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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성공회 제자교회대한성공회 제자교회

  • 즐거운 추석 잘 보내셨지요?
  • 추석이었던 주일, 하느님께 예배 드리고
    김포 아버님댁, 서울 처가집을 순회한 후
    주일 늦은 밤에 속초로 가족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지난 여름, 가족이 함께 한 시간이 없어
    무리해서 일정을 잡아 보았습니다.

    영랑호가 내려보이는 지인이 빌려준 아파트에서 쉼도 갖고,
    설악산 등산, 온천욕 등으로 2박 2일을 다녀왔더니
    몸은 천근 만근이지만, 마음은 상쾌하네요. 여행 체질인가???

    어제는 수요일이었지만, 개천절로 공휴일 삼아 마저 쉼을 갖고
    오늘부터 새벽기도를 드리며 일상을 시작했습니다.

    사무실에서 일하다가 문득 자주 창문 너머 논을 바라보게 되는데
    노란 벼들이 바람 결에 춤추는 모습은 아름답기만 합니다.

    내려가 가까이에서 바라보니 이삭이 영글어 고개를 떨구고 있습니다.
    아름다움에 겸손함까지.... 참 고마운 볏님들!

    저렿게 아름답게 겸손하게 영글어가는 것이 삶이고 신앙이라는 생각에
    이내 성당으로 올라와 기도를 드리게 됩니다.

    요즘 제 마음에 와 닿는 카피가 있습니다.

    "일상이 하느님의 나라입니다."

    제 일상도 평화 가득한 하느님의 나라입니다.

    페친의 글 하나를 퍼왔습니다.  
    삶의 고통으로 평화를 잃어버린 분들이 계시다면 읽어보시기를 강추합니다.  

    김병년 목사님의 글인데, 사모님이 뇌출혈올 쓰러지셔서
    전신불구자로 수년째 와병 중인데.... 밝고 힘차게 목회를 하시는 분입니다.

    -----

    삶의 보물을 찾게 하는 순종


    고통이 우리를 두렵게 하는 것은 삶의 정지상태이다. 정지상태는 모든 의 인생을 실패로 보게 한다. 실패, 끝으로 인식한다.

    그러나 느릿느릿한 삶이 주는 선물이 있다. 삶을 자세하게 볼 수 있도록 시야를 넓혀준다. 느린 움직임은 먼저 나 자신의 아픔을 표현하도록 한다. 주변의 아픔을 볼 수 있는 새로운 지각도 갖게 한다. 빠른 속도는 주변을 스쳐 지나가지만 느릿한 걸음은 보고 생각하고, 느끼고 만지게 한다. 그리고 그 맛을 보게 한다.
    ...

    그때가 되면 나의 아픔은 다른 사람의 아픔으로 옮겨간다. 같은 아픔이기 때문이 아니라 아픔을 먼저 겪었기 때문에 생기는 동질감을 갖기 때문이다.

    나의 뜻대로 되지 않는 고통이 내 인생에서 아름다운 것들을 만들기 시작했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에 보면 이런 글귀가 나온다.

    “문제들 그 자체를 사랑하려고 애써보세요.
    마치 그것들이 밀폐된 방이나 낯선 말로 쓰인 책인 것처럼.
    지금 당장 해답을 찾으려고 하지 마세요.
    당신은 그 문제들을 가지고 살아보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 그 해답을 얻을 수가 없어요.
    그래서 모든 것을 살아보는 것이 중요해요.
    이제 그 문제들을 가지고 살아보세요“.

    고통은 낯선 언어로 쓰인 책과 같다. 붙잡고 씨름하다가 보면 해답을 얻는다. 신기하다. 해답을 줘서 살게 하는 것이 아니라 살게 한 뒤에 스스로 해답을 발견하도록 한다. 그래서 “어려움을 딛고 일어서면 언젠가 두려움을 주었던 낯선 것들이 내 삶의 소중한 보물”이 될 것이다고 기대한다.

    그러나 이 기대는 보상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신비로서의 보물이다. 공식에 대입해서 나오는 대가성 보물이 아니라 불합리하게 보이는 삶에서 나오는 신비로운 선물이다.

    인생은 신비스러운 보물찾기이다. 삶은 보물이 없어도 영원한 보물을 가질 수 있고, 보물을 갖고도 보물 없는 삶으로 살 수도 있다. 알 듯, 모를 듯한 모호함 속에 순종이 나의 삶 을 보물로 만들어 간다. 아픔은 나의 형질이 먼지임을, 쉽게 부러지고 흔들리는 갈대임을 깨닫게 했지만 이 연약함이 순종으로 말미암아 인격으로 빗어가는 금덩이가 됨을 알려준다.

    질병이 아닌 재난과 굽어진 재판으로 눈물에 몸이 상하고 창자가 끊어지는 듯한 아픔을 겪지만 인간의 연약함이 믿음안에서 그리스도의 신비를 깨닫게 한다. 풀리지 않는 헝클어진 실타래가 순종으로 인하여 삶에 대한 나의 의식을 깨워서 그리스도를 닮게 한다.

    아픔은 나에게 “인간의 눈에 어처구니없어 보이는 문제를 머리로 풀려는 쓸데없는 고생을 포기할 때 뒤따르는 안식”을 가르쳐 주었다. 머리로 풀지 말고 살아보라 그것이 안식을 준다. 순종이 안식이다.

댓글 1

  • 김영수(엘리야)

    2012.10.04 13:25

    하루 하루 똑같이 반복되는 일상이 가끔은 지겨운듯 해서
    뭔가 특별한게 없나 찾다가...
    아무 탈없이 지나가는 일상이 행복이고 축복임을 깨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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