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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성공회 제자교회대한성공회 제자교회

  • 또 오랜만에..
  • 조회 수: 1351, 2007-06-17 06:35:53(2007-06-17)
  • 거의 한달만인가요?
    마치 월례보고 같은 느낌이 드네요..
    한 달에 한 번 글을 통해 만나게 되니까요.
    아~! 이 달은 아니군요..
    지난 3일에 수원교회에서 만났으니까요.
    오랜만에 반가운 얼굴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지금 시간이 오전 5시 50분이네요.
    아직 꿈속에 계시겠네요.
    벌써 해는 떠서 환해졌는데...^^
    이곳에 살다보니 생활리듬이 좀 빨라졌네요.
    농사를 지으시는 분들이 많으셔서 하루의 시작이 좀 빠르답니다.
    요새같이 해가 일찍 뜨는 시기에는 4-5시 정도면 벌써 일어나셔서 논으로 밭으로 나가시는 분들도 계시기 때문에 덩달아 저도 일찍 아침을 맞이하게 됩니다.
    매일 새벽기도가 5시에 있다보니 이것도 어느샌가 몸에 익어버려서 일찍 눈뜨게 되네요.
    전에 같으면 아직 꿈 속을 헤맬 땐데 말입니다.
    오늘은 주일이라 새벽기도가 없는 날인데도 일찍 일어났네요.
    씻고 성당에서 잠깐 기도한 후에 아침밥 앉혀놓고 밥되길 기다리다 들어왔습니다.

    사람이 환경에 적응해 가는 모습이 참 신기하기만 합니다.
    저도 어느 틈엔가 시골틱하게 변해가는 것 같네요.
    생활리듬이며 말투도 어느샌가 이곳 사람들처럼 변해 가네요.

    새벽 4시 반에 일어나 5시에 새벽기도를 드리고 나서
    아침 차려 먹고 나면 7시 정도..
    간단히 방청소를 하고 나서 하루 일과를 시작합니다.
    하루 일과라고 해 봤자 오늘 할 일을 점검해 보고 별 다른 일이 없으면 산엘 다녀오거나
    책을 보거나 교회 옆에 있는 작은 텃밭에 나가 보는 일이지요.
    마침 솔이네 할머니가 교회 텃밭에서 저 먹으라고 상추며 쑥갓에 아욱에 토마토까지 심어주셔서
    나름대로 애용하고 있습니다.
    지난 번에는 여기서 가꾼 상추며, 열무를 잔뜩 뽑아다가 집에 가져가기도 했고요.
    그러다 보면 어느새 점심시간이 되어 가지요.
    점심을 먹고 나면 심방을 가기도 하고 가정예배를 드리러 가기도 하고 볼일을 보러 안중을 나가기도 합니다.
    낮에는 햇살이 너무 뜨거워서 일 하기도 힘드시니까 그 시간이 가장 여유롭더라구요.
    그 시간에 마을회관 앞에 있는 큰 느티나무 아래에는 더위를 피해 온 마실 나온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도시같으면 한참 바쁘게 돌아다닐 시간인데 여기서는 무척이나 한가한 시간이기도 합니다.
    더위가 한 풀 꺾이면 또 다시 밭으로 논으로 나가시는 걸 보게 됩니다.
    그러다 보면 어느샌가 해가 저물어가는 걸 보게 됩니다.
    해가 지고 나면 마을은 참 조용해 집니다.
    뭐 해가 떠 있을 때도 조용하긴 하지만 밤이 되면 참 조용해 집니다.
    내일을 위해 일찍 주무시는 분들이 많아서 10시만 되면 불 켜진 집을 찾기도 어렵더군요.
    동네에서 가장 늦게까지 불이 켜져 있는 집을 찾으면 아마 교회일 것 같네요..^^

    30년 간을 시끄러운 소음 속에서 바쁘게 움직이며 지내다 고요하고 적막한 이곳에 처음 왔을 땐 너무 어색하고 허전했는데 어느덧 이런 고요함이 친숙하게 다가오고 오히려 소음이, 바쁨이, 번잡함이 싫어집니다.
    그리고 조용히 있다보면서 또 다른 소리들을 듣게 됩니다.
    새 소리, 바람소리, 풀벌레 우는 소리 등등..
    조용한 것 같지만 그 속에서도 바쁘게 움직이는 소리들을 듣게 됩니다.
    전에는 미쳐 듣지 못하고 지나갔던 그런 소리들을 듣게 되네요.
    그 소리들이 참 경이롭고 아름답습니다.
    찬양소리 만큼이나 은혜로운 소리들입니다.
    지금도 여러가지 새 소리들이 들려오네요.

    처음 여기로 발령받았을 때는 걱정도 많고 두려웠는데 지금은 너무나 편안해 진 제 모습을 보게 됩니다.
    올 한해 제게 주신 약속의 말씀이 눈에 들어오네요.

    "두려워 말라. 내가 너의 곁에 있다.
    걱정하지 말라. 내가 너의 하느님이다.
    내가 너의 힘이 되어 준다. 내가 도와 준다.
    정의의 오른팔로 너를 붙들어 준다."(이사 41:10)

    이 말씀처럼 저와 함께 하시는 하느님을 느끼게 합니다.

    기쁜 주일날, 오늘 하루 여러분과 함께 하시는 주님을 만나시길 멀리서나마 기도합니다.
    또 찾아뵐께요.






댓글 3

  • 김장환 엘리야

    2007.06.17 20:28

    더불어 함께 종의 삶을 살아가는 애덕부제님!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샬롬!
  • Profile

    강인구

    2007.06.18 21:29

    간다 간다 하면서 못가게 되네요...

    언젠가 불쑥 들를것 같은 예감이 있습니다. ^^
  • 이필근

    2007.06.19 13:24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피정에가서 자연속에 함께계시는 하나님을 만났습니다. 자연만물 하나하나에 하나님의 향기를 느겼습니다. 얼마나 은혜로운지... 글로 자주 만나지요 , 살 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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