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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펌글] 기독교은행 설립시도에 대한 '희년함께' 논평
  • 조회 수: 1191, 2010-11-12 15:46:38(2010-11-12)
  • [논평] 이름뿐인 기독교은행 설립 시도를 중단하고, 지금 있는 자리에서 가난하고 낮은 자를 섬기라
    - 기독교 일부 세력의 기독교은행 설립 시도에 대한 <희년함께> 논평

    한겨레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11월 1일 한국사회복지금융설립위원회(위원장: 강보영 새소망교회 목사)라는 기독교 단체가 장충체육관에 모여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 성공 기원 기도회 및 한국사회복지금융 설립대회’를 개최하고, 제1금융권에 기독교은행을 설립할 것임을 밝혔다고 한다.

    이날 설립위원회 위원장인 강보영 목사는 “한국 교회의 부동산 가치만 해도 80조원이 되고, 연간 헌금 총액만도 4조8천억원”이라며 “기존 은행을 인수하거나 새 은행을 설립하는 방법으로 자본금 1조5000억원 규모의 제1금융권 기독교은행 설립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강보영 목사는 “우선 한국사회복지뱅크㈜가 소유한 납골당 20만기의 현물 자산과 복지법인 주식을 매각한 4000억원 정도의 자본금을 마련할 것”이라며 “금융위원회의 은행 설립 인가를 받기 위해 발기인 대회를 마치는 대로 금융위원회에 은행설립 예비 인가를 신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희년함께>는 기독교계의 일부 세력들이 자신들의 돈과 힘을 내세우면서 겉모습만 기독교로 포장한 제1금융권 은행을 설립하려는 시도에 대해 심히 우려하는 바이며, 돈과 힘을 한 곳으로 집중시켜 거대한 기독교은행을 설립하는 방식이 아닌 자신들이 지금 있는 자리에서부터 실행 가능한 방법으로 가난하고 낮은 사람들을 섬길 것을 촉구한다. 또한 <희년함께>는 거대한 기독교은행을 설립하려는 이들의 시도가 왜 잘못된 것인지에 대해서도 밝히고자 한다.

    기독교은행이 없어서 가난한 사람을 돕지 못하는가?

    먼저 기독교은행을 설립하려는 이들이 한국 교회의 부동산 가치인 80조원과 연간 헌금 총액인 4조8천억 원을 마치 자신들의 사금고인양 이야기하며 기독교은행 설립을 운운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거대한 제1금융권 은행 설립을 지향하면서 마치 가난한 사람과 교회를 돕기 위해 은행을 세우려는 것인 양 보이려는 것도 문제이다. 또한 G20 개막에 맞춰 대회를 개최함으로써 정권에 아부하여 기독교은행 허가를 받으려는 의도부터 잘못된 것이다.

    가난한 사람에게 꾸어주고 이자를 받지 않거나 도저히 갚을 수 없는 경우 면제년에 부채를 탕감해주라는 성경 말씀(신15:1-10; 출22:25-27)에 따라, 가난한 사람에게 해준 대출에 대해 무이자나 최소한의 이자를 받는 기독교금융기관을 세우려는 의도라면 굳이 제1금융권 은행을 세울 필요가 없다. 또한 하나의 거대한 기독교은행을 설립하여 여러 지역에 있는 가난한 사람들을 돕는다는 것은 효율성 측면에서도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지역 교회들이 가난한 사람들을 직접 돕든지 교회 주도로 신용협동조합이나 복지법인, 재단을 설립하여 돕는 것이 불필요한 비용도 줄이고 수혜자도 넓힐 수 있는 더 좋은 방법이다.

    교회가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이런 일들을 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정작 교회에서는 자기 교회의 가난한 교인들이 죽어나가는 것도 모르고 이들을 돕는 코이노니아도 하지 않으면서, 거창한 기독교은행을 설립해 돈을 한 곳에 쌓아놓고 가난한 사람을 돕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교회가 가난한 사람들을 돕지 못하는 것은 거대한 제1금융권 기독교은행이 없어서가 아니다. 교회가 가난한 사람들을 도우려면 굳이 제1금융권 은행이 아니더라도 지금도 얼마든지 여러 가지 방법으로 도울 수 있다.

    굳이 제1금융권 은행을 설립하려는 의도가 무엇인가?

    그런데도 굳이 제1금융권 은행 설립을 지향한다면 그 의도가 무엇인지부터 먼저 밝혀야 할 것이다. 크리스천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제1금융권 기독교은행을 설립하려는 이 단체는 “한국교회가 제1·2금융권에서 빌리는 돈을 1년에 1조원 이상으로 추산하고 있는데, 중소기업 대출이자가 연 2-3%인데 비해 교회는 7.6% 이상의 높은 금리를 적용받아 한 달 이자만 수백억 원에 달하고 있다”며 자신들이 은행을 만들어 교회에 더 낮은 이자에 대출해주겠다고 밝혔다.

    결국 이들은 금융권이 교회에 대출해주고 받는 이자수익이 아까워 그 돈을 자신들이 갖기 위해 기독교은행을 만들어 교회에 더 낮은 이자로 대출을 해주는 금융업을 하겠다는 의도라고 보인다. 이들이 교회를 대상으로 대출 사업을 하겠다는 의도에는 또 다른 문제가 있다. 대부분의 교회가 금융권에 고액의 대출을 받는 이유는 땅을 사서 예배당 건물을 크게 짓기 위한 메가 처치(mega church) 현상 때문이라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따라서 기독교은행을 설립하여 다른 은행보다 저리의 교회 대출을 해주는 것은 ‘땅 사서 큰 예배당 짓기 경쟁’에 돈줄을 부담 없이 원활히 대주는 사업이 될 것이며, 이는 한국 교회의 메가 처치 현상과 부패를 더욱더 부채질할 것이 불을 보듯 훤하다.

    또한 크리스천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이들은 기독교은행의 정부 허가 문제에 대해 “기독교만 한다고 하면 명분이 약하므로 한국의 3대 종교인 천주교, 불교까지 함께할 계획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천주교와 불교, 개신교가 함께 하는 은행이 ‘기독교’은행인지 의심스러울뿐더러 아직까지 목적도 불분명한 은행에 함께할 천주교, 불교 측 당사자가 있을지도 의문이다.

    <희년함께>는 이렇게까지 해서 굳이 제1금융권 은행을 고집하는 까닭을 납득하기 어려운 만큼 이들이 기독교라는 이름을 더 이상 팔지 말 것과 함께 이름뿐인 기독교은행 설립 시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 아울러 진정으로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은행을 설립하려한다면 지금이라도 뚜렷한 목적과 올바른 방법부터 제시하고, 굳이 은행을 만들고자한다면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빈민소액대부(micro credit)은행을 설립할 것을 권고한다.

    자기를 비우시고 낮아지신 예수님의 모습을 따르라

    또한 몇 십조 원이나 되는 막대한 한국 교회의 돈을 한 곳으로 집중시켜 이 돈이 주는 힘으로 가난하고 낮은 사람들을 섬기겠다는 발상 자체부터 자기를 비우시고 낮아지신 예수님의 모습에 맞지 않는다. 예수님께서는 가장 부하시고 높으신 하나님이시지만 “자기를 비워 종의 형체를 가지사 사람들과 같이 되셨고 사람의 모양으로 나타나사 자기를 낮추시고 죽기까지 복종하셨으니 곧 십자가에 죽으심”(빌2:7-8)을 통해 온 인류를 구원하시고 자신의 생명과 부요함을 모든 사람들에게 나누어주셨다.

    교회는 이러한 예수님의 낮아지심과 고난의 모습을 따르는 제자의 삶을 살아감으로써 이웃과 세상을 섬기고 그들을 풍요롭게 할 수 있다. 또한 “(예수님께서는) 부요하신 이로서 너희를 위하여 가난하게 되심은 그의 가난함으로 말미암아 너희를 부요하게 하려”(고후8:9)는 것처럼, 교회도 예수님을 본받아 자신을 낮추고 비움으로써 이웃과 세상을 섬길 수 있다.

    따라서 지금 일부 기독교 세력이 벌이고 있는 거대 기독교은행 설립 시도는 예수님의 모습과는 정반대이다. 돈과 힘을 한 곳에 집중시켜 그것으로 이웃과 세상을 섬기겠다는 생각은 초대 교회를 타락시킨 콘스탄틴주의와 사실상 같은 것이며 예수님의 정신과는 전혀 맞지 않는다. 아울러 이는 예수님의 성육신과 고난, 낮아짐과 제자도의 신학이 아닌 영광과 승리, 힘의 신학이며 막강한 기독교 정권을 등에 업고 대형 기독교은행을 만들려는 오만과 자만이다.

    한국 교회는 자신의 벌거벗음을 깨닫고 돌이키라

    지금 한국 교회는 라오디게아교회처럼 부동산 가치 80조원과 연간 헌금 4조8천억 원을 자랑하면서 “나는 부자라 부요하여 부족한 것이 없다 하나”(계3:17) 자신들이 “곤고한 것과 가련한 것과 가난한 것과 눈 먼 것과 벌거벗은 것”(계3:17)을 전혀 깨닫지 못하고 있다. 또한 한국 교회는 자신들의 힘과 부를 집중하여 그것으로 복음을 전하고 선한 사업을 하고 세상을 하나님의 나라로 만들겠다면서 자만하고 있다. 하지만 가장 낮은 십자가를 통한 예수님의 구원하심처럼, 하나님의 구원하시는 능력은 “약한 데서 온전하여”(고후12:9)지며 교회가 세상을 섬기는 능력도 ‘강함’이 아닌 ‘약함’에서 나온다.

    성경은 “부하려 하는 자들은 시험과 올무와 여러 가지 어리석고 해로운 욕심에 떨어지나니 곧 사람으로 파멸과 멸망에 빠지게 하는 것이라 돈을 사랑함이 일만 악의 뿌리가 되나니 이것을 탐내는 자들은 미혹을 받아 믿음에서 떠나 많은 근심으로써 자기를 찔렀도다”(딤전6:9-10)라고 경고하고 있다. 만약 기독교은행을 설립하여 부해지려고 한다면 이 말씀을 명심하고, 기독교의 본질로 돌아가 예수님처럼 지금 있는 자리에서 주위에 있는 낮고 가난한 사람들을 섬길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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