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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탁구.. 치실래요?
  • 조회 수: 1816, 2008-01-16 13:21:19(2008-01-16)

  • 요즘 매일 교회에 갑니다.
    수,토요일과 주일 이렇게 4일 나갔었는데 지난주부터 월화목금이 더해졌습니다.
    잠깐!  
    오해하지 마시구요...^^  뭐 새벽예배를 매일 나가게 되었다거나 그런 거 아닙니다.

    작년 겨울의 초입부터 추위 때문에 자전거를 못 타게 되었거든요...
    운동 부족에다가 뭔가 아직 내 안에 남아서 어떨 때는 저를 안절 부절하게 만드는... 그 뭐랄까.. 야성이라고나 할까? 수렵본능(?), 개척본능(?) 이런 것들이 몸을 굼실거리게 만드는 겁니다.
    낚시도 못가고... 퇴근하고 집에 오면 밥먹고... 티비보고... 둥글대다가... 책보다가... 기타치며 찬양 좀 하다가... 중간 중간 간식도 먹어 주고... 인터넷 하다가... 졸리면 그제야 씻고 자는...  그야말로 나쁘게 표현하면 배부른 돼지마냥으로...  좋게 표현하면 풍족하진 않지만
    안빈낙도하는 중년으로 그렇게 지내다보니 안 그래도 살짝쿵 내밀기 시작한 배가 점점 더 두루뭉실해 지는 것 아니겠습니까?
    해서 요즘 재미 들려 토,일요일에만 치던...  우리 형제들끼리만 치던 탁구를 아내와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아하! 지금 생각해 보니 토,일요일에 왜 그렇게 지칠 지경에 이를 때 까지 탁구를 쳐댔는지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 굼실거리는 근지러움에서 벗어나려고 몸부림을 쳤던 것이 아닌가 하는... ^^

    대부분 우리 교회 자매들과 비슷...  아니?.. 아닐지도 모르겠군요..
    우리 체스카를 아시는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몇몇 자매들과 마찬가지로 정지되어 있는 물체는 계속 정지하고 있으려한다는 만류인력의 법칙을 증명하듯이 엉덩이가 무거워서(퍽~켁!) 한번 앉으면 좀체 일어서지 않는 그러한 성품인 거 아시죠?  
    네? 그 집만 그런 게 아니라구요?  ^^
    어쨌거나 그랬던 체스카가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우리 교회가서 탁구나 칠까?’라는 저의 제안에 시원스럽게 오우케이~ 하고 따라 나선지 벌써 2주째입니다.
    첫날에 15번도 못 넘어가던 똑딱볼 랠리가 이제는 쉬지않고 70번을 넘어가는... 그것도 똑딱볼이 아니고 스맷쉬와 드라이브가 적절히 혼합된 속공으로 이어진다는 거 아닙니까?
    어제도 저녁 먹고 교회 와서는 한 시간 넘게 치고 갔는데 땀이 다 나더라니까요...    
    체스카가 그래도 주부탁구교실 출신이거든요...  계속 다녔으면 백핸드와 커트, 서브까지 다 배웠을텐데 아깝게도 반토막짜리입니다. 오직 포핸드로만...ㅠㅠ
    저는 죽어라고 체스카의 오른 쪽으로만 공을 보내야하는 상황이지만 너무 재미있습니다.

    그 동안 함께 하는 것이 별로 없었거든요.
    낚시도 아니고... 바둑도 아니고... 물론 오목은 두지만 몇 일 두면 재미없거든요...  당구를 치나... 그렇다고 자전거를 타나...  사진 찍으러 다니는 것도 별로구... 퍼즐 맞추기도 매일 할 수 있는 게 아니구... 날씨 좋을 때는 같이 걷는 게 유일한 함께! 이었었는데...그렇다고 이사람 제일 잘하는 앉아서 수다 떨기나 함께 드라마보기에 동참할 수도 없고 말입니다. ^^

    그런데 요 탁구에 부부가 함께 맛이 들었습니다.
    아무도 없는 교회에 들어가서 둘이 치는 탁구...
    “자~ 몸 풀기 운동 좀 먼저 해~”
    “목운동도..  발목도 돌리고...  그렇지~ 스트레칭을 해 줘야돼~”
    “자~ 간다~”
    똑딱 똑딱...  또닥 따닥....
    “하하..”
    “호호..”
    “뭐야~ 똑바로 줘야 내가 치지~?” 똑딱 똑딱...
    “얼씨구~ 한쪽으로만 주는 게 얼마나 힘든데~”
    “내가~” 똑딱 “당신 훈련~” 똑딱 “시키는거야~” 똑 휙~
    “어? 아이고~” “하하”“호호”“티라노야 숏팔이야~”
    그렇게 금방 한 시간이 지나갑니다.
    다시 문단속을 하고 집에 가는 길에 체스카 한마디 합니다.
    “여보~ 훌륭한 제자스포츠센타다 그치?”

    일주일에 세 네번 한 시간 정도씩 따로 하는 운동이 아니고 이렇게 너한번 나한번 주고받는 운동을 하다 보니 가뜩이나 좋은 부부금실이 더 좋아지는 걸 느낍니다.(에라이 퍽!~)
    아닌게 아니라 제 착각인지 모르겠지만 그냥 한마디 말이나 대꾸에도 뭔가 더 정이 담긴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든다니까요?
    거기에다가 이 것도 운동이라 몸이 많이 좋아진 걸 느낍니다.
    거북한 뱃속이 시원해 졌구요. 나왔던 배도 좀 들어가 보입니다. 숙면하게 되구요... 피부도 좀 더 매끈해 지고 팽팽해 진듯...
    체스카도 처음에는 팔이 아프니 좀 쉬어야 되느니...  그러더만 이제는 아프다는 말이 없습니다.  늘어지고 약해진 근육이 자리를 잡아가는 것이겠지요.
    오히려 땀이 나야된다며 헛스텝을 밟고 라켙에 더 힘을 싣는다니까요...^^

    교우님들,
    제가 왜 이렇게 실없이 수다를 떠냐하면요...
    해 보니까 좋아서요... 혹시 부부간에 딱히 함께하는 것이 없으신 부부들께는 크게 힘들지 않으면서 비용도 하나도 더 들지 않고 거기에다가 교회 안에서 즐길 수 있는 운동이라는 점에서 권할 만 하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더 큰 이유는... 좋은 걸 우리 부부만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니 조금 미안해서요...

    사실은 이 글을 쓰면서 또 부부란? 부부라면? 부부이기 때문에...  부부로 부르심... 등등...
    부부에 관한 개똥철학과 그 분과의 관계에 대한 아주 심도 얕은 많은 생각들이 제 머리 속을 들락날락했습니다.
    그런데 안쓰려구요...  대충 걸러보니 전부 배워서, 남의 것 들어서 아는 것이더군요...
    그런거야 책 보면 다 아는 건데 내가 구태여 되지도 않는 얕은 생각... 짧은 글로 흉내 낼 필요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정말 나눠야 할 것은 내가 하고 있는 것... 그 것을 통해 내가 실제적으로 느끼고 아는 것이 아니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저 부부가 무언가를 함께하니 참 좋더라. 무슨 목적을 가지고 열심을 다하는 것 말고...
    그냥 재미로... 즐겁게... 몸을 부대끼면서... 노니까 참 좋더라... 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었습니다.
    .
    .
    교우님들,
    2008년 한 해 가운데 즐거우시기를 주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Profile

댓글 11

  • Profile

    강인구 ^o^

    2008.01.16 13:22

    그러고보니...
    자녀와 함께 하는 것도 참 좋겠군요...^^
  • 기드온~뽄

    2008.01.16 15:54

    ㅋㅋㅋㅋㅋ 경로사상이 없어서...;;
  • 김장환 엘리야

    2008.01.16 18:23

    '보시기에 좋았더라!'
    교회 가까이 사는 분들이 누리는 은혜 같네요.
  • 김영수(엘리야)

    2008.01.16 21:06

    깨가 쏟아져 바닥이 미끄러울테니 요주의.근데 난 교회가 머니까... 마당에 탁구대 하나 놓을까? 값이 얼만교?
  • 마르코

    2008.01.16 22:41

    10분 동안 칼로리 소모량이 70-80 이랍니다

  • 김장환 엘리야

    2008.01.17 09:42

    마르코님! 어째 요즘 뜸 하네요.
    '소 대신 예배!' ㅎㅎㅎ
  • 꿈꾸는 요셉

    2008.01.17 13:16

    이거 사람들이 많이 모이면 탁구대를 하나 장만해야겠어요~~
    어른들 뿐만이 아니라 학생들도 칠 수 있게...
    언제나 어른들 치시는 마지막을 기다리느라 고생을 조금(많이) 했지만요.
    하하하....
    하튼 저희 아빠가 제일 좋아하시겠는걸요?
  • Profile

    강인구 ^o^

    2008.01.17 13:46

    은성~
    이미 두대란다...^^
  • 안응식

    2008.01.17 23:34

    3~40만원합니다.
  • 김영수(엘리야)

    2008.01.18 17:44

    생각보다 비싸네...나무판 사서 만들어 볼까?
  • 꿈꾸는 요셉

    2008.01.20 16:00

    아... 그럼 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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