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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머니의 믿음과 지혜
  • 오늘같이 따스한 초봄의 날씨를 맞이하니
    따스한 어머니께서 해주시던 옛이야기가 생각납니다.

    때는 6.25 전쟁중이였으니 1952년 가을 일껍니다.
    부모님께서는 6.25 전쟁중 대구로 피난 오셔 정착하신 후
    서문시장에서 과자도매상을 하셨습니다.
    아버지는 보국대에 소집되어 전쟁터에 차출되어 가시는 바람에
    어머니 혼자서  운영을 하셨습니다.
    어느 날 저녁 늦게 마감을 하고 집으로 혼자 가십니다.


    서문시장에서 남산동 우리집으로 가는 길은

    허허벌판(논밭)이며 민가가  없었고

    중간에 얕은 야산에 과수원이 있어서 길이  Y자로 갈라지고

    왼쪽으로 가면 남산동 우리집 가는 방향이고,

    오른쪽으로는 다른 동네로 가는 길인데

    그 동네는 매우 빈민촌라서

    주로 시장의 야바위꾼들이나 노점상을 하는

    대충 그런 부류 사람들이 많이 살았답니다.

    달빛이 그리 밝지 않는 밤늦게 어머니 혼자서 가시는데,
    갈림길 우측 동네 쪽에서 왠 사람이 어머니 쪽으로 걸어옵니다.
    체격이 아주 큰 남자가 옆을 지나쳐서 서문시장 쪽으로 가더랍니다.
    그런데 가던 발자국 소리가 다시 어머니 쪽으로 점점 가까워졌답니다.
    그때서야  어머니는 어떤 위험한 일이 일어날 것 같음을 느꼈지만
    뒤를 돌아다 보기도 겁이 나서 그냥 걸어 가시면서
    이 위기를 어떻게 해야 하나? 궁리하셨답니다.

    <가던 사람이 다시 오는 걸 보니 나를 지나칠 때 여자임 확인하고

      그 시간에 그 길로 가는 사람은 시장에서

      장사하는 사람이란 걸 그 남자는 잘 알았을 것이니

      돈도 분명히 지니고 있을 걸로 감을 잡고 내 쪽으로 다시 오는구나 >하고
      생각을 하신 후에 여기서 내가 뛰어도 저 남자를 당해 낼 수 없다.

      그러면 어쩌면 좋을까?

    어머니는 약간 빠른 걸음을 내디뎌도

    점점 그 남자의 발자국 소리는 가까워지고....

    하느님 저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저를 구해주세요

    이렇게 속으로 기도를 하는데
    머리 속에서 문득 생각이 떠오르셨답니다.

    어머니는 걸어가던 속도를 좀 천천히 하시면서
    "혜자야! 너거 아부지 거기 좀 섰거라고 해라!
      내가 힘이 들어 빨리 못걷겠다" 하시며 앞을 향해 소리를 치셨답니다.
    혜자는 우리 누나 이름이고

    아버지와 누나가  먼저 가고 있는 것 같이 연기를 하셨답니다.
    아마 우측길에서는 좌측길이 안보였던 모양입니다.


    그리고 걷는 속도도  더욱 천천히 걸으시면서

    귀를 쫑끗 세우고 계속 따라 오는 소리는 들으니...
    발자국 소리가 다시 점점 멀어지고 있더랍니다.

    도둑이 제발 저리는 듯,

    앞에 가족들이 먼저 지나가고 있구나 하고 생각을 했을거라 감을 잡고 천천히 걷는데
    놀랍게도 발자국 소리는 점점 작아지고 멀어져 가고 있었습니다.
    그때야 뒤를 돌아보니 그 남자는 멀리 시장 방향으로 가고 있었고

    어머니는 걸음아 날 살려라 하시며 집에 무사히 오셨답니다.


    강력범죄가 지금같이 많지는 않았던 시절이였지만
    그래도 가끔 범죄가 있던 때라

    어머니는 어떻게 그 위기를 넘겼는지
    지혜를 주신 하느님께 감사하며

    아무리 어려운 일이 일어나도 주님께 구하면 주신다는 믿음을

    저에게 가르쳐 주셨습니다.

    오늘 같은 날이면 깊은 믿음과 지혜로우셨던 어머님이 생각납니다.
    어머니는 이런 저런 비유의 이야기로 믿음과 삶의 지혜를 가르쳐 주셨습니다.

댓글 6

  • Profile

    ♬♪강인구

    2013.02.27 16:10

    떡하나 주면 안잡아먹지~ 얘긴줄 알았습니다...^^
  • 니니안

    2013.02.27 17:15

    엘리야씨 공부 잘한게 어머니로 부터 왔군요?
  • 김영수(엘리야)

    2013.02.28 12:46

    약간 외탁한 부분은 인정 ^^

  • 박마리아

    2013.02.27 20:19

    '호랑이 굴에 들어가도 정신만 차리면...'
    지혜로운 어머님이셨네요~
  • 안셀름

    2013.02.28 10:21

    사방 천지가 하느님의 보우하심으로 가득한데 저흰 우둔하여 깨닫지 못하네요~~~
    언제나 저 크신 사랑을 조금이라도 느껴 볼까요 ^^
    추억을 느끼게 해보는 귀한 글입니다 ^^
  • 이종림

    2013.02.28 19:01

    모자 께서 정겹게 이야기를 주고 받는 모습이 그려지네요.
    어머님과의 추억이 많으셨나봐요. ...
    어머니와의 따뜻한 추억들이 생각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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