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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성공회 제자교회대한성공회 제자교회

  • 밥 먹고 늦은 저녁에...
  • 조회 수: 1603, 2007-06-25 22:50:23(2007-06-25)
  • 제 집 거실 앉은뱅이 탁자 위에 장기 집권하며 자리를 지키고 있는
    녀석들이 있습니다.
    물론 1위는 TV리모콘입니다.
    성경책이 1위이어야 하는 것이 우리 믿는 사람들의 당연한 디스플레이
    본능이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렇지 못한 것을 반성합니다.
    억지로 변명을 하자면 성경을 보는 장소가 거실이 아니기 때문에 그
    곳에 없다는 말씀을 드린다면 핑게이겠지요? ^^
    여튼, 리모콘과 함께 상당히 긴 날들을 떡하니 버티고 있는 놈들 중
    하나가 <굿바이~게으름>이라는 책입니다.
    제가 원래 책을 굉장히 빨리 읽는 편인데도 불구하고 벌써 3주 가까이
    완독을 못하고 있네요...
    예를 들면 무협지 같은 책은 손에 잡으면 하루 저녁에 5권 이상씩 읽어
    버린다는...(퍽~*)
    그렇지 않더라도 대략 1시간이면 일반적인 2~300페이지짜리 책 한권은
    다 읽고 휙~하니 던져 버리곤 하는 데....  이 책은 저로 하여금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하게 하는군요...

    이 책의 저자께옵서 게으름이란 어쩌구저쩌구이러쿵저러쿵....  하면서
    정신과 의사의 입장으로 이제까지 누구도 접근하지 않았던 이 게으름
    이라는 분야를 나름대로 설득력 있게 기술을 해 주시는데요...

    그 중에 한 가지를 우리 교우님들과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또
    이렇게 긴(?)글을 쓰고 있습니다.
    요즈음 네티즌들의 문화 중에 결코 본받아서는 안 되는 문화 중의 하나가
    다섯줄 이상 넘어가는 글은 아예 클릭도 안 한다는...  
    아날로그적 방식들을 무슨 고리짝 취급을 하며 짧고 간략하면 그것이
    쿨~한 것 인양 생각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나쁘다는 건 아니구요...  그저 제가 그 세대가 아니라는 것만 알아주십사...
    이런 된장.... -..-;; ....   다른 길로 샜군요..^^

    그 책에 기술된 게으름의 유형 중에 열심히 일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문제의 본질에 충실하지 않는 열심도 또 하나의 게으름이란 내용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학생이 있어요...  시험 때가 되어서 학교에서 시험 일정을 발표합니다.
    그런데 학생들 대부분이 그렇지만 이 학생도 시험에 대한 두려움, 피할수
    있다면 피하고 싶은 생각..., 시험 없는 세상에 살고파~... 뭐 이런 생각을
    하는 학생이었는데...  좀 심했나 봅니다.
    시험 전날 이상하게 책상이 지저분해 보이고 그 책상을 정리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다는 강박에 빠지게 됩니다.
    결국 이 학생은 아주 열심히 자기 방과 책상, 책장을 정리하는 데에 그 날
    시간을 다 보내게 되었고,  열심히 일했지만 다음날 시험은 당연히 망치게
    되었다는 얘기입니다.
    일견 어리석어 보이지만 저자는 이 예를 통해 본질에서 벗어난 열심 이나...
    (물론 자기 방과 공부하는 장소를 깨끗하게 정리하는 것도 이 학생의 할 일
    중의 하나임에는 분명합니다만...)
    본질을 회피하고 싶은 마음에 다른 일에 열중하는 것을 <게으름>이라 말합니다.
    .
    .
    .
    저는 이런 게으름의 유형을 읽으면서 우리 교회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이 순간... 마음속 깊은 곳에서 약간의 짜증이 솟구치면서 ‘이게 또 뭔 소리야!’
    라고 소리치시는 분들은 우리 교회를 정말 사랑하시는 분들입니다.^^)
    오해하시지는 마시구요...  전체를 얘기하는 게 아니고 아주 일부분에
    관해서만 적용시켜 보려합니다.

    지금 준공을 기다리고 있는 <선교비전센타>에 대해서만요...
    대비를 시키자면 <선교비전센타>의 ‘선교 비전’이 학생의 본분이라면,
    ‘센타’는 공부방이나 책상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시험 날짜가 곧 닥쳐오는 것을 눈앞에 뻔히 바라보면서 책상정리만 하고
    있는 것과 별반 다를 것도 없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상이 어지러워도 공부만 잘하면 되는 것이죠....  그러나 기왕에 공부방을
    갖게 된 것... 좀 더 좋은 환경에서 공부 하는 것도 결코 나쁜 일이 아님
    또한 사실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이 학생이 시험일정에 따른 공부 계획을 가지고 방을 정리하는
    틈틈이 수험 계획을 수립하고 그 계획에 따라 공부라는 본질에 충실하는지...
    가 중요한 것처럼...
    우리 <선교비전센타>를 바라보는 우리의 입장도 이제 준공을 하고 축성을
    하게 되면 우리 제자교회가 이 곳을 통해 어떤 일을 하시기를 그 분께서
    원하고 계신지... 그 분의 계획이 무엇이고, 축성과 동시에 이루어져야 할
    일들에 대해서 우리가 지금 혹시 게으른 것은 아닌지 한번 짚어 보아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입니다.

    우리 주님께서는 우리가 그저 단순하게 예배를 나누는 것으로 우리의 심력을
    허비하시기를 바라시는 걸까요?
    아니면 이 센타를 통해 우리 교회 자체에 예배가 활성화되고, 부흥이 되는 것에
    더해 이 지역과 남부교무구, 우리 성공회 교단 전체에 주님의 영향력을
    드러내는 것 뿐 아니라 정체되고 무력한 한국 기독문화 가운데 또 하나의
    시원한 샘물 같은 역할을 하기를 바라시며, 그 일을 위해 기도하고, 헌신할
    사람이 세워지고 훈련되어 지기를 바라실까요?

    사실 공부방은 이미 다 정리가 된거나 진배없습니다.
    좀 억지스럽지만 펜티엄5에 26인치 와이드 lcd는 지금이 아니어도 상황이 되면
    갖출 수 있는 것이고 오히려 지금은 공부할 계획을 세우고 책을 꺼내 책상 앞에
    앉아야 할 때가 아닐까요? ^^

    장단기 계획을 세웠으면 합니다.

    보통 회사에서도 Short term, Middle term, Long term,  이렇게 3년, 5년,
    10년 단위로 계획을 세우고, 진행하고, 평가하며, 수정하고, 드라이브를 걸고....
    뭐 이렇게들 하지요...

    장기적으로는 교단과 열방을 품고 선교사를 길러 내고 파송하며, 교단 가운데
    새로운 리더쉽을 세워 가는 것으로 목표를 잡는다면...
    중, 단기적으로는 예배의 차별화, 교무구의 연합(세대별 신앙대회 / 각종
    세미나 개최) , 각종 년례학교 개설(찬양과경배학교 / 예배찬양인도자학교 /
    중보기도학교 / DTS / 어린이성경학교 / 노인성서대학 / 아버지학교 /
    결혼예비자학교 / 등등...)과 지역 사회를 위한 쉼터(각종 강좌 개발 및 개설)
    등등의 일들...
    섭외하고, 여건을 개발하고, 타임스케쥴을 잡고, 홍보하며, 동역자를 일으키는
    일과 동시에 장기적인 꿈을 꾸는 비져너리로서...  할 수 있고 해야 할 일들이
    맘 먹고 하자면 엄청나게 많다는 것입니다.

    단, 이러한 일들의 진행은 이 일을 위해 준비하고, 기도하며, 감당할 사람이 먼저
    세워져야만 되겠지요?
    어쩌다가 감동있으신 분들이 일회성으로 추진하고 열려지는 그런 일들도 있겠지만
    그것은 말 그대로 일회성일 뿐 지속적인 선교적 역량과는 거리가 좀 있는 일이
    되지 않겠습니까? ^^
    이 참에 우리 교회 안에 풀타임이거나 풀타임에 가까운 선교비전센타장이 세워지고
    위에 열거한 장단기적인 많은 일들과 센타가 돌아갈 수 있는 동력을 일으켜 세우는
    역할까지 전임한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또 그 일을 위해 우리 제자교회의 선교적 역량이 집중되어야 할 때라고 보구요...
    .
    .
    .
    이제 축성까지는 3개월이 채 안 남았습니다.

    우리가 준비 안하면....
    이 곳은....
    그저 넓어진 식당....  독립하는 주일학교....  비전 없이 나뉘어진 예배...
    그리고...
    외형에 대한 씁쓸한 자랑.... 만이 남게 되지 않겠습니까?

    그것만으로도 훌륭하다고 생각하는 것만큼 슬픈 일은 없겠지요...?
    .
    .
    .
    교우님들...

    우리는 게으른 종인가요....  충성된 종인가요... *^^*
    Profile

댓글 1

  • 리도스

    2007.06.27 17:26

    학생의 모습이 바로 저의 모습인것 같네요
    저는 무엇을 하기전 하는 것보다 하기위해 준비하는 시간이
    너무많아 진정 중요한 것은 하지 못할때가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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