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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성공회 제자교회대한성공회 제자교회

  • 성주간 교구장 사목서신
  • 서울교구 성직자, 수도자, 그리고 교우 여러분에게 드리는

    교구장 사목서신


      대한성공회의 첫 한인주교이시자 초대 서울교구장이신 이천환 주교님께서 별세하셨습니다. 그간 병원에서 오랫동안 입원과 퇴원을 거듭하시다가 지난 금요일인 3월 26일 오후 8시 7분에 하느님의 부르심을 입으시고 영원한 안식의 길로 떠나셨습니다.

      이미 잘 알고 계시는 것처럼 이천환 주교님은 1965년에 한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주교직에 오르신 분입니다. 초창기 대한성공회 역사에서 한인주교 서품은 큰 의미가 있는 일이었습니다. 존 코프 주교님 이래 해외 선교사들에 의해 주도되던 선교활동을 마감하고 이제 한국인의 손에 의해서 한국인을 위한 선교를 시작한다는 것과 같은 의미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교구장으로 재임하시는 동안 보여주신 헌신 덕분에 오늘날의 대한성공회가 있을 수 있었습니다. 서울교구의 자립을 위해 보여주신 노력에서부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를 비롯하여 다양한 교회일치 운동에 참여하는 일에 이르기까지 참으로 다양한 자리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대한성공회의 위상을 높이기 위한 아낌없는 노력을 기울이셨습니다. 그 덕분에 오늘날 우리는 주교님께서 마련해 놓으신 기초 위에서 큰 자유를 누리며 신앙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주교님께서는 '십자가'라는 단어를 즐겨 쓰셨습니다. 그것은 그분께서 남기신 저서의 제목만 보아도 잘 알 수 있습니다. '한국땅의 십자가', '정의의 십자가', '평화의 십자가', '통일의 십자가' 라는 이름의 책이 기억나실 것입니다. 주교님께서는 우리 신앙인이 살아야 하는 삶의 내용이 '자기 십자가를 지는 삶'이라는 것을 강조하셨습니다. 그래서인지 예수님께서 우리의 죄를 위하여 무거운 십자가를 지시고 험한 언덕길을 오르신 것처럼 그분을 따라 사는 우리도 같은 모습으로 살아야 한다는 주교님의 말씀이 더욱 크게 울립니다.


      사랑하는 성직자, 수도자, 그리고 교우 여러분!

      이제 주교님은 우리와 같은 몸으로 우리 곁에 계시지 않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분명히 보고 또 듣고 있습니다. 주교님께서 주님의 몸된 우리 교회를 위해 보여주신 사랑과 수고가 얼마나 귀하고 값진 것이었는지를 매일 경험하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서울교구 여러분!

      우리는 지금 주님의 수난과 죽음, 그리고 부활을 깊이 묵상하는 사순절의 끝자락인 성주간으로 향하는 길목에 서 있습니다. 그 길목에서 사랑 깊은 하느님의 품으로 이천환 주교님을 보내드렸습니다.

      성주간을 맞이하며 주교님께서 말씀하시던 십자가를 다시 기억합니다. 어려운 일이 있더라도 힘을 내도록 이끄는 은총의 십자가, 부활의 영광 안에 있는 생명의 십자가의 능력을 믿고 마음을 다해 따르면 분명 하느님께서는 우리의 믿음을 보시고 크고 풍성한 은총으로 우리를 축복하실 것입니다. 그리고 더욱 큰 기쁨으로 부활을 맞이할 수 있도록 인도하여 주실 것입니다.

      예수님을 죽음에서 일으키신 하느님의 크신 사랑이 이천환 주교님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시기를 기도드리며, 그 은총이 우리에게도 머물러 하느님의 뜻을 따라 사는 축복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대한성공회 서울교구 교구장 김근상(바우로) 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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