싫어하는 아이
학원이라도 보내야 억지로 라도
할 것 아니냐" 며 오히려 나를
답답해 하는 반응이다
어찌됐든 본론으로 다시 들어가
이 카드를 사용하면
이런저런 혜택이 있다는 말을 듣다가
더 이상은 안되겠다 싶어
단호하게 거절하니
갑자기 표정이 실망을 넘어서
버럭끼까지 보이며 돌아갔다
잠시 후..
가버린 아저씨의 뒷 모습에서
이 시대 가장의 고달픔이 느껴졌다
한 박자 늦는 나의 깨달음을 후회하는 순간
두고 간 아저씨의 명함이 보였다
어쩌면 이미 멀리 갔을 수도 있으나..
얼른 전화를 걸어 다시 오시라고 했다
얼마나 급하게 발걸음을 돌려
단숨에 3층을 올라 왔는지
말을 잇지 못하고
여러번 큰 숨을 몰아 뱉는다
육중한 중년의 가쁜 숨소리가
삶의 절박함을 보는 듯 했다
번호 | 제목 | 닉네임 | 조회 | 등록일 |
---|---|---|---|---|
3529 | 김바우로 | 4924 | 2003-04-03 | |
3528 | 이주현 | 4923 | 2003-04-15 | |
3527 | 김장환엘리야 | 4920 | 2014-04-29 | |
3526 |
7월 14일 주일 단상
+2
| 김장환엘리야 | 4920 | 2013-07-16 |
3525 | 김요셉 | 4912 | 2003-04-19 | |
3524 |
나의 소원
+2
| 박마리아 | 4888 | 2016-12-03 |
3523 |
아내의 마음
+1
| 박마리아 | 4878 | 2015-02-13 |
3522 | 이종림 | 4842 | 2003-04-13 | |
3521 | 이병준 | 4835 | 2014-04-17 | |
3520 |
"사랑 고백"
+3
| 향긋 | 4828 | 2003-03-18 |
3519 | 김장환엘리야 | 4823 | 2014-05-17 | |
3518 | 김장환 | 4823 | 2003-05-12 | |
3517 | 김장환엘리야 | 4821 | 2017-09-01 | |
3516 | 니니안 | 4808 | 2013-08-09 | |
3515 | 청지기 | 4789 | 2019-04-21 | |
3514 |
언어의 영성
+1
| 박마리아 | 4776 | 2013-12-06 |
3513 | 청지기 | 4762 | 2019-03-31 | |
3512 | 휴고 | 4761 | 2003-04-03 | |
3511 |
선한 사마리아인
+1
| 박마리아 | 4756 | 2013-07-16 |
3510 |
샬롬!
+1
| 김석훈 | 4755 | 2003-03-20 |
저도 가끔 전화를 받으면 카드가입, 휴대폰 교체,신개발지 토지 투자등 많은 텔레마케팅 전화가 입니다.
과거에는 바쁜데 쓸데없는 전화라며 박절하게 거절하며 끊었는데
요즘은 부드럽게 받아주고 정중하게 거절하며 상처를 안 줄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상대방이 얼마나 힘들겠나 생각하며...
직접 수락을 해 주는 일은 힘든데
참 착한 마리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