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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공회·경기도 귀농지원사업 결실…5년새 11명 정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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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
    사회일반 노숙인들, 들녘에서 싹틔운 ‘자립 희망’
    [한겨레] 홍용덕 기자  


    등록 : 20110907 20:54 | 수정 : 20110908 15:16                
    성공회·경기도 귀농지원사업 결실…5년새 11명 정착
    서울역 노숙인 내쫓는 정책과 대조…“재기 도와야”

      

    » 노숙인이었다가 강원도로 귀농한 정삼진(가운데 모자 쓴 사람)씨가 평창군으로부터 빌린 1만5000평의 콩밭에서 다시 서기 지원센터의 김대술 신부 등과 함께 올해 수확할 콩을 둘러보고 있다. ‘다시 서기 지원센터’ 제공

      


    “올 추석도 혼자이긴 해도 마음만은 부자죠….”
    노숙생활을 끝내고 강원도 평창으로 귀농한 정삼진(74)씨는 집 앞 1만5000여평의 밭에서 올가을 거둘 콩을 생각하면 더없이 행복하다. 한때 노숙인이던 정씨는 7일 “나도 이제 당당한 농사꾼”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2일 코레일은 시민 안전과 서울역 이미지 제고를 내세워 서울역에서 노숙인을 내쫓았다. 하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노숙의 사슬’을 끊으려고 몸부림치는 노숙인들을 돕는 프로그램들이 결실을 보고 있다. 성공회 ‘다시 서기 지원센터’와 경기도가 함께 노숙인 자립을 도울 목적으로 추진한 ‘노숙인 귀농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센터가 노숙인들에게 석 달 과정의 ‘희망 인문학’ 교육을 한 뒤, 경기도농업기술원이 영농기술 교육을 하고 귀농 때 자립금을 지원하는 것이다.

    정씨도 2006~2007년 경기 수원역에서 노숙을 하며 떠돌았다. 건축업을 하다 빚보증을 잘못 서 망한 뒤 노숙인이 된 정씨는 다시 서기 지원센터 김대술(52) 신부의 권유로 교육을 받고, 2007년 강원도 양구로 귀농했다. 당시 정씨가 손에 든 것은 두 달치 식비와 주거비로 경기도가 지원한 110만원뿐이었고, 그 뒤로는 자립해야 했다. 첫해 감자 재배농가에서 일당 4만~5만원을 받으며 돈을 모은 정씨는 지난해 1000만원으로 1만5000평을 임대해 2년째 콩 농사를 짓고 있다.

    정씨는 “노숙 때 제일 힘든 게 ‘내가 다시 일어설 수 있을까? 재기할 수 있을까?’ 하는 회의였다”고 털어놨다. 그는 “노숙을 벗어나려면 자신이 먼저 발버둥 쳐야 한다”며 “사회도 노숙인들에게 가끔 먹여주고 잠자리를 주기보다는 스스로 움직여 먹을 수 있는 자급능력을 갖게 도와달라”고 말했다.

    노숙인 귀농 프로젝트가 100% 성공한 것은 아니다. 2007년 이후 지금까지 15명의 귀농자 가운데 4명은 다시 알코올 중독 등으로 노숙인이 됐다. 하지만 작은 실패에도 희망을 찾으려는 노력은 여전히 이어진다.

    8일에는 수원역 일대 노숙인 4명이 정씨를 뒤쫓아 강원도로 떠난다. 공무원이나 공장 노동자로 일하다 하루아침에 길거리 노숙인으로 전락했지만 이들의 각오가 다부지다. 강원도로 귀농할 노숙인 김철민(60·가명)씨는 “추석을 앞두고 가족 얼굴이 떠오르지만 내가 가진 게 없는데…”라며 말끝을 흐렸다. 그는 “1~2년 안에 500만~600만원 모으면 화물차를 사 고물장사를 하겠다”고 말했다. 내년에도 10여명이 더 떠나려고 준비하고 있다.

    성공회 김대술 신부는 “노숙인들이 쉼터에 있다가 돈을 벌면 다 쓰고 다시 노숙인이 돼 쉼터로 오는 ‘회전문식 삶’을 끊어야 한다”며 “자치단체가 성과보다 노숙인들의 자립기반 마련에 관심을 쏟아달라”고 말했다.




댓글 1

  • 서미애

    2011.10.02 21:07

    김대술 신부님의 사역이 요즈음 내 배 불리는 목회자들과 완전 대조됩니다.
    하나님의 진정한 종의 모습을 사시는 신부님의 건강과 성령충만을 기도하며
    참 좋은 성공회 신자여서 감사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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